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이후 코스닥 13% 급락…코스피 낙폭 2배고금리 시기 코스닥 성장주 타격…양도세 회피 물량까지 압박 가중3분기 실적 시즌 대형주 중심 보수적 대응 권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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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금리 장기화 가능성이 커지자 국내외 증시가 출렁이고 있다. 장기 금리 상승 시 타격이 더 큰 성장주 중심의 코스닥은 연말 양도세 회피 물량 부담까지 압박이 가중되고 있다. 전문가들은 기업 이익 증가세와 연말 계절성을 고려할 때 코스닥보단 코스피의 투자 메리트가 높을 것으로 보고 있다.

    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닥은 지난 4일 전일 대비 4% 급락했다. 

    올 들어 2차전지, 초전도체, 의료AI 등 증시를 이끌었던 신기술 테마주에 힘입어 지난 7월말 939.9포인트까지 올랐던 지수는 이후 차츰 동력을 잃어가며 등락을 반복하다가 지난달 12일 900선이 무너졌다. 

    이후 900선 회복을 시도했지만 테마주 열기가 식어가는 가운데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고금리 정책이 더 오래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확산하면서 지수는 주저앉았다.

    9월 들어 지난 4일까지 한 달여간 코스닥 지수는 13%나 빠졌다. 같은 기간 코스피는 5.9% 내렸다. 

    통상 금리 인상기는 미래 가치에 대한 할인율을 높여 성장주에는 불리하게 작용한다. 금리 인상 소식에 성장주 주가가 가치주 대비 더 큰 타격을 입는 이유다. 

    코스닥이 유독 더 큰폭의 조정을 받는 건 연말 양도세 회피 목적의 매물 출회 영향까지 더해졌기 때문으로 보인다.

    현행법상 종목당 10억원 이상 보유하거나 주식 지분율이 코스피 1%, 코스닥 2% 이상일 경우 대주주로 분류돼 양도세가 부과된다. 

    이 요건을 피하려면 연말까지 보유 주식가액을 10억원 미만으로 낮춰야 하기 때문에 올 4분기부터는 매도세가 가팔라질 수 있다.

    특히 올해 2차전지, 초전도체 등 테마주의 주가 급등을 개인투자자가 이끈 만큼 연말 양도세를 회피하기 위한 매도 물량 확대로 주가 하락세가 더 심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유준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2차전지, 로봇, 인공지능(AI) 등 성장 테마주 상승폭이 컸다는 점은 연말 대주주 양도세 이슈와 엮여 부담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금리가 안정을 찾을 때까진 당분간 주가 변동성에 대비하는 보수적인 전략을 권고하고 있다. 

    본격적인 3분기 실적 시즌을 맞아 코스닥에 비해선 견조한 실적이 나올 수 있는 코스피 업종에 주목해야 한다는 분석이다.

    박승영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10월부터는 이익이 늘어나야 주식시장이 오를 수 있다. 3분기 영업이익은 전년 대비 증가로 돌아설 수도 있다"며 "3분기 실적이 예상에 부합하면 그 자체로도 의미 있지만 내년 1분기와 2분기 영업이익이 증가할 것이라는 컨센서스의 신뢰가 높아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특히 코스피가 2400포인트 초반 저평가 구간에 들어온 이상 코스닥의 상대적 매력도가 떨어질 것이라는 평가다.

    박 연구원은 "실적이 개선되며 코스피가 오르면 대체 관계인 코스닥의 메리트는 약해질 텐데 상반기에 2차전지가 부각됐던 것도 코스피의 실적이 역성장했기 때문"이라며 "증익이 당연해지면 초점은 밸류에이션에 맞춰질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박 연구원은 "상반기를 주도했던 업종과 종목은 5년 뒤, 7년 뒤의 이익까지 끌어와도 비쌌다. 경기가 좋아서 금리가 오르고 있다"며 "내년에 이익이 증가하는 반도체, 자동차 등 대형주를 사는 게 좋아 보인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