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과 아날로그 결합한 실내 구성 갖춰주행모드 변화, 빠른 변속감 ‘포르쉐’ 입증
  • ▲ 포르쉐가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부분변경 카이엔을 체험할 수 있는 월드 로드쇼를 개최했다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 포르쉐가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부분변경 카이엔을 체험할 수 있는 월드 로드쇼를 개최했다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포르쉐는 3세대 부분변경 카이엔이 완전변경에 버금가는 대대적인 업그레이드를 진행한 만큼 투자를 아끼지 않았다고 자부했다. 내·외관의 변화만큼이나 하체 구조 개선을 통해 달리기 능력이 더 출중해진 카이엔의 성능을 서킷과 일반도로에서 확인했다.

    지난 12일 용인 스피드웨이에서 열린 ‘포르쉐 월드 로드쇼’ 행사에 참석했다. 부분변경 카이엔을 중심으로 포르쉐 전 모델을 시승해 봤다.

    부분변경 카이엔에서 가장 중점을 둔 부분은 서스펜션이다. 새로운 쇽업쇼버는 2 챔버, 2 밸브 기술이 적용돼 어떤 노면 상황에서도 차체의 움직임을 줄이며 승차감과 주행성능에 기여한다.

    카이엔과 카이엔 S를 서킷에서 주행하면서 직접 확인해봤다. 카이엔 S는 8기통 엔진으로 일반 모델보다 114마력 높은 474마력과 61.2kgf·m의 토크를 발휘해, 서킷에서 더욱 강력한 가속성능을 느낄 수 있었다. 부분변경 카이엔 S는 행사를 위해 해외에서 들여온 모델로, 국내에서는 판매되지 않는다.

    카이엔과 카이엔 S는 서킷에서도 편안한 승차감이 일품이었다. 낮은 속도에서부터 시속 100km가 훌쩍 넘는 직선 구간에서도 에어 서스펜션의 풍부한 댐퍼와 안정적인 진동 감쇠능력이 차에 대한 믿음을 가지게 했다.
  • ▲ 카이엔 모델이 나란히 줄서있는 모습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 카이엔 모델이 나란히 줄서있는 모습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무거운 하중으로 인해 브레이크 능력이 부족하지 않을까 생각한 것은 기우였다. 강한 브레이킹 때도 앞으로 쏠림이나 비틀림 없이 차량 자세제어가 완벽했다. 페달의 답력과 밟는 강도에 따른 움직임도 일관돼 제어하는 데 어려움이 없었다.

    핸들링은 처음 타보는 운전자도 다루기 쉬우면서도 편안했다. 스티어링 휠의 유격이 전혀 없이 칼같은 조종성을 발휘했다. 꽤나 급한 경사도와 각도로 이어지는 코너에서도 정확한 움직임과 더불어 안정적인 주행을 선보였다.

    이는 주행모드에 따라 서스펜션의 변화가 분명하기 때문이다. 일반모드보다는 스포츠나 스포츠 플러스 모드에서 만족감이 높았다. 단시간의 트랙 주행이지만, 주행모드 별로 RPM 활용도뿐만 아니라 코너링에서의 핸들링이나 서스펜션 강도에서 차이를 느낄 수 있었다.

    다만 전고와 운전자의 착좌 위치가 높을뿐더러 차량 하중이 적지 않은 만큼 물리법칙을 거스를 수는 없었다. 주행 중에는 느끼지 못했지만 2도어 쿠페 형태의 911 모델과 비교했을 때 트랙 주행 이후 약간의 어지러움을 느낄 수 있었다.
  • ▲ 부분변경 카이엔의 측면 모습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 부분변경 카이엔의 측면 모습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카이엔 터보 GT는 아쉽게도 서킷에서 시승 기회는 갖지 못했지만, 런치 컨트롤을 통해 제로백과 브레이크 성능을 확인해볼 수 있었다.

    스포츠 플러스 모드로 변경 후 브레이크를 밟은 상태에서 동시에 엑셀 페달을 빠르게 끝까지 밟으면 런치 컨트롤 모드가 활성화되는 형태로 작동 방식이 매우 간단했다. RPM이 3000대까지 올라간 것을 확인한 상태에서 브레이크를 놓으면 짜릿한 가속 성능을 체감할 수 있었다. 카이엔 터보 GT의 가속력은 제로백 3.3초다.

    카이엔 터보 GT 브레이크는 제동 성능과 내구성에서 탁월한 성능을 발휘했다. 우수한 내구성과 내열성을 갖춰 당일 40여명 가까이 해당 프로그램을 진행하는데도 변형이나 성능 저하가 없었다. 포르쉐 모델의 강력한 제동 성능과 내구성을 위한 전용 타이어 사용도 일조했다.

    이후 카이엔을 일반 도로에서 탑승할 때는 서킷에서 제대로 확인할 수 없었던 공조장치와 버튼류, 편의장비와 실내공간 등이 눈에 들어왔다. 운전석의 시트 포지션을 맞추고 2열에 탑승해도 무릎 공간이 넉넉했다.
  • ▲ 온로드 시승에서 탑승한 카이엔 노멀 모델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 온로드 시승에서 탑승한 카이엔 노멀 모델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실내는 타이칸과 비슷하지만 가장 큰 차이점은 공조장치 등에서 확인할 수 있는 디지털과 아날로그의 조화였다. 타이칸은 터치식 패널로만 구성했지만, 카이엔은 직관적인 조작 버튼을 배치해 편리함을 더했다.

    변속 기어는 스티어링 휠 오른쪽 뒤편 센터패널 사이에 위치하며, 전통적 포르쉐 모델과 같이 스티어링 휠 기준 왼쪽에 엔진 스타트가 탑재됐다. 다만 시동 스위치를 돌리는 형태가 아닌 버튼식이 적용됐다.

    이 외에도 스티어링 휠을 중심으로 드라이브 모드 셀렉터와 버튼 조작방식의 다이얼이 눈에 띈다. 터치 방식은 정차 중에 사용하고, 주행 중의 드라이버는 운전에만 집중할 수 있게 한다는 취지다. 주행 보조 시스템 작동을 위한 컨트롤 레버도 휠 아래쪽에 배치했다.

    카이엔을 타고 달리면서 가장 먼저 느껴지는 부분은 정숙함이다. 엔진음과 타이어 마찰음이 부각되는 서킷과 달리 잠깐 스포츠 모드로 바꿔 3000RPM이 넘을 때도 실내는 고요함을 유지했다.
  • ▲ 카이엔 일반 모델의 운전자 중심 실내 모습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 카이엔 일반 모델의 운전자 중심 실내 모습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무엇보다 기민하고 정확한 변속이 운전하는 내내 즐겁게 했다. 부드러운 가속 상황에서는 계기판을 확인하지 않는 이상 단수 변화를 느끼기 어려우며, 가감속을 반복하고 순간적으로 엑셀 페달을 깊게 밟았다 떼더라도 항상 정확한 단수를 찾아갔다. 운전자 의도대로 패들 시프트 활용도 매우 편리했다.

    저속에서의 승차감도 매우 편안했다. 과속 방지턱을 넘을 때에도 풍부한 에어 서스펜션이 빠른 리바운딩과 적절한 감쇠력을 발휘하며 충격을 흡수했다. 2.2톤에 달하는 공차중량이지만 차가 결코 무겁다거나 크다는 느낌을 받을 수 없었다.

    한편, SUV 특유의 높은 착좌 위치는 아쉬움이 남았다. 스티어링 휠은 계기판을 가리지 않기 위해 아래쪽으로 조절 범위가 크지 않았다. 몸에 맞는 시트포지션을 구현했을 때, 스티어링 휠 위치가 조금만 더 낮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3세대 부분변경 카이엔은 카이엔과 쿠페, 터보 GT 3가지 모델로 국내에 판매된다. 카이엔은 1억3310만원, 쿠페는 1억3780만원, 최상위 모델인 터보 GT는 2억619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