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아 노조, 10월부터 생산특근 전면거부홍진성 지부장, 사측 제시안 찢어버리기도추석 전 타결 불투명, 파업 가능성 고조
  • ▲ 현대차, 르노코리아와 달리 기아 노조는 강경 모드로 일관하고 있다. ⓒ연합뉴스
    ▲ 현대차, 르노코리아와 달리 기아 노조는 강경 모드로 일관하고 있다. ⓒ연합뉴스
    현대자동차와 르노코리아자동차 노사가 연달아 올해 교섭을 타결지으면서 ‘상생’을 선택했다. 하지만 기아 노조는 강경 모드로 일관하면서 위기를 가중시키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현대차 노사는 이달 12일 임단협 잠정합의안을 도출했고 18일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58.8% 찬성으로 가결시켰다. 노사는 이날 임단협 조인식을 가질 예정이다. 

    노조는 올해 교섭에서 ▲기본급 18만4900원(호봉승급분 제외) 인상 ▲전년도 순이익 30% 성과급 지급 ▲상여금 900% ▲각종 수당 인상 및 현실화 ▲현재 만 60세인 정년을 최장 만 64세 연장하는 내용 등을 요구했다. 

    사측도 핵심 쟁점에 대해 “수용하기 어렵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하지만 노사는 ▲기본급 4.8% 인상(11만1000원, 호봉승급분 포함) ▲2022년 경영실적 성과금 300%+800만원 ▲‘세계 올해의 자동차’ 선정 기념 특별격려금 250만원 ▲2023년 단체교섭 타결 관련 별도합의 주식 15주 ▲전통시장상품권 25만원 지급 등의 내용에 합의했다. 

    또한 국내공장을 중장기 미래사업 핵심 제조기지로 전환하기 위한 ‘노사 미래 동반 성장을 위한 특별협약’도 체결했다. 
  • ▲ 현대차 노조가 이달 18일 조합원 찬반투표 후 개표를 진행하는 모습. ⓒ연합뉴스
    ▲ 현대차 노조가 이달 18일 조합원 찬반투표 후 개표를 진행하는 모습. ⓒ연합뉴스
    게다가 단체교섭 진행과 별도로 노사 공동의 ‘저출산/육아지원 TFT’를 구성해 직원들의 임신, 출산, 육아 등 생애 주기에 기반한 ‘저출산 대책 관련 특별합의서’를 작성했다. 

    노조는 당초 역대급 요구안을 제시했다. 하지만 사측이 10만원이 넘는 기본급 인상 등의 조건을 제안한 데다가 미래 투자 및 출산·육아 지원 등의 상생 방안에 노조가 공감대를 형성한 것으로 풀이된다.   

    르노코리아도 올해 임협을 무분규로 타결지었다. 노사는 올해 5월 15일 상견례를 시작으로 세 차례의 실무교섭, 여덟 차례의 본 교섭을 진행했다. 

    지난 7월 18일 잠정합의안을 마련했지만 조합원 찬반투표에서 47.4% 찬성에 그치면서 부결됐다. 

    이후 이달 14일 열린 8차 본교섭에서 ▲기본급 10만원 인상 ▲타결 일시금 270만원 ▲변동 PI 100만원 ▲노사화합 비즈포인트 31만원 ▲영업사업소 수익성 개선 및 유지를 위한 노사 공동 노력 등의 내용의 2차 잠정합의안을 도출했다. 

    2차 잠정합의안 찬반투표에서는 57.1%의 찬성으로 통과됐다. 이에 따라 르노코리아는 2024년 신차 준비 등 미래 전략에 더욱 집중할 수 있게 됐다. 
  • ▲ 현대차는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한 것과 달리 기아는 파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뉴데일리DB
    ▲ 현대차는 올해 임단협을 마무리한 것과 달리 기아는 파업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뉴데일리DB
    반면, 기아 노조는 강경 모드로 일관하면서 파업 가능성이 고조되고 있다. 노조는 이달 18일 지부대의원대회에서 긴급 결의 대회를 열어 향후 투쟁방향에 대해 논의했다. 

    노조는 10월 1일부터 특근을 전면 중단하며, 조합원들이 만족할 수 있는 결과가 나올 때까지 총파업을 포함한 총력 투쟁을 하기로 결의했다. 

    노조는 올해 임단협에서 ▲기본급 18만4900원 인상(호봉승급분 제외) ▲지난해 영업이익의 30% 성과금 ▲국민연금 수령 전년도까지 정년연장 ▲신규 국내 투자 및 인원 충원에 ▲주4일제 도입 등다. 

    기아의 지난해 영업이익은 7조2331억원이며, 30%면 2조1699억원이다. 여기에 종합원수 3만5458명으로 나누면 노조가 요구하는 성과금은 1인당 6000만원이 넘는다. 사실상 사측이 받아들이기 불가능한 조건이다. 

    노사는 이달 14일 10차 교섭을 가졌지만 기본급, 정년 등의 핵심 쟁점에서 이견만 확인했다. 오히려 노조 교섭위원들은 집단 퇴장했고, 홍진성 노조 지부장은 사측의 제시안을 찢어버리면서 양측의 감정대립이 심화되는 모습이다. 

    이에 따라 추석 전 타결은 물론 연내 타결도 쉽지 않다는 우려도 나온다. 

    노조는 최근 소식지에서 “현대차 임단협이 마무리됐다고 해서 기아도 쉽게 완료될 것이라는 착각을 하지 말아야 한다”, “노사관계 파국의 선택은 사측의 결단에 달려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직접 나서야 한다” 등 강경한 입장을 나타냈다. 

    업계 관계자는 “KG모빌리티에 이어 현대차, 르노코리아 노조도 위기 국면을 감안해 타협을 선택했다”면서 “기아 노조가 자신들의 이익에만 몰두해 회사의 발목을 잡는다면 국민적인 비판을 받게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