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거대 AI, 성능 아닌 '국가안보' 차원 접근해야구글 260조 VS 네이버 1조 현실… 비슷한 성능만 내도 '기적'국산 로켓 누리호엔 열광, 네이버엔 혹평… '이중잣대' 아쉬워
  • ▲ 최수연 네이버 대표ⓒ네이버
    ▲ 최수연 네이버 대표ⓒ네이버
    “이베이가 바다의 상어라면 알리바바는 양쯔강의 악어다.”

    마윈(Jack Ma) 알리바바 창업자의 어록이다. 그는 자신의 회사를 양쯔강의 악어라고 비견했다. 제아무리 미국의 이베이가 글로벌 이커머스 시장을 상어처럼 휘젓고 다녀도, 흙탕물 양쯔강에선 한 입 거리도 안 된다는 뜻이다. 

    ‘IT 갈라파고스’ 한국에서 태어난 네이버는 ‘한강의 수달’이다. 귀엽고 친근한 이미지와 달리 국내에선 최상위 포식자다. 구글이라는 외래종도 한강에선 네이버의 물장구에 속수무책이다.

    네이버가 지난달 24일 초거대 인공지능(AI) ‘하이퍼클로바X’를 세상에 공개했을 때, ‘내수용’ AI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하지만 이는 한강의 수달에게 캘리포니아 앞바다에 가서 헤엄치라는 말과 같다. 집 잘 지키고 있는 수달에게 왜 바다에서 헤엄 못 치냐고 닦달하는 꼴이다. 

    구글이 지난 10년 동안 AI에 투자한 금액은 자그마치 260조다. 반면 네이버가 2017년부터 AI에 투자한 금액은 1조 원이 조금 넘는다. 구글보다 260배 돈을 덜 쓰고 한강을 지켜낸다면 ‘제2 한강의 기적’이다. 이순신 장군이 임진왜란 때 13척 대 333척으로 1:25 비율로 싸운 것보다 불리한 수치다. 

    이기는 싸움이 아닌, 지지 않는 싸움을 해야 할 때가 있다. 특히 국가안보가 그렇다. 칼자루를 쥐고 있는 상대 앞에선 짱돌 하나 정도는 들고 있어야 한다. 

    생살여탈권을 타인의 손에 맡기는 것만큼 비굴하고 어리석은 게 없다. 대한민국이라는 소국이 당당하게 어깨 펼 수 있는 데는 ‘국산화’가 있기 때문이다. 

    국산 반도체가 없었다면 글로벌 반도체 전쟁에 참전조차 못 했을 것이고, 국산 배터리가 없었다면 중국의 물량 공세에 속수무책으로 당했을 것이다. 국산 AI가 없다면 향후 AI 패러다임에서 명함도 내밀지 못하고 배제되는 상황이 닥칠 수 있다. 

    지금 필요한 것은 응원이다. 누리호가 지난해 한 번의 실패를 딛고 올해 발사에 성공했을 때 많은 국민의 눈시울이 붉어졌다. 출시한 지 채 한 달도 안 된 네이버의 AI는 실패한 적도 없고, 오히려 구글과 비등한 성능을 내고 있다. 비판은 나중에 하더라도 늦지 않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