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담대 변동 상단 7.121%, 고정 상단 6.441%美 긴축 장기화, 국채금리 상승, 예금금리 동조은행권 건전성 관리 비상… 요주의이하 7조 넘어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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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융권의 가계대출 관리에 초비상이 걸렸다.

    어느새 주택담보대출(주담대) 최고 금리는 7%를 훌쩍 넘겼다.

    조만간 8%에 달할 것이란 우울한 전망까지 등장하고 있다.

    미국의 긴축에 따른 고금리 장기화가 이어지고 있고 미국 국채에 동조화 흐름을 보이는 한국 채권들도 연일 오름세다.

    자연스레 은행채 금리도 오르고 대출금리에도 연이어 여파가 미치고 있다.

    영끌쪽(영혼까지 끌어모아 대출을 받은 차주)을 필두로 주택구입자들의 금리부담이 눈덩이 처럼 불 전망이다.

    5일 금융권에 따르면 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 등 5대 시중은행의 지난달 말 가계대출 잔액은 전월보다 1조5174억원 증가한 682조3294억원으로 집계됐다. 5개월 연속 증가세다.

    가계대출 증가는 주담대가 이끌었다. 9월 말 기준 주담대 잔액은 517조8588억원으로 한 달 사이 2조8591억원 늘었다. 

    최근 금융당국이 주택담보대출(주담대) ‘50년 만기’ 상품 제한을 통해 가계대출 억제에 나섰음에도 더 늦기 전에 주택을 구입하려는 막차 수요가 몰렸다.

    당국은 50년 만기 주담대의 만기를 최대 40년으로 축소하는 등 대책에 나섰지만 수요폭증을 억제하지 못했다

    당장 주담대 금리는 꾸준히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5대 은행의 주택담보대출 변동금리(신규 코픽스)는 전날 기준 4.17~7.121%다. 최근 상승세를 이어가면서 상단이 7.1%를 넘었다. 주담대 5년 고정형 금리는 4.00~6.441% 수준으로 하단이 4%대로 올라섰다.

    여기에 연말 은행들의 은행채 발행이 몰려 있고 예금금리 역시 오름세로 전환돼 당분간 대출금리 상승세는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9월 레고랜드 사태 이후 은행들이 고금리로 예치한 116조원의 만기가 속속 도래하고 있다.

    현재 은행권에서 추산하는 4분기(10~12월) 만기 도래 은행채는 46조원 규모. 당국의 한도 제한 폐지 결정에 따라 최소 46조원 이상의 발행이 예정된 상태다.

    은행채 순발행액 규모는 지난 8월 3조7794억원에 이어 9월 4조6800억원을 기록했다. 

    연말을 앞두고 4%를 넘어 5%를 향하고 있는 고금리 예금도 부담이다.

    5대 시중은행의 1년 만기 정기예금 최고금리는 이달들어 3.90~4.0%로 올랐다. 최근 9개월만에 가장 높은 수치다.

    지난해 고금리 특판에 나섰던 은행들이 재유치를 위해 비슷한 수준의 상품들을 재출시한 결과다.

    은행채 증가와 예금금리가 높아지면 대출금리도 함께 높아질 수밖에 없어 연쇄 부담이 되고 있다.

    자영업자 대출을 합한 가계대출 잔액이 1043조원에 달하는 것을 감안하면 이자부담은 천문학적으로 늘 수밖에 없고 은행의 건전성 관리에도 악영향을 끼칠 것으로 보인다.

    벌써 시중은행의 요주의이하 여신은 7조원을 훌쩍 넘어섰다.

    은행 관계자는 "대내외적으로 대출금리 인상 요인이 늘어나면서 대출자들의 이자부담도 늘 수밖에 없는 실정"이라며 "취약 차주에 대한 채무 재조정 촉진과 함께 상환능력을 고려한 안정적인 대출관리 계획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