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업률 오르고 임금 상승폭 줄어…9월 금리 동결 기정사실채권시장, 긴축 사이클 종료 베팅에 힘 실려미국 지표 결과에 투심 회복 흐름 연장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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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 고용시장이 점차 둔화하고 있다는 징후가 짙어지고 있다. 9월 미국 금리동결이 기정사실화되는 가운데 긴축 사이클 종료에 베팅하는 힘에 실리는 모습이다. 시장 전문가들은 긴축 우려가 느슨해진 만큼 증시엔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시장은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연방준비위원회(Fed·연준)가 금리를 동결할 것을 유력하게 점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는 오는 19~20일(현지시각) 열리는 9월 연방준비위원회(Fed·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는 현재 5.25~5.5%인 금리를 그대로 둘 가능성을 90% 이상으로 보고 있다.

    시장이 9월 금리 동결을 확신하는 건 뜨거웠던 고용시장 열기가 점차 식고 있다는 신호가 나타나고 있어서다. 최근 미국 노동부는 지난 8월 비농업 실업률은 3.8%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예상치(3.5%)와 지난 7월(3.5%)에 비해 웃돈 수치다.

    실업률은 오르고 경제활동에 참여하려는 인구가 늘면서 임금 상승폭도 줄어들고 있다. 8월 시간당 평균 임금은 전월보다 0.08달러(0.2%) 오른 33.82달러다. 시장이 예상한 증가 폭(0.3%)보다 낮았고, 7월 증가율(0.42%)보다 낮아졌다. 

    일자리와 임금 증가는 인플레이션의 주요 원인이었기에 연준이 향후 금리를 동결할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진단이다. 

    또한 오는 10월 미국 학자금 대출 상환이 개시되면 경제 활동에 점점 더 많은 부담이 가중돼 소비를 짓누를 것이란 예상이다. 시장이 9월은 물론 11월 금리 인상에 대한 가능성을 점차 낮게 보는 이유다. 

    나아가 긴축 사이클의 종료를 기대하는 목소리마저 나온다. 블랙록과 핌코 등 세계 최대 채권운용사들은 연준의 기준금리 인상이 조만간 끝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실제 금리정책에 민감한 단기물인 2년 만기 미국 국채금리는 지난 28일(현지시각) 5.10%에서 4일 종가 기준 4.86%까지 내려왔다. 이는 통화정책에 대한 시장의 전망이 긴축보단 완화에 힘을 싣는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핌코의 마이클 커질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현재 채권시장은 연준이 당분간 금리를 동결하고 긴축 사이클을 끝낼 수도 있다는 전망이 퍼진 덕에 편안해진 상태"라고 밝혔다.

    8월 고용보고서를 기점으로 2년물 채권 매수세가 급격히 커졌다는 분석이다. 블랙록의 채권 수석투자전략가인 제프 로젠베르크는 "지금이야말로 2년 만기 국채를 보유할 때"라며 "(투자자들이) 비명을 지르며 매수에 나섰다"고 밝혔다. 

    ◆느슨해진 긴축 우려…"9월 증시 위기, 기우"

    연준의 긴축 우려가 느슨해진 만큼 전문가들은 증시 전반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될 것이란 기대도 커지고 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개인소비지출 물가를 비롯해 비농업 부문 고용, 실업률, 임금상승률 등 연준의 정책 목표와 관련된 지표에 모든 이목이 쏠리기 시작했다"며 "결론은 지표 결과는 통화 긴축 우려를 완화하는 데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김 연구원은 "지난주 삼성전자 급등으로 IT업종의 투자 심리가 회복될 기미가 보였는데, 미국 지표 결과에 따라 흐름이 좀더 연장될 가능성이 높아졌다"며 "지표상 시장에 나쁘지 않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밝혔다.

    최근 중소기업·소상공인의 코로나19 관련 대출 부실로 고개를 든 이른바 '9월 위기설'은 현실화하지 않을 것이란 점에서 관망보다는 매수로 대응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문남중 대신증권 연구원은 "과거 미국 리먼사태(2008년), 유럽 재정위기(2011년), 한국 외환위기(1997년)가 모두 9월 발생했고, 지난해 증시 붕괴론이 형성됐던 시점도 9월이었다"면서도 "각국 정부의 문제 인식과 대응책을 통해 상황이 호전돼 갈 수 있어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9월은 위기설이 점차 물러나고 계절적으로 증시 하락 확률이 컸던 과거의 전철을 따르지 않을 것"이라면서 "올해 시장을 주도해온 미국 나스닥과 IT·커뮤니케이션·경기소비재 등 업종을 비중 확대하는 기회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