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구이위안 디폴트·헝다 파산보호신청 '2연타'항셍지수 1만7950포인트 마감… 1월 대비 20% 하락국내 증권사, 홍콩H지수 기초 ELS 조기상환 지연 공지비트코인 이틀간 10% 급락… "하락세 다소 진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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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 경제가 디플레이션(D) 리스크, 이른바 'D의 공포'에 휩싸이면서 세계 경제가 휘청이고 있다.

    홍콩 항셍지수는 중국 최대 부동산개발업체 비구이위안의 채무불이행(디폴트) 위기에 더해 또 다른 부동산업체 헝다의 미국 법원 파산보호신청 등 2연타를 맞으며 공식적인 베어마켓(하강장)에 진입했다. 비구이위안의 경우 내달부터 항셍지수에서 제외된다.

    중국발 'D의 공포' 후폭풍으로 중화권 증시가 급락하자 중국 자산을 기초로 하는 ELS, 펀드 등에 투자한 '중학 개미'들의 손실 위험도 높아지고 있다. 다만, 지난 이틀새 10% 이상 폭락한 비트코인의 경우 하락세가 다소 진정되는 양상이다.

    ◆ 비구이위안 디폴트·헝다 파산신청 2연타… 홍콩증시 '베어마켓' 진입

    20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18일 항셍지수는 전거래일 대비 2.1% 급락한 1만 7950포인트로 마감했다. 지난 1월 기록한 전고점 대비 20% 이상 하락하면서 공식적인 하강장에 진입했다.

    이날 지수가 급락한 요인은 헝다가 미국 법원에 파산보호신청을 했다는 소식 때문이다. 헝다는 전일 뉴욕 맨해튼 법원에 '챕터 15'를 신청했다. '챕터 15'는 외국계 기업의 회생 추진시 미국 내 채권자들의 채무변제 요구 및 소송으로부터 기업을 보호하는 규정이다.

    헝다의 파산보호신청 소식에 한국을 포함한 세계 주요 증시가 하락을 면치 못했다. 코스피는 전날보다 15.35포인트(0.61%) 하락한 2504.50로 6거래일 연속 하락 마감했고, 코스닥도 0.98% 하락했다.

    이밖에 일본 닛케이지수(-0.55%), 상하이종합지수(-1.0%), 영국 FTSE100지수(-0.65%), 독일 DAX지수(-0.65%), 프랑스 CAC40지수(-0.38%) 등 아시아‧유럽 주요 증시도 하락했다.

    헝다와 더불어 홍콩 증시 폭락의 주범격인 비구이위안의 경우 항셍지수에서 제외된다. 항셍지수회사는 내달 4일부터 비구이위안의 부동산관리회사인 컨트리가든서비스홀딩스를 제외하고 중국 제약회사 시노팜을 편입시킨다고 공시했다. 헝다는 작년 3월 홍콩 증시에서 퇴출된 바 있다.
  • ▲ 홍콩 증권거래소 앞 항셍지수 전광판.ⓒ연합뉴스
    ▲ 홍콩 증권거래소 앞 항셍지수 전광판.ⓒ연합뉴스
    ◆ 홍콩 ELS 대거 손실 가능성… 비트코인 하락세는 진정 

    중국 경제 악화로 인해 중화권 증시에 투자한 국내 투자자들의 손실 위험도 그 어느 때보다 높아지고 있다. 

    홍콩H지수(HSCEI)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주가연계증권(ELS) 중 향후 6개월 내 만기가 도래하는 물량이 4조 670억원에 달하는데, 해당 ELS 대부분이 증시가 호황이었던 2020년 8월~2021년 2월에 설정된 것들이어서 현재로썬 손실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다.

    지난 18일 기준 홍콩H지수는 6146.99로 3년전(10425.42) 대비 약 41% 하락했다. 12000선을 웃돌았던 2021년 초와 비교하면 반토막이 났다.

    이에 따라 국내에서 해당 지수를 기초자산으로 출시된 ELS의 조기상환이 지연되고 있다. 한국투자증권은 지난 18일 'TRUE ELS 제13748회'이 홍콩H지수 등 기초자산 조건을 충족하지 못해 5차 조기상환이 연기됐다고 안내했다.

    아울러 키움증권, NH투자증권, KB증권 등 국내 주요 증권사들도 최근 홍콩H지수와 연계된 ELS 상품들의 조기상환이 지연됐다고 공지했다.

    근래에 출시된 ELS 상품의 경우 기초자산 가격이 특정 수준(기준가의 40% 등) 아래로 한 번이라도 내려가면 만기 때 원금의 최대 100%까지 손실이 발생하는 '녹인'(knock-in·손실 발생 구간) 조건을 설정한 것들이 많아 투자자들의 손실이 커질 수 있다.

    이밖에 중국 지역에 투자한 펀드 상품도 손실을 보고 있다. 지난 한 달간 중국·홍콩 펀드는 평균 2.68% 손실률을 기록했으나 베트남(6.23%), 인도(5.46%), 러시아(5.27%) 등은 안정적인 수익률을 보였다.

    한편, 지난 이틀 동안 10% 이상 폭락했던 비트코인은 2만 6000달러를 회복하며 하락세가 다소 진정된 양상이다. 코인마켓캡에서 20일 오전 10시 20분 기준으로 전일 대비 0.19% 상승한 2만 6023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비트코인은 일론 머스크가 3억 7300만달러(약 5000억원) 규모 비트코인을 처분했다는 소식에 더해 헝다의 미국 법원 파산보호 신청 악재가 겹쳐 한 때 2만 6000달러가 붕괴되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이번 주 비트코인은 전주 대비 11% 이상 하락했으나, 연초 대비로는 여전히 57%가량 상승한 상태를 유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