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환보증사고 9994건·보증액 2.2조원…회수율 15% 불과지급여력비율 212% 최근 5년比 절반수준…보증배수 54배주택구입자금보증 10%p 상향조정…불난집에 기름붓는격
  • ▲ 서울 아파트 전경. ⓒ뉴데일리DB
    ▲ 서울 아파트 전경. ⓒ뉴데일리DB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올 7월까지 집주인 대신 임차인에게 갚아준 전세보증금이 1조원대에 달하지만 회수율은 고작 10%대에 머문 것으로 집계됐다. 이러한 상황에 최근 HUG가 건설사 자금경색을 해소하기 위해 중도금대출 보증범위를 90%로 10%p 상향조정키로 하면서 미회수 문제가 더 커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되고 있다. 

    18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김학용 국민의힘 의원이 HUG로부터 제출받은 1월부터 7월까지 발생한 전세보증금 반환보증사고는 총 9994건으로 보증금액은 약 2조2637억원에 달한다. 

    이 기간 HUG는 집주인 대신 임차인에게 전세보증금 1조6512억원을 갚아줬지만 회수금은 2442억원에 그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전체 15%에 불과한 수치다.

    HUG 대위변제액은 2018년 583억원에서 이듬해 2837억원으로 급증했다. 이후 △2020년 4415억원 △2021년 5041억원 △2022년 9241억원으로 꾸준히 증가했다.

    반면 회수율은 하락세가 두드러진다. 2018년 48%에서 2019년 58%로 상승했지만 2020년 50%로 감소한 이후 2021년 42%로 줄더니 급기야 2022년 24%로 뚝 떨어졌다. 

    매년 늘어나는 보증사고와 저조한 회수율로 HUG 재정건전성에 '빨간불'이 들어왔다. 

    올 6월 기준 HUG 지급여력비율은 212%로 작년 181%에 비해선 소폭 오르긴 했지만 앞전 4개년과 비교하면 절반수준에도 못미친다. 2022년을 제외한 최근 4년간 HUG 지급여력비율은 △2021년 417% △2020년 532% △2019년 466% △2018년 434%로 조사됐다.
  • ▲ 김학용 국민의힘 의원. ⓒ뉴데일리DB
    ▲ 김학용 국민의힘 의원. ⓒ뉴데일리DB
    심지어 HUG 보증배수 현황을 보면 작년말 기준 54.4배로 법정한도 60배를 목전에 뒀다. 법정한도가 60배를 넘게 되면 보증발급을 중단해야 한다.

    금융업계 한 관계자는 "작년쯤 HUG를 모니터링한 결과에 대해 보고서를 작성한 게 있다. 전세보증 대위변제 증가 속도가 지금과 같아 영업이익과 자기자본이 감소되면 보증배수가 2023년말 59.7배에서 2024년말 66.5배에 달하게 될 것이란 전망이었다"고 전했다. 

    더욱이 HUG는 이달부터 주택구입자금보증 비율을 기존 80%에서 대출금액의 90%로 상향조정키로 했다. HUG가 중도금대출 보증비율을 상향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돈줄이 마른 건설사 숨통을 틔워 주택공급을 늘리려는 의도로 풀이되지만 은행부담을 줄이려다 가뜩이나 재정에 비상이 걸린 HUG 상황을 더욱 악화시키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중도금대출 보증사고 건수는 △2020년 298건 △2021년 290건 △2022년 599건으로 늘고 있는 추세다. 지난해말 기준 사고금액은 1224억원으로 2020년 535억원보다 2배이상 늘었다. 

    서정렬 영산대 부동산학과 교수 "공적자금 투입이 불가피한 부분이 있지만 안전장치가 결여돼 있으면 세금을 날릴 수 있다는 우려는 당연히 나올 수 있다"면서도 "하지만 서민주거안정을 위해 회수율이 낮다고 해서 보증범위를 낮출 수도 없는 노릇"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