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SJ "아이폰15 가격 동결 불구 애플 성장 제한"올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 '10년 만에 최저'부품업계,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 '자동차 전장' 정조준디스플레이업계 100조 '고성장' 차량용 영토확장 총력삼성, LG '독일 모터쇼 참가'… '모빌리티 비전' 공개 눈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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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전 세계 시가총액 1위 기업이자 플래그십 스마트폰 시장을 선도하는 애플의 신작 아이폰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고 있다. IT기기에 대한 수요가 부진한 상황에서 미중 무역분쟁 여파로 애플마저 흔들리면서 전자업계의 '전장화'에도 속도가 붙고 있다.

    14일 업계에 따르면 애플은 아이폰15 시리즈를 공개하며 가격을 지난해와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이를 두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애플의 성장이 제한될 수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WSJ은 아이폰 가격 유지가 이미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어려움을 겪는 소비자들에게 어필할 수 있을 것이라고 평가하면서도, 가격 동결이 애플의 성장을 위축시키는 결과를 초래할 수도 있다고 지적했다.

    애플은 스마트폰 시장 정체 속에서도 양호한 실적을 거두면서 부품업계 등 후방산업의 성장을 이끌어왔다. 하지만 애플의 성장동력이었던 중국 시장에서 '아이폰 금지령'과 '화웨이 부활' 등으로 향후 성장이 불투명해졌다.

    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는 지난달 보고서에서 올해 전 세계 스마트폰 출하량이 전년 대비 6% 감소한 11억5000만대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2014년 이후 10년 만에 최저치다. 애플의 부진으로 전망치보다 더 부진한 출하량을 기록할 수도 있다.

    애플을 주요 고객으로 두고 있는 국내 부품업체들도 아이폰 판매량에 대한 우려가 반영되면서 하반기 실적이 하향조정되고 있는 상태다.

    이에 세트업계를 비롯한 부품업계에서는 중장기 성장을 위해 '전장' 사업에 힘을 싣는 양상이다.
  • ▲ LG디스플레이 차량용 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 LG디스플레이 차량용 디스플레이. ⓒLG디스플레이
    삼성전기는 주력사업인 적층세라믹캐패시터(MLCC)를 중심으로 전장 비중을 늘려가고 있다. 시장에서는 삼성전기의 전장용 MLCC 매출 비중이 올해 20%에 달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전장용 MLCC 수요 증가에 발맞춰 부산 공장에 원재료 생산능력(CAPA) 확대를 진행하고 있다. 전장용 MLCC는 중장기 수요 증가 뿐만 아니라 IT용 대비 상대적으로 부피가 크기 때문에 원재료 사용량도 동반 증가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최근에는 '제2의 MLCC'로 불리는 전장용 파워인덕터 양산에 나서며 포트폴리오를 확대해 가고 있다. 파워인덕터 시장은 전자기기의 고성능·다기능화에 따른 수요 증가와 자율주행 및 전기자동차 같은 자동차 산업의 확장으로 고성능의 제품 중심으로 꾸준히 성장할 전망이다. 시장 규모는 오는 2028년까지 약 36억5000만달러로, 연 평균 약 9%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애플 비중이 높은 LG이노텍도 전장부품사업의 제품·고객 구조 정예화, 글로벌 공급망관리(SCM) 역량 강화, 플랫폼 모델 중심의 개발 등을 통해 수익성 개선에 주력하고 있다. 최근에는 국내 기업 최초로 재규어 랜드로버(JLR)의 '최우수 협력사'로 선정되는 등 경쟁력을 인정받고 있다.

    디스플레이업계도 고성장이 전망되는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한국디스플레이산업협회에 따르면 차량용 디스플레이 시장은 내년부터 2027년까지 연평균성장률(CAGR) 7.8%로 성장해 126억달러를 기록할 전망이다. 이 중 OLED 비중은 17.2%로 확대될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차량용 디스플레이에서 OLED가 차지하는 비중이 2.8%에 불과한 것과 비교하면 큰 폭으로 성장하는 셈이다.

    수주형 사업을 비중을 늘리고 있는 LG디스플레이는 탠덤(Tandem) OLED 및 하이엔드 LCD를 아우르는 다양하고 차별화된 기술 경쟁력을 바탕으로 매출과 수주 확대에 집중하고 있다. 탠덤 OLED는 유기발광층을 2개 층으로 쌓는 방식으로, 기존 1개 층 방식 대비 내구성이 뛰어나다. 올해부터 유기발광 소자의 효율을 개선하고 휘도(화면 밝기)와 수명을 높인 '2세대 탠덤 OLED'를 본격 양산하며 기술 격차를 벌린다는 방침이다.

    삼성디스플레이도 현대자동차의 차세대 제네시스에 OLED 패널을 공급할 것으로 전해지는 등 최근 전장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BMW그룹의 소형차 브랜드 '미니(MINI)'는 삼성디스플레이 원형 OLED를 탑재한 2024년형 신모델을 출시할 예정이다. 삼성디스플레이는 2021년까지 차량용 OLED 점유율이 8%에 불과했지만, 지난해부터 수주 성과가 본격화되면서 매출이 급격히 증가했다.

    디스플레이협회도 국내 패널업체들의 전장 시장 진출을 위한 지원사격에 나섰다. 협회는 세계 약 100조원 시장 규모인 자동차 애프터마켓 내에서도 디스플레이산업간 생태계 조성이 필요하다는 판단 하에 한국자동차튜닝산업협회와 업무협약을 체결하며 협력기반을 구축했다. 자동차 에프터마켓은 신차가 판매된 이후 차량 정비부터 튜닝, 용품 등 폐차에 이르기까지 모든 과정을 의미한다.
  • ▲ 삼성전자가 지난 5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 2023'에 참가해 다양한 차량용 반도체 제품과 솔루션을 공개했다. ⓒ삼성전자
    ▲ 삼성전자가 지난 5일 독일 뮌헨에서 열린 'IAA 모빌리티 2023'에 참가해 다양한 차량용 반도체 제품과 솔루션을 공개했다. ⓒ삼성전자
    디스플레이구동칩(DDI)을 주력으로 하는 국내 팹리스 기업 LX세미콘도 중장기 성장 도모를 위해 전장사업에 진출했다.

    LX세미콘은 지난해 경기도 시흥시 정왕동 약 3000평 규모 부지에 방열기판 생산을 위한 공장을 짓고, 현재 장비 반입 중이다.

    방열기판은 전력반도체의 동작 수명 및 안정성에 큰 영향을 주는 핵심 소재로, 전력소자의 열을 외부로 확산시키기 위해 높은 열전도성을 갖는 기판을 통칭한다. 절연성 세라믹(알루미나, 질화규소, 질화알루미늄) 기판에 구리를 접합한 형태를 가지고 있다. 방열기판 시장은 친환경 전기차, 신재생에너지 시장과 함께 높은 성장이 예상되는 분야로 오는 2029년까지 연평균 26% 성장이 예상되고 있다.

    국내 대표 전자업체인 삼성전자와 LG전자도 전장 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특히 최근 세계 4대 모터쇼 중 하나인 'IAA 모빌리티 2023'에 나란히 참가해 미래차 혁신을 이끌 전장 기술들을 선보였다.

    삼성전자는 처음 참가하는 IAA에서 메모리, 시스템LSI, 파운드리, LED에 이르기까지 DS부문 전 영역의 차량용 반도체 솔루션을 선보이며 '토탈 차량용 반도체 솔루션 프로바이더'로서의 위상을 강화했다.

    스폰서 자격으로 IAA에 참가한 LG전자는 부스를 마련하지 않았지만, 조주완 LG전자 사장이 IAA 공식 개막을 하루 앞두고 프레스 콘퍼런스를 열며 미래 모빌리티 사업 청사진을 소개했다. 조 사장은 LG전자가 가전사업에서 쌓은 고객 경험 노하우를 모빌리티 영역으로 확대해 미래 모빌리티 생태계 전반의 변화를 이끌겠다는 비전을 공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