얼리어댑터 상당수 이미 전기차 구매 보조금 감소, 충전 불편 등 악재 거론전기차 화재 우려도 구매심리에 악재
  • ▲ 올해 3월 개최된 'EV 트렌드 코리아 2023' 모습. ⓒ뉴데일리DB
    ▲ 올해 3월 개최된 'EV 트렌드 코리아 2023' 모습. ⓒ뉴데일리DB
    급격한 성장세를 보여왔던 ‘전기차’의 인기가 주춤하는 분위기다. 얼리어댑터들이 전기차 구매를 거의 했고 보조금 축소, 인프라 부족으로 인한 충전의 불편함, 전기차 화재로 인한 구매심리 위축 등 다양한 요인들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31일 한국자동차모빌리티산업협회(KAMA)에 따르면 올해 1~6월 전기차 판매대수는 7만8977대로 집계됐다. 지난해 같은 기간(6만7848대)보다 16.4% 증가하는 데 그쳤다. 

    전체 친환경차 판매대수 중 전기차가 차지하는 비중도 2022년 상반기 32.4%에서 올해 상반기 29.9%로 소폭 감소했다. 

    반면, 상반기 하이브리드차의 판매대수는 17만6699대로 전년동기(12만9509대) 대비 36.4% 늘었다. 하이브리드차 비중도 지난해 상반기 61.8%에서 올해 상반기 66.8%로 5.0%p 상승했다. 

    전기차 모델에 대한 신차 출고 대기기간도 대폭 감소했다. 현대자동차 ‘아이오닉6’, 기아 ‘EV6’, 제네시스 ‘GV60’ 등은 올해 초 차량을 받으려면 1년 이상 기다려야 했지만 현재는 1~2개월 수준으로 줄었다. 

    전기차 인기가 예전만 하지 못한 이유로는 살 사람들은 대부분 구매했고 매년 보조금이 감소한 점이 거론된다. 아울러 충전 스트레스, 충전 비용 상승도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전기 승용차에 대한 국고보조금 지원금액은 2018년 최대 1200만원에 달했지만 올해는 최대 680만원으로 절반 가까이 줄었다.  
  • ▲ 올해 1월 테슬라 전기차가 화재로 전소된 모습. ⓒ뉴데일리DB
    ▲ 올해 1월 테슬라 전기차가 화재로 전소된 모습. ⓒ뉴데일리DB
    수입차 업계 관계자는 “국내에 전기차가 본격 보급된 지 5년 정도 시간이 흘렀다”면서 “유행에 민감한 얼리어댑터들의 상당수는 이미 전기차를 구입해 추가적인 수요가 많지 않다”고 언급했다. 

    이호근 대덕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는 “보조금이 해마다 감소해서 전기차 구입에 대한 메리트가 약화됐다”면서 “전기차 보급 속도를 인프라 구축이 따라가지 못해 충전 어려움이 부각되면서 하이브리드가 대안으로 떠오르는 추세”라고 설명했다. 

    또한 최근 발생하고 있는 전기차 화재사고가 구매심리 위축으로 이어지고 있다는 게 업계 분위기다. 일부 주차장에서 전기차 배터리 화재가 대형 사고로 확대될 것으로 우려해 전기차의 진입을 금지하는 사례도 나타났다. 

    최영석 한라대학교 미래모빌리티공학과 겸임교수는 “기존 내연기관차와 전기차 모두 사고가 발생할 수 있지만 전기차 화재가 보다 이슈가 되고 있다”면서 “사고가 날 수 있다는 우려가 구매 심리에 큰 변수로 작용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업계 관계자도 “전기차 화재에 대한 소비자 우려를 불식시키기 쉽지 않다”면서 “이를 위해서는 업체들은 물론 정부 기관의 역할도 필요하다”고 밝혔다. 

    한편, 국토교통부는 전기차 화재와 관련한 사고에 대응하고 안전을 강화하기 위해 올해 2월 ‘전기차 화재대응을 위한 민·관 합동 TF’를 구성했다. 

    또한 이달 4일부터 2011년 이후 판매되어 운행 중인 전기차에 대해 차량의 외관 및 배터리 상태 등을 무료로 점검할 수 있도록 했다. 

    국토부 관계자는 “이번 특별 안전점검에는 현대차, 기아를 비롯해 벤츠, BMW 등 14개사가 참여했다”면서 “전기차의 안전이 전제될 수 있도록 전문가들과의 TF에서 논의를 진행해나갈 예정”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