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쟁 장기화 시 유가급등 등 우려車업계, 향후 전쟁 추세 예의주시하반기들어 완성차업계 판매부진
  • ▲ 이스라엘-하마스 간 분쟁이 격화된 가운데 가자지구에서 폭발이 발생한 모습. ⓒ연합뉴스
    ▲ 이스라엘-하마스 간 분쟁이 격화된 가운데 가자지구에서 폭발이 발생한 모습. ⓒ연합뉴스
    판매 부진에 놓인 국내 완성차 업계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에 촉각을 기울이고 있다.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유가 상승, 인플레이션 증가 여파로 자동차 수요 위축이 더욱 심화될 수 있어서다.  

    10일 업계에 따르면 이달 7일(현지시간) 시작된 이스라엘-하마스 간 무력 충돌은 전쟁으로 확산되고 있다. 국내 완성차 업체들은 이번 전쟁에 대해 예의주시하며, 대응 방안을 검토 중이다. 

    특히 현대자동차와 기아는 이스라엘 현지 생산공장은 없지만 판매 대리점 및 글로벌 오픈이노베이션 센터인 ‘현대 크래들 텔아이브’가 위치해있다. 또한 현대차와 기아는 올해 1~8월 이스라엘에서 각각 3만6459대, 2만7399대를 판매해 1·2위를 차지하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아직까지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면서 “전쟁 추이에 대해 주의하여 살피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완성차 업체들은 경기침체로 인한 소비 위축으로 어려운 시기를 보내고 있다. 게다가 자동차 개별소비세 30% 감면 혜택도 올해 6월로 종료되는 등 악재가 겹치면서 실제 판매량으로 나타나고 있다. 

    현대차는 내수에서 7월 7만163대, 8월 5만7503대, 9월 5만3911대를 판매했다. 전월 대비 각각 18.0%, 3.4%, 3.0% 감소한 수치다. 기아도 내수에서 7월 4만7424대, 8월 4만2225대로 전월 대비 7.0%, 11.0% 하락했다가 9월 4만4123대로 4.5% 증가했다.   

    르노코리아자동차는 8월 1502대, 9월 1651대에 그쳤다. 올해 1~8월 판매량도 1만7128대로 전년동기 대비 56.6% 급감했다. 

    한국지엠도 8월과 9월 내수에서 3297대, 2632대에 불과했으며, 1~8월 누적 판매도 2만9056대로 전년동월 대비 0.7% 줄었다. KG모빌리티도 9월 4069대로 전월보다 47.0% 감소한 판매량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장기화될 경우 유가 급등, 인플레이션 증가로 인해 자동차에 대한 소비 위축이 악화될 것으로 우려했다. 일각에서는 국제 유가가 최대 150달러로 급등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내놨다.

    서상영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이스라엘과 하마스의 분쟁은 중동 지역의 지정학적 리스크를 확대시킬 수 있는 핵심 변수”라며 “유가상승 위험을 초래해 높은 인플레이션과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진단했다. 

    김필수 대림대학교 자동차학과 교수도 “현대차, 기아의 전체 글로벌 시장에서 이스라엘 판매 비중은 낮지만 전쟁이 장기화되면 중동 시장 전체로 타격이 커질 수 있다는 게 문제”라며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끝나지 않은 국면에서 국내 완성차 업체들의 중동 수출이 어려움을 겪을 수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