7월 FOMC서 25bp 금리 인상금리 인상 이미 선반영…증시 영향 제한적2차전지株 변동성 확대 영향 '촉각'
  • ▲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뉴시스
    ▲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뉴시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시장 예상대로 베이비스텝(한번에 25bp 금리인상)을 밟았다. 그간 증시가 금리 인상 재료를 선반영해온 만큼 제한적 영향 속에 코스피의 추가 레벨업을 점치는 전망이 나온다. 다만 수급 쏠림 현상의 중심에 있었던 2차전지 종목들의 변동성 확대는 당분간 증시 랠리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연준은 26일(현지시각) FOMC 정례회의 직후 성명을 내고 만장일치로 기준금리를 25bp 인상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미국 기준금리는 기존 5.00~5.25%에서 지난 2001년 이후 22년 만에 가장 최고치인 5.25~5.50%로 올랐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추가적인 금리 인상과 동결 가능성을 동시에 열어뒀다. 

    파월 의장은 기자회견에서 "데이터가 뒷받침된다면 기준 금리를 9월 회의에서 다시 올리는 것도 틀림없이 가능한 일"이라면서도 "기준 금리 유지를 선택하는 것 또한 가능하다"고 말했다.

    시장의 금리인상 종료 기대에 불을 붙인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 둔화에 대해선 "한 번의 좋은 지표"일 뿐이라며 지나친 의미 부여를 경계했다.

    파월 의장은 "(미국의 물가상승률이 연준 목표치인 2%보다) 훨씬 높은 수준에 머무르고 있다"며 "물가상승률을 2%로 되돌리는 것은 갈 길이 먼 과정"이라고 전했다.

    ◆FOMC 시장 선반영…2차전지 수급 쏠림 변수

    파월의 애매모호한 발언에도 시장은 금리 동결에 무게를 두는 듯하다. 뉴욕증시에서 주요 지수는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 결과를 소화하며 혼조세로 마감했다.

    다우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0.23% 오른 3만5520.12에 마감했다. 이는 13거래일 연속 상승으로 1987년 이후 최장 랠리다. 반면 S&P500지수는 0.02%, 나스닥지수는 0.12% 내렸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7월 FOMC는 악재도 호재도 없었던 회의로 요약할 수 있다"면서 "애매한 연준의 스탠스에도 불구하고 채권 시장과 외환 시장에서 소폭이지만 국채금리와 달러화 하락은 7월 회의 결과가 크게 매파적이지 않았음을 반영하고 있다. 주식 시장은 다소 혼재 양상을 보였지만 그래도 금리 동결에 다소 무게를 두는 모습"이라고 평가했다.

    박 연구원은 "향후 추세를 좀 더 봐야겠지만 금융시장은 추가 금리인상보다 금리 동결을 예상하는 '동상동몽' 현상을 보여줬다고 평가할 수 있다"면서 "추세적인 물가 둔화세와 다소 약화되고 있는 고용시장 상황을 고려하면 9월 연준의 선택은 금리 동결일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이미 시장에 7월 FOMC 인상이 반영돼온 만큼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고 있다. 

    실제 시장은 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과 1분기 성장률, 신규 실업수당 청구건수 호조 등으로 7월 인상을 기정사실화해 반영해왔다.

    웰스파고는 "이번 정책금리 인상이 이번 긴축사이클의 마지막일 것으로 예상한다"며 "정책금리가 5%를 상회하고 양적긴축(QT)은 계속되는 가운데 근원인플레이션도 둔화하고 있어 추가 긴축은 어려울 것"이라고 판단했다. 

    물가 상승이 둔화 국면에 진입했다는 데에 주목하면서 국내 증시가 랠리를 이어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3분기 고점을 향한 상승 추세 재개를 준비할 시점"이라면서 "기존 주도주 중 반도체·자동차·기계·2차전지 관련 업체 등 실적 호전 대형주를 중심으로 코스피의 분위기가 반전돼 3분기 중 2800선까지 추가적인 레벨업이 가능하다"고 봤다.

    오히려 당분간은 금리보단 2차전지주의 수급 쏠림으로 인한 변수 영향이 우려된다는 평가다.

    지난 26일 코스피는 2차전지 수급 쏠림으로 변동성이 확대되면서 역대급 롤러코스터 장세를 보였다.

    27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0.39% 오른 2599.82로 출발한 뒤 오전 9시40분 현재 0.46% 오른 2604.03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닥은 전일 대비 0.35% 내린 897.44포인트에 출발한 뒤 0.50% 오른 905.12에 거래되고 있다.

    지수 대비 2차전지 종목의 낙폭은 두드러진다. 에코프로(-5.21%), 에코프로비엠(-4.51%), 포스코엠텍(-4.85%), 포스코퓨처엠(-5.18%) 등 최근 급등했던 종목들을 중심으로 급락 중이다.

    대형 증권사 한 PB는 "기간 조정이 나올 만한 시기에 기간 조정을 받은 것"이라면서 "변동성이 엄청났기에 당분간 소강상태를 유지할 수 있겠지만 예탁금 등 유동성 면에서 여전히 시장이 강한 만큼 다시 시장은 강세를 이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이진우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최근 2차전지 관련 기업의 실적 전망이 크게 달라진 것은 없지만, 실적 기대치의 변화는 없는데 주가가 먼저 움직인 양상"이라며 "이례적인 쏠림이 진행되고 있는 테마에 타이밍을 맞추기란 불가능하다. 지금은 한 템포 쉬어가는 것이 맞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연구원은 "2차전지를 제외한 다른 코스피 기업의 실적 전망은 개선 중"이라며 "시장이 언제쯤 안정화될지 예단하긴 어렵지만 '숫자(실적)'를 보면 2차전지 말고 다른 산업을 사라는 신호가 뚜렷하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