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최대 요소 업체 "가격 상승… 수출 줄여 공급 안정"블룸버그 "기후변화·우크라전 이어 세계 농산물 시장 직격탄"한국대사관 "당국 조치 아직 확인 안 돼… 동향 예의주시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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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중국이 자국 비료업체에 요소 수출 중단을 지시했다고 블룸버그통신이 7일 보도했다.

    디젤차 비중이 높고 요소 수입의 상당 부분을 중국에 의존하는 한국으로선 2021년에 벌어진 '요소수 대란' 재현이 우려되고 있다. 

    블룸버그는 이날 소식통을 인용해 "중국 대형 비료 제조업체 일부가 이달 초부터 중국 정부의 지시에 따라 신규 수출 계약을 체결하지 않고 있다"며 "이미 적어도 한 개 생산업체가 비료 수출을 줄인다는 계획을 공개적으로 밝혔다"고 전했다.

    그러면서 "중국산 요소 수입 비중이 큰 인도·한국·호주·미얀마 등이 요소 수급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전망했다.

    중국의 요소 수출 통제 움직임은 최근 중국 시장의 요소 가격 상승에 따른 조처로 해석된다. 블룸버그는 "중국의 낮은 재고와 수출 증가가 결합해 요소 가격을 상승시켰다"고 전했다. 

    실제 중국 장저우 상품거래소에서 요소 선물 가격은 지난 6월 중순부터 7월 말 사이 50%가량 올랐다. 베이징의 외교 소식통은 "자국 내 요소 가격이 급등하자, 국내 요소 가격을 안정시키기 위해 수출을 제한할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앞서 한국은 문재인 정부 당시 중국의 요소 수출 제한으로 요소수 품귀 현상을 겪은 바 있다. 한국의 요소 수입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2021년 71.2%에서 지난해 66.5%로 떨어졌으나, 올해 상반기 89.3%로 다시 올라 중국 의존도가 높아진 상태다.

    이후 한국 정부는 요소수 수급처를 다변화하겠다고 했지만 한국이 수입하는 요소의 중국산 비중은 2021년 71%에서 올해 상반기 89%으로 오히려 높아졌다. 한국은 올해 7월까지 중국산 요소를 16만1447톤 수입해 인도에 이어 두 번째로 중국산 요소를 많이 수입한 국가다.

    다만 한국 요소 수입 업체들은 2021년 이후 만일의 사태에 대비해 비축량을 늘려온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이 전면적인 수출 통제 조치에 나서더라도 당장 심각한 품귀 현상으로 이어지진 않을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일각에선 사실상 한국을 향한 우회적 경고가 아니냐는 시각도 제기된다. 중국은 최근 한미동맹과 한미일 3각 군사협력 체제를 강화하고 있는 한국에 불만을 드러내 왔다. 이에 요소 수출 통제 등 한국을 압박할 카드가 얼마든지 있다는 우회적 메시지를 발신하려는 게 아니냐는 해석이다.

    주중국 한국대사관 관계자는 연합뉴스에 "현재까지는 중국 측에서 그런 조치를 했는지 확인된 바 없다"며 "관련 동향을 주시·모니터링하고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