면세점·호텔·뷰티업계, 유커 공략 준비 들어가6년 5개월만에 중국 단체관광 재개… 관광상품 준비"기대했다 힘빠지는 경우 많아" 신중론도
  • ▲ 면세점에서 쇼핑하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뉴데일리DB
    ▲ 면세점에서 쇼핑하는 중국인 단체 관광객.ⓒ뉴데일리DB
    “이번에는 빈말 같지 않아 기대가 높습니다.”

    한 면세업계 관계자의 말이다. 중국 정부가 한국에 대한 단체관광을 허용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유통업계의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중국이 사드(THAAD·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 배치에 대한 보복 조치로 한국행 단체비자 발급을 중단한 지 6년 5개월여만에 유커(중국 단체관광객)이 돌아오기 때문이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중국 정부는 최근 한국대사관에 한국행 중국인 단체관광 금지조치를 해제하겠다는 의사를 전달했다. 이르면 오는 11일부터 단체 관광 재개에 나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관련 업계의 기대가 높아지는 것은 두말할 것 없다.

    이번 단체 관광 재개에 가장 기대가 높은 곳은 면세점이다. 유커는 객단가가 가장 높은 관광객들로 꼽힌다. 과거 유커의 객단가는 평균 600~700달러로 꼽혔을 정도. 최근 급증한 동남아 관광객의 객단가가 평균 300달러에 그치는 점과 비교하면 그야말로 알짜 고객층이다. 중국의 사드 보복 이후 면세업계가 부진한 실적을 기록해온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롯데면세점 관계자는 “중국 페이먼트와 관광객 유치를 위한 현지 사무소 등을 재정비할 계획”이라며 “중국 현지 로드쇼 등의 고객 유치 마케팅도 검토될 것으로 보인다”고 전했다.

    호텔업계의 기대감도 높다. 유커의 특급호텔 비중은 높지 않지만 비즈니스 호텔의 수요가 급격하게 커질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그동안 해외여행이 늘면서 침체됐던 제주도도 기대가 높다.

    제주에 카지노, 대규모 호텔 등을 운영 중인 롯데관광개발 관계자는 “중국 단체 관광이 재개되면 현재 제주공항 국제노선이 주 100회 정도에서 코로나19 이전 수준인 주 174회로 회복할 것으로 보인다”며 “호텔 객실과 레스토랑, 카지노, 쇼핑몰 등 전 분야 매출이 크게 상승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동안 부진을 면치 못했던 뷰티업계도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유커의 주 쇼핑 품목 중에서 화장품이 빠지지 않기 때문이다. 

    뷰티업계 관계자는 “관광객 증가는 호재”라면서 “고객유형별 맞춤형 품목 패키지, 중국어 리플렛 등을 준비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이날 유통, 호텔, 뷰티 주가는 일제히 상승 중이다.

    면세점 자회사를 둔 신세계와 현대백화점의 주가는 이날 11시 현재 각각 9.07%, 15.93% 올랐고 호텔신라는 전일 종가 대비 12.57% 상승했다. LG생활건강도 13.65%, 아모레퍼시픽도 7.76% 상승 폭을 기록 중이다.

    다만 업계의 신중론도 적지 않다. 

    면세업계 다른 관계자는 “그동안 매번 단체 관광 재개 얘기가 나올 때마다 기대했다가 힘빠지는 경우가 많아서 일단 지켜보고 있다”고 전했다. 

    뷰티 업계 다른 관계자도 “중국 화장품 시장 소비 트렌드가 변해서 지금과 달라지지 않을 것으로 본다”면서 “실적 개선을 위해서는 단체 관광객보다는 다이궁(보따리상)이 와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