랩어카운트 자산 105조원…6년만 최저 수준 당국 랩·채권 불건전영업 정조준에 시장 위축신뢰도 제고 나선 업계, 상품 차별화 전략 내세워
  • 랩어카운트 잔고가 6년 전 수준으로 회귀한 것으로 나타났다. 

    22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일임형 랩어카운트 잔고는 올해 6월 말 기준 105조2445억원으로 1월 말(114조2376억원) 대비 9조원 가까이 감소했다. 이는 지난 2017년 6월 말(104조9512억원) 이후 최저 수준이다. 

    고객수는 185만명, 계약건수는 203만건으로 두달 연속 감소세다. 

    랩어카운트는 증권사가 고객의 투자 성향에 따라 주식·채권·대체투자 상품 등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고객 자산을 운용하는 자산관리 상품이다. 

    일임형 랩어카운트 잔고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급격하게 줄어들기 시작했다. 레고랜드 사태로 단기자금 시장이 경색되자 대규모 환매 러시가 일어났기 때문이다. 

    지난해 9월 말 143조원에서 약 3개월 만에 30조원 가까이 감소하면서 지난해 말 115조원까지 쪼그라들었다. 

    올 들어선 시장이 다소 안정되고 증시가 반등하면서 소폭 늘어나기도 했다. 하지만 증권업계 랩·신탁 운용 실태 점검에서 일부 불건전 영업 관행이 적발되는 등 불안감이 조성되자 또다시 위축되는 모양새다. 

    금융당국은 현재 증권사들을 대상으로 채권형 랩어카운트와 특정금전신탁 업무 실태와 관련해 불건전 영업 관행이 있었는지 조사 중이다. 

    증권사들은 한바탕 홍역을 치르고 있는 상황에서도 빠져나가는 고객을 잡기 위해 안간힘을 다하고 있다. 

    상품 차별화와 고객 맞춤형 자산 관리 전략을 내세우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은 지난달 '우량등급 장내채권 랩'을 출시했다. 해당 상품은 거래소에 상장된 신용등급 A- 이상 채권 중 투자가치가 높은 채권을 선별해 투자하는 랩어카운트 서비스다. 

    국내를 대표하는 주식 중 한 종목만을 운용하는 것이 특징인 '한화 델타랩'의 경우 SK하이닉스, 현대차, LG에너지솔루션, 포스코홀딩스 등 운용자산을 확대해나가고 있다. 

    지난 5월에는 한화 델타랩 삼성전자우를 선보였다. 꾸준한 운용 성과를 바탕으로 해당 상품의 누적 판매액은 지난달 5000억원을 돌파했다. 

    한화투자증권 관계자는 "랩어카운트 서비스는 주식 시장 상황에 따라 영향을 크게 받는데, 변화하는 환경에 맞춘 전략을 바탕으로 차별화를 두고 있다"며 "예를들어 주식 시장이 변동성이 큰 장세를 보이고 있는데 델타랩의 경우 변동성이 클수록 수익이 나는 구조로 운용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한화 델타랩 삼성전자우 역시 하반기 반도체 시장이 살아날 거란 전망에 따라 시장 맞춤형 전략을 가지고 간 것"이라고 말했다. 

    유안타증권은 이달 '유동원 성공투자 글로벌 적립식 랩'을 선보였다. 해외투자에 최적화된 상품으로, 상승 잠재력이 큰 기업과 ETF에 적립식 투자를 통해 장기적인 고수익을 추구하는 것이 특징이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현재 랩어카운트 시장이 많이 위축된 상황이지만, 여전히 상품 자체의 특성을 보면 전문 운용역이 직접 관리해 준다든지 여러 장점이 있는 매력적인 서비스라고 본다"며 "업계에서 꾸준히 신뢰를 제고하고 높은 수익률로 결과를 보이면 찾는 고객도 다시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