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 7년 만의 계열사 상장…올해 1PO 최대 기록 경신전략적 사업 인수·생산시설 투자 등 자금 활용 계획박 회장, 로봇 전시 등 직접 챙기며 사업 지원에 적극적
  • ▲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두산
    ▲ 박정원 두산그룹 회장. ⓒ두산
    박정원 두산 회장이 신사업으로 낙점한 협동 로봇 제조업체 두산로보틱스가 수요예측과 일반청약 모두 흥행에 성공하며 IPO(기업공개) 대어로서의 이름값을 톡톡히 했다.

    두산이 7년 만에 추진한 계열사 상장이 성공적인 첫 단추를 꿰면서 로봇 등 신사업을 앞세운 박정원 회장의 ‘뉴(New) 두산’ 행보가 탄력을 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25일 투자은행(IB)업계에 따르면 최근 기업공개(IPO)를 마친 두산로보틱스는 오는 10월5일 유가증권시장에 입성한다. 

    두산로보틱스는 지난 21일부터 22일 이틀 동안 진행한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 청약에서 33조1093억원이 넘는 청약 증거금을 모았다. 이는 올해 들어 가장 많은 청약 증거금을 모았던 필에너지(약 15조8000억원)의 두 배를 웃도는 수준으로, 올해 IPO 최대 기록을 경신했다.

    두산로보틱스는 이번 공모를 구주 매출 없이 전부 신주 발행으로 진행하며 신규 자금을 최대한 사업 확장에 활용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회사는 이번 IPO를 통해 확보한 자금을 전략적 사업 인수와 투자에 활용해 기존 제품 포트폴리오를 보완하고 해외 사업을 확장한다는 계획이다.

    구체적으로 ▲AMR(자율주행로봇)·기타 주변기술 기업 인수 ▲국내외 생산시설 투자 ▲신규 제품 연구개발 ▲해외사업 강화 등을 통해 추후 회사 성장을 이루겠단 방침이다.

    박정원 회장은 2016년 취임하면서 그룹의 미래 먹거리를 위한 신사업으로 수소와 배터리, 모빌리티, 로봇, 소형모듈원전(SMR) 등을 낙점했다. 이중 두산로보틱스와 두산모빌리티이노베이션, 두산로지스틱스솔루션은 그룹의 신사업을 이끌 3대축으로 꼽힌다.

    이 중 가장 눈에 띄는 곳은 로봇사업을 하는 두산로보틱스다. 두산로보틱스는 2018년 협동로봇 양산을 시작해 줄곧 국내시장 점유율 1위를 지키고 있다. 2021년 이후에는 중국을 제외한 글로벌 시장 점유율 4위를 유지 중이다. 협동로봇은 사람과 함께 제조공정에 투입돼 일하는 로봇을 말한다.

    박 회장에게 신사업의 성공이 지니는 의미는 남다르다. 두산은 2020년 두산건설발 경영난으로 뼈를 깎는 재무구조 개선을 단행한 끝에 23개월 만에 채권단 조기 졸업하며 정상화 체제로 돌아왔다. 경영 정상화 이후 박 회장은 신사업의 성공을 과제로 맡았다. 이를 판가름할 첫 번째 척도가 두산로보틱스의 IPO인 셈이다.

    박 회장은 본격적인 협동로봇 양산에 돌입한 첫해 독일 뮌헨에서 열린 ‘오토매티카 2018’을 직접 찾아 로봇 등 신사업을 가속하겠다는 뜻을 분명히 했다. 이후 ‘CES 2020’ 등 관련 전시회들을 직접 챙기며 로봇 산업 전망을 살피는 모습을 보였다. 

    그는 올해 신년사에서도 협동로봇 분야 등을 언급하며 “미래성장동력이 될 기술과 제품에 대한 자신감을 느끼고 그룹의 미래를 책임진다는 의지로 제품과 기술을 다져 나가자”고 강조했다.

    글로벌 협동로봇 시장 성장성에 대한 기대감이 높은 것도 두산로보틱스로서는 긍정적인 신호다.

    시장조사업체 프레시던스 리서치에 따르면 전 세계 협동로봇 시장은 2022년 약 24억 달러(3조1800억원)에서 2032년 약 396억 달러(52조4700억원)로 연평균 32.4%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한편 두산로보틱스는 오는 오는 2027년까지 매출액 7000억원대, 영업이익 2000억원대를 달성해 영업이익률을 30% 이상으로 끌어올리겠다는 목표를 제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