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부 셀러, 일방적으로 판매 취소 후 가격 올려 다시 판매1만원 이하에 팔던 요소수, 8배 이상 가격 폭등 중"가격 결정권 없어" 폭리 온상지 된 이커머스 업계
  • ▲ 한 이커머스 업체의 요소수 판매 페이지. 기존 1만원 안팎의 제품이 5만원에서 100만원까지 판매되고 있다.
    ▲ 한 이커머스 업체의 요소수 판매 페이지. 기존 1만원 안팎의 제품이 5만원에서 100만원까지 판매되고 있다.
    “판매자가 일방적으로 판매를 취소했습니다.”

    A씨는 최근 황당한 일을 겪었다. 온라인에서 디젤 승용차에 필요한 요소수를 구매했는데, 일방적으로 판매자가 구매를 취소해버린 것이다. 판매 취소 사유에 대해 문의했지만 “재조가 부족하다”는 답변뿐이었다. 정작 해당 판매자는 요소수 가격을 두 배 가깝게 인상해 판매를 이어갔다.

    이런 사례는 한두 곳이 아니다. 최근 요소수 대란에 대한 우려가 나오면서 이커머스 플랫폼에 입점한 판매자들이 담합이라도 한 듯이 요소수의 가격을 인상하고 있다. 잇속만 챙긴 얌체상혼에 대란의 공포를 부채질하고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11일 주요 이커머스 업계에서는 최저가 1만원 이하의 요소수를 찾아보기 힘든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기존 최저가 5100원대 판매되던 ‘현대모비스 요소수 10L’의 경우 지난 9일 이후 최저가가 4만9000원으로 8배 이상 올랐고 롯데정밀화학 ‘유록스 요소수 10L’의 최저가도 같은 기간 6440원에서 1만8900원으로 3배 가깝게 올랐다. ‘카제트 요소수 10L’는 8900원에서 1만5000원으로 2배 가깝게 인상됐고 ‘블루원 요소수 10L’의 가격도 6900원에서 1만3840원으로 올랐다. 

    이런 현상은 특정 이커머스 플랫폼이 아니라 전반적으로 확산되는 중이다. 온라인 유통의 판매자 중심 자유로운 가격 설정이 오히려 독이 됐다.

    이커멋스 업계 관계자는 “판매자의 가격을 플랫폼에서 통제할 수 없다보니 조금만 품귀 가능성이 보여도 판매를 취소하거나 가격을 올리는 경우가 있다”며 “회사 입장에서는 가격적 측면에서는 마땅히 조치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 전했다.

    이번 요소수의 가격 폭등은 정부가 최근 중국 정부가 비료용 요소 수출을 금지했다는 외신 보도에서 비롯됐다. 세계 최대 요소 생산국인 중국이 수출을 통제할 경우 국내 요소수 공급에 차질을 빚으리라는 우려가 나온 것이다. 실제 지난 2021년 요소수 대란도 중국 정부의 요소 수출 통제에서 비롯됐다. 

    요소수는 디젤차량에 설치되는 매연저감장치에 필수적으로 쓰이는 소모품이다. 특히 화물차의 경유에는 한달에만 100리터 이상 쓰는 것으로 전해진다.

    문제는 현재까지 공급 부족 현상이 나타나지 않았음에도 불안감에 구매가 급증하면서 일선 이커머스 업계가 폭리의 온상지가 되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까지 요소수 공급가는 변함이 없는 것으로 전해진다.

    정부가 앞장서 “2021년 요소수 사태 이후 정부는 공공비축 사업을 통해 차량용 요소 재고를 비축하고 있고, 민간 기업들은 기업별로 적정한 재고를 국내에 유지하고 있다”고 진화에 나선 바 있다.

    하지만 현재까지 상황은 진정되지 않는 분위기다. 이커머스의 폭리가 소비자의 불안심리를 자극하면서 더욱 제품을 사재기하는 악순환까지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요소수의 품귀가 다시 가격인상의 배경이 됐다. 

    품절처리는 그래도 양반이다. 롯데온에서는 현재 100만원에 판매하는 요소수 10리터 상품이 등장했다. G마켓에서는 24만9770원, 11번가에는 10만원 제품이 올라왔다. 

    자동차 부품업계 관계자는 “중간 도매상들이 최근 ‘요소수 대란’ 우려가 나오자마자 폭리를 취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