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계대출 4.8조 기업대출 11.3조 늘어주담대 4개월 새 25조 폭증… 10월 더 는다대출금리 도미노 인상… 은행권 '조이기' 나서
  •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뉴데일리DB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뉴데일리DB
    지난달 은행권 주택담보대출 잔액이 6조1000억원 늘어나 또다시 역대 최대 규모를 경신했다. 지난 6월 이후 4개월간 증가한 규모만 26조원에 달한다.

    12일 한국은행이 발표한 금융시장 동향에 따르면 지난달 말 기준 가계대출잔액은 1078조8038억원으로 8월말보다 4조8570억원 늘었다. 주택담보대출이 6조1192억원 증가했고,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1조2622억원 감소했다.

    주담대 증가액은 8월 6조9923억원에서 다소 감소했지만, 여전히 6조원을 상회한 수준이다. 역대 9월 증가액 중 2020년 9월(6조7000억원) 이후 최대치다.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판매가 중단되는 등 정부의 대출규제와 은행의 대출 취급 조건이 강화됐음에도 대출 수요는 꺾이지 않은 것으로 풀이된다.

    감소세를 이어오던 전세자금대출 잔액도 1000억원 증가로 돌아섰다. 반면 신용대출을 포함한 기타대출은 명절 상여금 유입, 부실채권 매·상각 등 계절요인 영향으로 감소폭이 1000억원에서 1조3000억원으로 확대됐다.

    주담대 증가세는 연말까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윤옥자 한은 시장총괄팀 차장은 "10월은 가을 이사철 효과가 나타나고 지난달 증가폭을 제한한 요인이 사라지면서 주담대 증가규모가 확대될 것"이라며 "다만 금융당국이 가계대출 관리를 강화하고 있기 때문에 여타 요인이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기업대출은 지난달 11조3198억원 늘어나며 1238조2442억원으로 집계됐다. 기업대출 증가폭은 역대 9월 증가폭 중 최대치다. 대기업 특히 제조업을 중심으로 4조9000억원 늘었고, 추석자금 수요가 몰린 중소기업에서 6조4000억원 증가했다. 은행대출이 늘어나며 회사채는 8000억원 순상환되며 석 달 연속 순상환이 이어졌다.

    좀처럼 꺾어지 않는 대출 증가세는 금융당국을 긴장케 하고 있다. 금융위는 이날 "9월 중 가계대출 증가폭이 축소됐으나 대출규모는 여전히 높고 10월에는 가을철 이사수요, 신용대출 감소에 따른 기저효과 등으로 다시 증가폭이 늘어날 수 있는 만큼 추이를 지속 모니터링하는 한편 실수요자 위주로 공급될 수 있도록 안정적으로 관리해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은행권도 주요 대출 상품 금리를 속속 인상하는 등 대출 문턱을 높이고 있다. KB국민은행은 주담대 혼합형 상품과 신잔액코픽스 상품 금리를 각각 0.1%p, 0.2%p 인상했다. 우리은행은 13일부터 주담대 금리를 0.1~0.2%p 올리고 전세대출은 0.3%p 상향조정키로 했다. 신한·농협은행도 금리인상을 검토 중이다.

    다만 일괄적인 금리인상으로 대출을 억제하는데 따르는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승석 한국경제연구원 부연구위원은 "가계대출이 늘어나는 것은 실질소득 감소로 원리금부담이 커졌기 때문"이라며 "이런 상황에서 금리를 올린다면 가계부담은 더욱 커져 소비가 줄고 경제성장까지 저해할 수 있다"고 말했다.
  • ▲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뉴데일리D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