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자재쇼크·인플레이션 탓…영업익 10년래 '최저'영업활동현금흐름 -436억원…10년만 첫 마이너스성과부진…여진 덜한 지금 계열분리 가능성 높아삼남 창익 대표 등돌리면 장남 호익 부회장 타격
  • ▲ 경기 화성시 소재 '화성송산 동원로얄듀크' 시공 현장. ⓒ동원개발
    ▲ 경기 화성시 소재 '화성송산 동원로얄듀크' 시공 현장. ⓒ동원개발
    동원개발 수익성이 날로 악화되고 있다. 10년새 가장 낮은 수준으로 내려앉았다. 소득이 떨어지면서 영업현금흐름은 마이너스로 돌아섰고 재무구조도 흔들리기 시작했다. 일각에서는 외부요인에 따른 실적저하인 만큼 오히려 이시기를 활용해 그동안 얽혀있던 오너형제간 지분관계를 털어내고 계열분리를 하는 것도 한 방법이라고 내다봤다.

    8일 반기보고서 분석결과 동원개발은 별도기준 매출 3948억원, 영업이익 480억원을 기록했다. 매출은 전년동기 3008억원 대비 31.2% 늘어나면서 상반기 기준 최근 10년래 가장 높은 수준을 달성했다. 분기기준으로도 전년동기 1280억원과 비교해 66.9% 성장한 2137억원을 나타내며 8분기연속 증가세를 이어갔다. 

    이에 반해 영업이익은 같은기간 531억원에서 480억원으로 9.61% 감소했다. 이는 상반기 기준 최근 10년래 최저치다. 매출과 영업익이 역행하면서 영업이익률은 지난해 상반기 17.6%에서 올해 12.1%로 5.5%p 뚝 떨어졌다. 이 역시 최근 10년새 가장 낮은 영업이익률이다.

    이같은 수익성 저하는 업계전반에 불어닥친 원자재쇼크와 인플레이션 탓이 컸다. 상반기 매출원가는 3365억원으로 전년동기 2341억원에 비해 43.7% 늘어나면서 최근 10년새 가장 높은 수준을 나타냈다.

    특히 원자재쇼크를 맞은 최근 2년간 가파른 증가세를 보였다. 상반기 기준 2021년 원가 1368억원 대비로는 146% 급증했다. 같은기간 매출액도 2023억원에서 3948억원으로 95.0% 상승했지만 증가폭에 못 미치면서 원가가 가중됐다.

    상반기 원가율도 △2021년 67.5% △2022년 77.8%(+10.2%p) △2023년 85.2%(+7.42%p) 순으로 악화하면서 최근 10년새 최고치를 기록했다.

    인플레이션에 따른 판관비 증가도 수익성을 끌어내리는데 한몫했다. 상반기 판관비는 102억원으로 전년 135억원에 비해서는 24.5%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에 전년대비 71.2% 오른 것에 따른 역기저효과로 보인다. 실제 올해 판관비는 2021년 상반기 79억원에 비해 29.2% 늘어났다.

    황보현 나이스평가정보 전문연구원은 "분양수익 증가에 따른 분양원가 반영 및 주요 자재비 인상에 따른 영향이 있었으며 인건비 상승, 하자보수비 증가 등으로 인한 판관비도 증가하면서 수익성이 하락했다"고 분석했다.
  • ▲ (좌로부터) 차남 장재익 남양개발 대표, 장복만 동원개발 회장, 장남 장호익 동원개발 부회장, 3남 장창익 동원통영수산 대표. ⓒ동원개발
    ▲ (좌로부터) 차남 장재익 남양개발 대표, 장복만 동원개발 회장, 장남 장호익 동원개발 부회장, 3남 장창익 동원통영수산 대표. ⓒ동원개발
    이같은 수익성 저하는 재무구조에도 악영향을 끼쳤다. 상반기 영업활동현금흐름은 -436억원으로 최근 10년간 처음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부채비율(35.1%)이나 차입금의존도(1.96%) 등 주요 재무건전성 지표 절댓값은 안정적인 수준이지만 최근 3년간 채무부담이 부쩍 증가했다. 

    상반기 부채규모는 △2020년 1207억원 △2021년 1336억원(+10.6%) △2022년 3498억원(+161%) △2023년 3713억원(+6.17%) 순으로 가중됐다. 그러면서 이자비용도 직전 3년(2020~2022년) 평균 431억원 대비 32.5% 상승한 571억원으로 늘었다.

    유동성 우려도 제기된다. 유동부채가 △2020년 1030억원 △2021년 1155억원(12.1%) △2022년 2030억원(75.7%) △2023년 3541억원(74.4%) 순으로 증가하면서 상반기 기준 최근 10년새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면서 유동비율은 2021년 900%에서 2022년 633%, 2023년 388% 순으로 가파르게 내려앉았다. 현금 및 현금성자산 규모 역시 2019년 상반기 3662억원이후 올해 1277억원까지 4년연속 줄어들었다.

    황보현 전문연구원은 "분양공사 관련 선수금 증가, 장기차입금 유동성 도래로 유동부채가 확대하면서 유동비율이 저하됐다"면서도 "다만 전체 유동성부담은 높지 않은 편"이라고 진단했다.

    일각에서는 최근 영업성적과 재무성과가 부진한 만큼 계열분리 가능성을 점치기도 했다. 장복만 회장이 일찌감치 승계구도를 정리한 만큼 계열분리만 남은 가운데 호실적 시기에 분리하는 것보단 비교적 여진이 덜하기 때문이다.  

    최대주주였던 장 회장 지분율은 2000년대 들어서면서 줄어들기 시작했다. 반대로 줄곧 한자릿수에 머물던 장남 장호익 부회장 지분율은 2001년말 처음으로 장 회장을 넘어섰다.

    2000년 6%였던 장호익 부회장 지분율은 1년만에 19.2%가 됐고 24%대였던 장 회장 지분율은 11%대로 낮아졌다. 부친의 지분 13%가 장남에 넘어간 모양새다. .

    장 부회장 측으로 지배력이 넘어간 2002년이후부터는 장 회장 지분율은 5%미만으로 떨어졌다. 이시기 추가지분을 이전받은 장 부회장 지분율은 35%까지 높아졌다. 2006년말까지 장 부회장 동원개발 보유 지분율은 그의 개인회사인 동원주택 몫까지 더해 60%후반대를 유지했다.

    아울러 장 회장은 0.01%만 남기고 지분을 모두 처분했다. 변수를 남기지 않고 승계구도를 공고히 하려 했던 것으로 풀이된다. 동원개발 외형성장세는 지분승계가 완전히 이뤄진 직후인 2003년부터 시작됐다. 수백억원대 매출볼륨은 2~3년사이 3000억원대까지 올랐다.
  • ▲ 동원개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주식 소유 현황. ⓒ전자공시시스템
    ▲ 동원개발 최대주주 및 특수관계인의 주식 소유 현황. ⓒ전자공시시스템
    형제간 지분정리를 위한 계열분리는 불가피하다는 것이 중론이다.

    상반기 기준 장 부회장은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쳐 동원개발 지분 63.37%를 보유하고 있다. 특수관계인을 제외하면 5%이상 지분을 가진 주요주주는 없다. 나머지는 소액주주 지분으로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확보해 놓은 셈이다.

    특수관계인 가운데 지분비중이 가장 높은 사람은 삼남인 장창익 동원통영수산 대표다. 개인지분을 갖고 있진 않지만 본인이 지배하는 동진건설산업과 동원제일저축은행(옛 경남제일저축은행) 지분을 더하면 9.70% 수준 지분율을 보유하고 있다. 가족과 공동보유중인 세종월드산업 지분(1.6%)까지 더하면 지분율은 11%가 넘는다.

    이는 장 부회장 입장에서 필요한 지분이다. 장 대표 영향력 아래 있는 10%상당 지분이 빠져나갈 경우 장 부회장이 자력으로 확보할 수 있는 지분이 50%초반으로 낮아지기 때문이다.

    본인지분과 개인소유 계열사(남양종합개발)를 합쳐 0.5%대 지분을 가진 차남 장재익 남양개발 대표 지분까지 고려하면 3형제간 특수관계가 해제될 경우 타격이 클 것으로 보인다. 

    지금까지는 특수관계가 해제될 조짐은 보이지 않고 있다. 3형제가 소유한 건설계열사들은 지난 수십년간 이어진 상호 자금대여 및 지급보증 등을 통해 재무적으로 보완관계를 구축해 놓은 상태다. 각 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을 보강하는 과정에서 순환출자도 일부 이뤄졌다.

    계열분리를 가정할 경우 핵심은 장남 장 부회장과 삼남 장창익 대표다. 장창익 대표 경우 지분은 장 부회장과 비교하면 크지 않지만 대신 수산업과 금융계열사에 대한 지배력이 높다.

    장창익 대표 지배력을 뒷받침해주고 있는 계열사들은 △디더블유디 △동원제일저축은행 △동원해사랑 등이다. 디더블유디는 자회사인 동진건설산업을 통해서 동원개발 지분을 우회적으로 보유하고 있다.

    동진건설산업이 보유하고 있는 동원개발 지분은 9.40%로 이는 동원주택(32.5%)과 장호익 부회장(16.3%)에 이어 3대주주다. 장창익 대표 및 특수관계자→디더블유디→동진건설산업→동원개발로 이어지는 셈이다.

    중장기 분쟁 가능성을 제거하는 길은 장창익 대표 지분을 정리하는 것이다. 장창익 대표가 지배하는 동진건설산업이 동원개발 지분을 갖고 있고 장 부회장은 동원주택을 통해 동진개발산업 지분 24.8%를 갖고 있다. 지분 맞교환을 통해 교통정리를 할 가능성이 크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창업자 장 회장이 20여년전부터 일찌감치 정리해 놓은 승계구도 덕분에 당장 경영권을 두고 잡음이 일어날 가능성은 낮은 편"이라며 "3형제간 지분정리가 불가피한 가운데 특수관계인이 해제될 경우를 대비해 동원개발 잔여지분에 대해 사전에 계열분리를 단행하는 시나리오가 제기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