JP모건, 부동산 투자신탁 자금조달 '악순환'도 경고中 디플레이션 우려도 확산… 韓 경제성장 효과 0.3%p 밑돌듯
  • ▲ 비구이위안 로고.ⓒ연합뉴스
    ▲ 비구이위안 로고.ⓒ연합뉴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체이스가 올해 중국의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큰 폭으로 내렸다. 최근 디플레이션(수요 부진으로 인한 경기침체) 우려 속에 중국 최대 부동산 개발기업 '비구이위안'(碧桂園·컨트리가든)의 디폴트(채무불이행) 사태까지 겹치면서 중국 경제에 위기의 먹구름이 짙어지고 있다고 판단한 것이다.

    JP모건은 15일(현지 시각) 보고서를 내고 중국의 올해 성장률 전망을 기존 6.4%에서 4.8%로 대폭 내렸다.

    중국 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목표를 '5% 안팎'으로 제시했다. 이는 중국이 그동안 세계의 공장 역할을 하며 고속성장해 온 가운데 30여 년 만에 가장 낮은 수준이다. JP모건의 이날 수정 전망은 사실상 중국 정부가 제시한 마지노선을 밑도는 수준인 셈이다.

    JP모건은 중국의 내년 성장률 전망도 4.2%로 낮춰잡았다. 올해보다 내년이 더 안 좋을 거라는 분석이다.

    JP모건의 이런 전망은 최근 중국 경제에 불어닥친 위기가 심상찮다는 방증이다. 중국은 세계가 인플레이션(지속적 물가 상승)과 싸우는 상황에서 유독 디플레이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세관 당국인 해관총서에 따르면 지난달 중국의 수출액은 1년 전보다 14.5% 감소한 2817억6000만 달러(369조7000억 원쯤)로 집계됐다. 코로나19가 확산한 2020년 2월 이후 3년5개월 만에 가장 낮다. 중국의 수출액은 지난해 10월부터 감소로 돌아선 뒤 올해 들어서도 부진을 면치 못하는 실정이다.

    설상가상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CPI)는 1년 전보다 0.3% 하락했다. 중국 CPI가 마이너스(-)를 기록한 것은 2021년 2월(-0.2%) 이후 처음이다. 중국의 소비자물가는 올 1월 2.1%를 기록한 뒤 내림세를 지속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지난 7일 비구이위안은 만기가 돌아온 액면가 10억 달러 채권 2종의 이자 2250만 달러(296억 원쯤)를 갚지 못해 디폴트 위기에 처했다. 2021년 헝다(恒大·에버그란데) 그룹의 파산 위기로 중국 부동산 시장의 거품 논란이 불거진 가운데 파장이 부동산 신탁 등 금융권까지 번질 조짐이어서 중국발 '리먼 브러더스 사태'를 우려하는 경고음이 나온다.

    14일(현지 시각) 로이터통신은 JP모건 보고서를 인용해 "비구이위안 사태가 중국의 부동산 투자신탁의 자금 조달 '악순환'을 야기할 수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한국은행은 올해 중국이 5% 성장할 경우 우리나라의 경제성장 제고 효과는 0.3%포인트(p)에 그칠 거로 분석했다. 올 초 기대됐던 리오프닝(경제활동 재개) 효과가 미미한 수준에 그칠 거라는 얘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