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식선수' 모인 강남리더스라운지서 선배 노하우 이식젊은 패기로 밤낮 없는 스터디모임·기업 탐방 주력주니어급 PB 실적 1위·초고액자산가 고객 '공략'
  • ▲ 홍승환 한화투자증권 강남리더스라운지 과장 ⓒ정상윤 기자
    ▲ 홍승환 한화투자증권 강남리더스라운지 과장 ⓒ정상윤 기자
    한화투자증권 강남리더스라운지는 지난 2010년 출범한 브로커리지 특화 점포다. 전통적으로 주식 영업에 강점을 가진 한화증권이 회사 안팎의 소위 '주식선수'들을 모아 꾸린 곳이다.

    20년 넘게 강남에서만 PB 영업을 이어온 베테랑 임주혁 지점장(상무) 휘하 20여명의 PB가 상주하며 VIP(고액자산가)들을 빠르게 흡수하고 있다. 이곳에 자리한 PB들은 업계에서도 손꼽히는 에이스들이다.

    뉴데일리경제가 만난 홍승환 과장(사진)은 강남리더스라운지에서 5년째 영업을 이어오고 있는 파릇파릇한 주니어급 PB다. 

    회사는 입사 2년차 홍 PB를 될성 부른 잎으로 보고 핵심 영업지점인 이곳으로 발령냈다. 1년차 당시 반포지점에서 견습생처럼 본인 자리도 없이 지원업무를 하면서도 적극적으로 임했던 홍 PB를 떡잎부터 알아본 셈이다. 온라인으로 돌아가는 미지정 고객, 소위 물려있는 계좌를 임의로 몇개 받아든 그는 무작정 고객들에게 안부 전화를 걸고, 상담을 도왔다. 

    현재 그는 지난해 주니어 실적 1위를 올린 회사 유망주로 성장했다. 주니어급 중에선 흔치 않게 그의 핵심 고객 대부분이 초고액자산가로 구성된다. 에이스 선배들의 작은 조언도 허투루 듣지 않은 덕분이다. 초년병이지만 그는 선배들의 노하우를 노련하게 스스로에게 이식했다.

    "당시에 선배들이 그러더라고요. 강남 지점 고객들은 계좌에 1000만원 정도 주식만 있다고 해도 보이지 않는 자산이 엄청나다고⋯. 할 수 있는 게 많지 않았던 1년차에도 정말 열심히 전화 돌리고, 관리했어요. 그때 만난 고객 네 분은 1000만원이던 관리 자산을 현재 5억원까지 늘려 맡기셨어요."

    선택과 집중, 안전투자를 원칙으로 홍 PB는 잘할 수 있는 일에 몰두하고 효율화할 수 있는 부분은 외부의 역량을 활용했다.

    초년병 시절 패기에 넘친 무리한 투자를 하기보다 주식으로 특화된 투자자문사에 포트폴리오의 일부를 맡겼다. 아웃소싱해 수익이 난 부분에 대해선 차익실현을 통해 채권을 매입하는 등 선순환되는 구조를 만들어놨다. 물론 그가 탐방을 통해 새롭게 발굴한 양질의 기업들에 대해선 포트폴리오의 일부로 가져가며 수익을 올렸다. 한참을 물려 있던 계좌가 15년 만에 수익을 보기 시작하자 어떤 고객은 몇천만원이던 관리자산을 10억원까지 늘렸다. 그렇게 자산을 점프업 시킨 고객들이 기억에 가장 남는다.

    "선배들로부터 귀에 닳도록 들은 조언은 한 해 100% 고수익을 내는 것보다 지키는 게 더 중요하다는 말이었어요. 늘 안정장치를 마련해서 만에 하나 무너지더라도 다시 일어날 수 있는 여지가 있어야 한다고요. 100억원대 이상으로 주식자산을 늘린 고수들도 한결같이 그 부분을 강조하더라고요. 홈런 칠 생각 말고, 꾸준히 타율을 높이라고. 입사 초기부터 지금까지 제가 철저하게 지키고 있는 부분이에요."
  • ▲ 홍승환 한화투자증권 강남리더스라운지 과장 ⓒ정상윤 기자
    ◆"스터디·탐방은 나의 힘"…젊은 패기로 광폭 행보

    기업을 찾고 사람을 만나는 데 있어선 젊음의 패기가 넘친다. 강남지점 2년차, 물려받은 고객만으로 영업하는 것은 한계를 느꼈기에 완벽히 스스로만의 고객을 확보하고자 저녁 없는 일상을 보내왔다.

    그중에서도 매주 애널리스트, 선후배 PB들과 벤처캐피탈(VC) 업계 등이 함께하는 종목스터디는 홍 PB에게 가장 중요한 일정이다. 그렇게 참여하는 스터디만 3군데에 달한다. 퇴근 후에도 여유 없는 생활처럼 들리지만 누구보다 그 시간을 즐기며 보람을 느낀다.

    또 하나 중요한 외부 일정은 기업 탐방(IR)이다. 주 1회 탐방 일정을 통해 기업을 찾고, 직접 눈으로 확인한다. 1대 1 접근이 쉽지 않은 기업들은 본사 리서치팀, 투자컨설팅팀 등의 조력을 받거나 스터디 모임 매니저들과 함께하며 IR에 나선다. 

    수급 변화가 느껴지는 종목에 대해선 실시간으로 탐방을 통해 회사 상황을 직접 확인하는 것도 그의 투자 노하우다. 거래량이 폭증하고 수급 상황이 갑자기 달라진 차트를 포착하면 바로 탐방을 잡는다.

    어떤 분야에 대해선 고객들이 자신보다 깊이 있다는 열린 태도로 접근하는데, 한번은 한스바이오메드에서 큰 손실을 보고 있던 한 고객이 종목의 기업 수급 변화가 감지된다는 언지를 줬다고 한다. 한스바이오메드는 인공 유방보형물 벨라젤의 판매중지 논란으로 당시까지 꽤 오랜 시간 주가가 바닥을 기던 종목이었다. 커버하는 애널리스트가 없던 종목이기에 홍 PB는 곧장 탐방에 나섰다. 

    직접 찾은 회사 사정은 뉴스로 들리는 것과 사뭇 달랐다. 미국과 중국에서 리프팅실, 뼈이식재 등으로 상당한 기회를 찾고 있었다. IR을 통해 확인한 정보들을 지인 의사들을 통해 크로스체킹했다. 오스템임플란트와의 접점을 통한 해외 시장 확장까지 의미 있는 성장까지 예상됐다. 그는 고객들의 포트폴리오에 이를 편입했고, 단기간에 큰 수익을 볼 수 있었다. 

    투자의 기회를 찾는 또다른 노하우는 정부 정책이다. 그는 매년 기획재정부의 수출 지원 정책 계획이나 보고서 등 데이터를 참고한다. 대학에서 국제학 전공 당시 미래를 내다보는 방법으로 기재부 정책  자료를 적극 활용하라던 지도교수의 조언을 기억해서다. 

    실제 올해 초 발표한 수출 활성화 정책에 포함된 원전, 방산, 소형원자로, K콘텐츠, AI기반 디지털 플랫폼 등 그 방향에 부합한 섹터의 움직임이 포착되고 있다. 홍 PB는 이외 언급된 분야 중 자율주행, 스마트농업, 스마트항만 등 정책 발표에 포함됐지만 상대적으로 움직이지 않은 종목들을 중심으로 모멘텀이 순환할 것으로 보고 있다. 최근엔 해당 분야 중 기회가 보이는 기업들을 발굴하기 위한 탐방, 분석 등을 진행하고 있다.

    "주식 투자를 전문으로 하는 만큼 시황에 따른 단기 매매를 많이해요. 상대적으로 긴 호흡으로 들고가는 종목들은 정부 정책을 기반으로 합니다. 정부 수출데이터를 시작으로 구글 리서칭, 해외 보고서 등 필요한 정보를 참고하고, 기회가 보이는 종목들은 찾아가며 투자 기회를 찾고 있습니다."

    그는 고객에게 돈을 많이 벌어주는 PB, 고객과 함께 성장하는 PB가 목표다. 그의 필승 전략은 고객과의 신뢰를 쌓는 데 방점이 찍혀 있다.

    직접 탐방한 회사는 자신만의 탐방노트를 정리해 고객들에게 공유하고 있다. 탐방 이후에도 전화를 통해 IR 정보를 업데이트하고, 장 상황 따라 종목 주가가 내릴 때 담당자와의 통화한 실시간 정보들도 고객들과 실시간으로 함께 나눈다고 한다. 적극적인 밀착 의사소통이 곧 고객과의 신뢰를 쌓는 비법이다.

    "믿고 맡겨주시는 만큼 사소한 내용이라도 고객과 자주, 가깝게 소통하는 게 저의 본분이라고 생각해요. 제가 업무와 관련해 일과 시간 외에도 정말 많은 사람을 만나는데, 사실 체력적으로 힘들 때도 많아요. 그럼에도 노력이 고객들의 자산을 늘리는 데 도움되고 있고, 또 그렇다고 믿기에 지치기보다 자신감을 갖고 나아가고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