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염 처리수 불안감 없애려 '홍보 플랜카드' 곳곳에추석 대목 이후 소비 이어져… 방류 이전 대비 매출 40% ↑온누리상품권 환급 통한 소비촉진 활성화
  • ▲ 지난 13일 찾은 노량진 수산시장 입구에 부착된 플랜카드. 누군가가 펜으로 '불안하다'는 글귀를 적어놓았다.ⓒ조현우 기자
    ▲ 지난 13일 찾은 노량진 수산시장 입구에 부착된 플랜카드. 누군가가 펜으로 '불안하다'는 글귀를 적어놓았다.ⓒ조현우 기자
    “후쿠시마 원전 오염 처리수 방류 때문에 불안해하시는 소비자들이 있을 것 같아 설치했는데 다행히 심각하진 않습니다.”

    지난 13일 노량진 수산시장 진입로에서 만난 시장 관계자는 ‘근거 없는 허위 과장 정보, 국민 불안 야기 마라’는 플랜카드를 가리키며 이렇게 말했다.

    이 관계자는 “물론 일부러 여기까지 와서 글을 쓰시는 걸 보면 (불안함이) 전혀 없지는 않은 것 같다”고 말했다.

    그가 가리킨 플랜카드 하단에는 ‘근거 없지 않고, 허위 과장 아니고, 국민은 불안하다, 먹고 살게 해달라’는 초록색 글귀가 적혀있었다. 시장을 방문한 소비자가 작성한 것으로 추정된다.
  • ▲ 노량진 수산시장 외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플랜카드.ⓒ조현우 기자
    ▲ 노량진 수산시장 외부에서 쉽게 찾아볼 수 있는 플랜카드.ⓒ조현우 기자
    지난 8월 말 처음 후쿠시마 원전 오염 처리수 방류가 시작됐을 때 수산시장 상인들은 우리 수산물 불매운동으로 이어질까 우려했다. 그간 먹거리에 대한 안전 문제나 의혹 등이 불거질 때마다 종사자들의 생계가 위협을 받아왔기 때문이다.

    시장에서 만난 한 상인은 “(첫 방류 소식을 들었을 때) 무슨무슨 파동이다 하고 TV 한 번 나오면 싹 죽는 걸 많이 봐와서 정말 막막했다”면서 “정말 다행히도 손님들이 관심 가져주시고 찾아와주시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코로나19 때보다 확실히 배달은 줄긴 했지만 걱정했던 것에 비하면 괜찮은 편”이라고 덧붙였다.

    노량진 수산시장 입구와 외부에는 오염 처리수에 대한 소비자 불안을 없애기 위한 다양한 플랜카드들이 걸려있었다. 다만 시장 내부에서는 관련된 단어를 찾아보기 힘들었다.

    다른 상인은 “굳이 (오염 처리수 관련해) 소리 내서 좋을 게 있나”면서 “상인들끼리도 잘 이야기 하지 않는다”고 귀띔했다.
  • ▲ 소비자들이 한 매장 앞에 설치된 키오스크를 이용하고 있다.ⓒ조현우 기자
    ▲ 소비자들이 한 매장 앞에 설치된 키오스크를 이용하고 있다.ⓒ조현우 기자
    이곳을 찾은 소비자들의 인식도 오염 처리수에 대한 막연한 공포와는 거리가 있었다.

    12살 자녀와 함께 방문했다는 A씨는 “전어와 문어를 보고 있다”면서, 원전 오염 처리수에 대한 걱정이 없느냐는 질문에는 “뉴스에서도 그렇고 직접 찾아보니 방사능 관련 기준이 우리나라가 가장 엄격하다더라”고 말했다.

    한 매장 키오스크 앞에서 만난 대학생 B씨는 “친구들과 함께 와서 뭘 먹을지 메뉴를 보고 있다”면서 “매일 들어오는 수산물에 대한 검사를 하고 있다고 해서 (오염 처리수 방류는) 크게 신경쓰지 않는다”고 말했다.
  • ▲ 노량진 수산시장 2층에 마련된 온누리 상품권 환급 장소. 사람들이 몰려있다.ⓒ조현우 기자
    ▲ 노량진 수산시장 2층에 마련된 온누리 상품권 환급 장소. 사람들이 몰려있다.ⓒ조현우 기자
    노량진 수산물 시장에서 진행하는 온누리 상품권 환급도 효과를 보고 있다. 노량진 시장에서는 현재 국산 수산물 2만5000원 이상 구매하면 온누리상품권 1만원을, 5만원 이상 구매하면 2만원을  환급해준다. 이 상품권으로 2층 식당가도 이용할 수 있다. 사실상 국산 수산물 구매 가격의 40%를 환급받을수 있는 셈이다.

    본래 노량진 수산 시장은 전통시장으로 분류되지 않아 온누리 상품권 발행이 불가능했으나, 지난 8월부터 1층 소매구역과 2층 식당가를 ‘골목형 상점가’로 지정하며 문제를 해결했다.

    실제로 이날 노량진 수산 시장 2층에는 온누리 상품권을 환급받기 위한 사람들로 줄이 이어져 있었다.

    이곳에서 만난 C씨는 “별로 이용하는 사람이 없을 줄 알았는데 너무 많아 놀랐다”면서 “(상품권으로) 죽이나 사이드메뉴라도 더 시킬 수 있어 좋다”고 말했다.
  • ▲ 노량진 수산시장 1층 소매구역에서 사람들이 수산물들을 들여다보고 있다.ⓒ조현우 기자
    ▲ 노량진 수산시장 1층 소매구역에서 사람들이 수산물들을 들여다보고 있다.ⓒ조현우 기자
    소비자들의 인식은 매출로도 나타났다.

    지난 10일 박성훈 해양수산부 차관은 “지난 8월 24일 오염수 방류가 시작된 이후 4주간 대형마트 3사의 수산물 매출은 이전 기간과 비교해 12.6% 증가했고, 같은 기간 서울 노량진 수산시장의 상점 매출도 41.9% 증가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어 “단정적으로 소비 위축이 없다고 말하긴 이르다"면서 "항상 경각심을 갖고 소비 동향을 면밀히 모니터링하고 준비한 정책을 사용해 수산업 종사자가 걱정하는 일이 없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 ▲ 노량진 수산 시장 1층 소매 구역에서 소비자들이 상인들과 흥정하고 있다.ⓒ조현우 기자
    ▲ 노량진 수산 시장 1층 소매 구역에서 소비자들이 상인들과 흥정하고 있다.ⓒ조현우 기자
  • ▲ 상인이 소비자들이 구매한 수산물을 손질하고 있다.ⓒ조현우 기자
    ▲ 상인이 소비자들이 구매한 수산물을 손질하고 있다.ⓒ조현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