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FI 886.85…'20년 5월 이후 900 아래로선대 확장·친환경 15兆 투자 계획 이행 중14兆 현금 투자 지지할 인수자 찾기 ‘관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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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글로벌 해상운임이 손익분기점 아래로 떨어지며 HMM의 매각 불확실성이 확대하고 있다. HMM 실적 성장세 둔화가 불가피한 가운데, 해운업 침체기를 버티면서 대규모 투자를 이행할 수 있는 재무적 체력을 갖춘 인수자가 마땅치 않기 때문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9월 마지막 주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886.85를 기록하며 4주 연속 하락했다. SCFI는 올 들어 줄곧 900~1100 사이에서 횡보하다 최근 결국 900선 마저 반납했다. SCFI가 800대를 기록한 것은 2020년 5월 이후 3년 만이다.

    해운업계에선 통상 SCFI 1000을 심리적 마지노선이자 손익분기점으로 본다. 1000을 밑돌면 선박을 운항할수록 손해란 뜻이다. 전세계 주요국의 금리 인상에 따라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며 물동량이 줄어든 반면 선박 투입량은 늘며 해상운임 하락세가 가팔라졌다.

    업계 관계자는 “연초 SCFI가 1000 아래로 떨어진 이후 900선 붕괴 위험은 꾸준히 존재했고, 이제 현실화한 것”이라며 “코로나19 극심한 물류 적체를 거치며 주문했던 선박들이 계속해서 쏟아져나올 예정이어서 해운업 침체가 장기화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HMM 실적도 해운 시황의 급락에 따라 당분간 감소가 이어질 전망이다. HMM의 올 상반기 부문별 매출 비중은 컨테이너 83.9%, 벌크 13.9%, 기타 2.2% 등이다. 전체 선대 105척 중 컨선 비중이 68.6% 규모로 SCFI가 실적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실제 올 들어 HMM 매출은 분기마다 전년 동기 대비 50%대, 영업이익은 90%대 각각 감소해왔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4분기에도 매출이 2조958억원으로 전년보다 40.5% 줄고, 영업이익은 1500억원으로 88.2% 감소가 예상된다. 이 경우 영업이익률은 7.2%로 1년 전보다 28.8%p 낮아진다.

    HMM은 이 같은 불확실성에 대비해 지난해 7월 선대 확장과 친환경 중심 중장기 성장전략을 구체화해 이행하고 있다. 5년간 15조원을 투입, 컨테이너 선복량을 82만TEU에서 2026년 120만TEU로 늘리고 ▲벌크선과 탱크선대를 현재 29척에서 55척으로 90% 확장 ▲터미널 물류시설 및 기기 등을 확대하는 게 골자다.

    HMM 인수를 위해 실사를 진행 중인 하림, LX 동원의 셈법도 더욱 복잡해질 전망이다. HMM이 현재 보유한 유동자산은 14조원에 달한다. 인수자가 무리하게 자금을 동원해 새우가 고래를 삼키는 형국이 될 경우 이 자산을 투자가 아닌 인수대금으로 활용할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렵다.

    인수후보자의 자금동원력과 기초 체력이 우선협상대상자 선정에서 주요한 평가요소가 될 전망이다. LX인터내셔널의 6월 말 기준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성자산은 1조2714억원이며, 하림그룹의 인수 주체로 지목되는 팬오션은 7381억원, 동원산업은 6318억원의 현금성 자산을 각각 보유 중이다.

    재무적투자자(FI) JKL파트너스와 손잡은 하림은 팬오션 선박매각, 동원은 동원F&B 빌딩과 대주주 지분매각 등 자산 유동화를 추진 중으로 알려졌다. LX그룹은 LG그룹의 도움을 받거나 유상증자에 나설 가능성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한편 시황 악화와 영구채 주식전환 등 악재로 HMM 주가가 약세인 점은 몸값 산정의 최대 변수로 지목된다. 4일 오전 11시30분 기준 HMM 주가는 전일 대비 1.54% 내린 1만6010원에 거래 중이다. 시가총액은 공고일 직전 3000억 가량에서 현재 8조원 아래로 떨어진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