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 美CPI, 시장 예상치 소폭 상회…근원 CPI는 하락9월 금리동결 가능성 커져…뉴욕증시·채권시장 안도박스권 갇힌 코스피, 9월 FOMC 전까진 제한적 흐름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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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미국의 8월 근원 소비자물가지수(CPI)가 시장 예상치에 부합했다. 시장은 선방한 지표 발표에 일단은 안도하는 모습이다. 최근 박스권에 갇힌 코스피는 9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을 주시하며 제한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보인다.

    13일(현지시각)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8월 CPI는 전년 동월 대비 3.7% 올랐다. 전달(3.2%)보다 상승폭을 확대한 것으로, 2개월 연속 상승이며 시장 예상치(3.6%)보다 높다. 

    지난해 6월 최고점(9.1%)을 기록한 CPI는 올해 6월까지 12개월 동안 상승폭이 둔화되다가 지난 7월에 반등해 두 달 연속 다시 상승 곡선을 그리고 있다.

    다만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이 통화정책 결정 시 주시하는 지표인 근원 CPI는 하락했다. 8월 기준 전년 대비 4.3% 상승으로, 전월(4.7%)과 비교하면 0.4%포인트 하락한 수치다. 이는 시장 전망치와 일치하며, 최근 약 2년래 최소 상승폭이다.

    물가가 다시 뛰는 건 고공행진하는 국제유가 영향이 크다. 국제 유가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에너지 데이터·분석 업체 OPIS의 자료를 토대로 미국에서 일반 휘발유 1갤런당 평균 가격이 8월 3.84달러로, 7월 3.6달러와 비교해 올랐다고 분석했다.

    물가가 다시 상승 추세를 보이고 있지만 변동성이 큰 식품과 에너지 가격을 제외한 근원 CPI가 상대적으로 양호한 결과가 나오면서 오는 20일 FOMC에서 연준이 금리 인상에 나설 가능성은 희박하다는 게 시장의 분석이다. 

    미국의 기준금리 시장 전망을 집계하는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8월 CIP 발표 이후 이달 연준이 금리를 5.25~5.50%에 동결할 가능성은 97%까지 치솟았다. 11월 기준금리를 25bp 올릴 확률도 전일 41.1%에서 39.4%로 낮아졌다.

    뉴욕증시도 일단 안도하는 모습이다. 

    다우존스30산업평균지수는 전장보다 0.2% 하락한 반면 대형주 중심의 S&P500지수와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0.29% 상승했다.  

    테슬라 1.43%, 아마존 2.56%, 마이크로소프트 1.29%, 엔비디아 1.37%, 메타 1.13%, 알파벳 1.01% 상승 등 전날 약세를 보였던 빅테크를 중심으로 반등세를 보였다. 필라델피아 반도체지수도 전일 대비 0.55% 올랐다.

    뉴욕 채권시장에서 벤치마크인 10년만기 국채금리는 4.25%선으로, 통화정책에 민감한 2년 만기 금리는 전날 5%선에서 4.98%선으로 내려왔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번 헤드라인 CPI(3.7%)가 컨센(3.6%)을 상회한 것은 다분히 시장의 불안을 가중시킬 법했다"면서도 "코어 물가가 지난달에 비해 내려왔다는 점을 일말의 안도 요인으로 받아들이는 듯하다"고 진단했다.

    한 달째 2500선에서 횡보하고 있는 코스피는 9월 FOMC까진 CPI 결과를 반영하며 비슷한 흐름을 이어갈 것으로 전망된다. 

    여전한 11월 금리 인상 가능성, 유가 강세 등 증시 불안 요인이 지속되는 만큼 FOMC 결과를 봐야 증시 흐름이 가닥 잡힐 것이란 분석이다.

    한 연구원은 "인플레이션과의 싸움은 좀 더 길어질 수 있어도 작년 고생했던 것만큼 악재로서의 인플레 영향력은 크지 않다"며 "헤드라인 숫자는 다음달까지도 불편할 수 있겠지만 코어는 줄곧 내리막길을 가고 있다는 점은 주가의 회복탄력성을 유지시켜 줄 것"이라고 봤다.

    그는 "9월 FOMC에서 연준이 향후 금리 경로를 어떤 식으로 제시할지가 이달 마지막 관문이고, 4분기 이후 증시 방향성에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며 "이 기간 동안 박스권 흐름이 예상되는데 국내 주식투자자들은 매크로나 코스피 주가 흐름보다 기존 주도 테마주들의 수급 변화가 유발하고 있는 코스닥 주가 변동성 대응에 더 무게 중심을 둘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