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DMO·CRO 등 아웃소싱 활성화 '트렌드로 자리 잡아'5공장, 10년 노하우 집약… 6~8공장 동일한 레이아웃 설계 임직원 50여 명에서 4600여 명으로 확대 '최고 복지시설 구축'
  • ▲ 30% 정도 준공을 완성한 삼성바이이로직스 5공장. ⓒ김선 기자
    ▲ 30% 정도 준공을 완성한 삼성바이이로직스 5공장. ⓒ김선 기자
    삼성그룹은 이병철 선대 회장의 '고객 만족을 최우선으로 한다'라는 경영 이념 아래 글로벌 기업으로 성장했다.

    이런 삼성그룹이 바이오산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하면서 고민했던 점은 두 가지다. 첫째는 위탁생산(CMO)사업이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인가 하는 것이고, 둘째는 단기간에 '글로벌 톱티어'로 성장할 수 있을지에 대한 고민이다.

    이 두 가지 질문애서 해답을 찾은 삼성그룹은 2011년도에 삼성바이오로직스를, 2012년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연이어 설립하면서 본격적으로 바이오산업에 뛰어들었다. 

    첫 번째 질문에 대한 해답은 바이오산업이 점차 분업화·전문화되는 트렌드에 있었다. 글로벌 바이오산업은 신약개발에 필요한 비용을 절감하기 위해 생산 분야를 CMO에 맡기는 아웃소싱 방법이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다. 

    일반적으로 생산에 필요한 공장을 짓기 위해서는 최소 1조 이상의 금액과 3년 이상의 시간이 필요한데, 바이오텍 입장에서는 개발하고 있는 신약의 성공성도 불확실한 상황에서 공장까지 투자하기 힘든 현실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바이오텍은 신약개발에 집중할 수 있는 생산 아웃소싱이 활성화되는 추세다. 이는 CMO에 국한된 것이 아니라 위탁개발생산(CDMO)·임상시험수탁기관(CRO)에 이어 판매를 대신하는 최고전략책임자(CSO)까지 분업화되고 전문화되고 있다. 

    삼성그룹은 바이오 관련 생산 분야가 지속적으로 성장할 것으로 판단했고, 이러한 판단에 따라 바이오산업 중에서도 CDMO 분야를 선정했다. 그중에서 CMO로 먼저 진출하게 된 것이다.

    두 번째 질문에 대한 답은 삼성그룹이 가장 잘하는 제조업에 있었다. 삼성그룹은 새로운 시장에 진출하는 만큼 가장 잘 할 수 있는 분야로 진출하는 것을 계획했는데, 바이오의약품을 생산이 반도체 생산과 비슷하다는 점을 공략했다. 

    삼성그룹은 반도체 공장을 건설하는 노하우들을 적용할 수 있는 CDMO 분야를 선택했고, 이를 기반으로 창립 10년 만에 글로벌 CDMO 기업으로 성장했다. 특히 2018년에 진출한 위탁개발(CDO)은 벌써 100건 이상의 수주를 확보했다. 

    반도체 노하우 적용이 성공적인 전략으로 작용한 것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속적인 매출 상승세에 힘입어 생산능력 확대·포트폴리오 확대·지리적 확장 3대축 성장전략을 중심으로 올해 ADC(항체약물접합체)에 이어 유전자 치료제 등으로 사업을 확대할 계획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관계자는 "바이오산업을 선택한 이유는 고령화 사회에 따른 바이오의약품 수요 증가와 코로나와 알츠하이머 같은 새로운 질병들이 지속적으로 새롭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이다"며 "삼성그룹은 그런 질병들을 치료하는 것에 대한 과학기술 개발의 의지가 있고, 바이오의약품을 전 세계로 유통할 수 있는 유통망 발전의 목표가 있다"며 바이오산업 진출 배경에 대해 설명했다. 

    이어 "바이오산업은 연평균 약 8.6%씩 성장해 2026년에는 약 500조 이상의 시장규모를 형성할 것으로 보인다"며 "글로벌 고객 확보를 위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샌프란시스코와 뉴저지에 영업사원 수를 구축하고 커뮤니케이션을 지속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 ▲ 바이오플라자. ⓒ삼성바이오로직스
    ▲ 바이오플라자. ⓒ삼성바이오로직스
    ◆ 5공장, 쿠키컷 방식·자동화 도입 '공사효율 극대화'

    삼성바이오로직스가 5공장 가동 시기를 2025년 9월로 목표했지만 같은 해 4월로 단축할 수 있었던 배경은 10여 년간 공장건설 노하우가 축적된 결과다. 

    5공장은 총 1조 9800억원을 투자해 연면적 9만 6000㎡ 규모로 건설된다. 총 생산능력은 18만 리터로, 1만 5000리터 바이오리액터 12개로 구성됐다. 

    노균 EPCV 센터장(부사장)은 "공장 조기 가동을 결정한 것은 급증하는 바이오의약품 생산 수요에 선제적으로 대비하고, 고객사 신규 계약 및 기존 계약 물량 증가에도 대응하기 위해서다"라고 설명했다. 

    특히 5공장은 1~4공장 건설 과정의 최적의 사례를 집약한 디자인으로 설계됐고, '쿠키컷(Cookie-Cut)' 방식을 적용해 공사효율을 높일 계획이다. 

    '쿠키컷'은 특정 디자인 등을 반복해서 사용해 건축물을 건설하는 방식을 의미하며, 주로 대량 생산을 목표로 하는 건설 프로젝트에서 활용된다. 쿠키컷 방식으로 건물을 지으면 동일한 디자인, 구조 및 기능을 갖는 여러 건물을 효율적으로 건설할 수 있고 시간과 비용을 절약할 수 있다. 

    쿠키컷 방식은 ▲생산시설의 표준화된 운영 절차 구축을 통해 유연한 인력 배치 및 직무교육 시간 단축 ▲통합된 밸리데이션 방식을 통해, 생산시설 구축 시 검증 절차 및 문서 작업 효율화 ▲효율적인 유지보수 운영으로 최적화된 스페어 파트(예비 부품) 활용 등의 장점이 있다. 

    또한 운영효율 높이기 위해 자동화 도입과 탄소 저감을 위한 기술도 적용했다.

    자동창고를 별도로 갖춰, 더욱 효율적이고 안전한 물류 환경을 구축할 계획이다. 이에 따라 기존에는 사람이 직접 운반했던 샘플 등을 중앙 스파인 브릿지를 통해 다른 건물로 자동으로 이동시키는 등 물류 자동화를 고도화할 예정이다.

    작업자가 직접 화학물질의 주입량 등을 수동으로 입력해야 했던 환경도 개선하기 위해 무인충전시스템을 도입한다. 이를 통해 업무 효율을 약 50% 이상 끌어올릴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5공장 완공 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전 세계 압도적인 1위 규모인 총 78만 4000리터의 생산능력을 보유하게 된다. 

    나아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제2바이오캠퍼스에 들어설 6~8공장 역시 5공장과 동일한 레이아웃으로 설계해 회전 배치할 계획이다. 

    더욱 빠른 건설을 위해 모듈식 건축을 진행하고 있다. '모듈식 건축'이란 건물의 구성 요소를 공장에서 제조한 다음 현장에서 조립하듯 건설하는 프로세스다. 이를 통해 현장 시공 시간을 단축할 수 있고, 건설 시 날씨 영향도 최소화할 수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향후 2032년까지 총 사업비 7조 5000억원을 투자해 제2바이오캠퍼스를 완성한다는 계획이다. 제2바이오캠퍼스에 들어설 4개 공장의 총 생산능력은 72만 리터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제1바이오캠퍼스의 60만 4000리터와 더해지면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총 생산능력은 132만 4000리터가 될 전망이다. 

    노 EPCV 센터장은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세계 최대 규모의 생산능력을 바탕으로 글로벌 제약사들의 신뢰를 받으며 고성장을 이어가고 있다"며 "지속적으로 시장을 선점해나가기 위해 선제적 투자를 이어간다는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 ▲ 바이오플라자 ⓒ삼성바이오로직스
    ▲ 바이오플라자 ⓒ삼성바이오로직스
    ◆ 존림 사장 "생산시설도, 임직원 복지도 최고로"

    "삼성바이오로직스가 글로벌 1위 기업으로 성장한 이유는 임직원 덕이다. 효율적인 업무 능력 향상을 위해 임직원의 복지를 최고 시설로 마련했다."

    존림 사장은 기업의 성장을 함께할 임직원을 위해 복지시설을 최고 시설로 마련했다고 설명했다.

    지난 2011년 바이오의약품 3만 리터를 생산할 수 있는 1공장을 시작으로 바이오산업에 뛰어들었던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임직원 수는 50여 명에 불과했다. 1공장에 이어 2공장·3공장·4공장·5공장까지 확장되면서 임직원 수도 함께 증가하기 시작했고, 현재는 4600여 명의 임직원이 근무하고 있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임직원들에게 매일 4번의 식사를 무료로 제공하고 있다. 제2바이오캠퍼스에는 5가지 코너와 5개 컨셉의 다이닝 공간이 있는데, 가끔씩 이원일 셰프가 이벤트 방식으로 임직원에게 요리를 제공하기도 한다. 

    존림 사장은 "4600여 명의 임직원이 열심히 일하며 기업 성장률에 기여하고 있다"며 "임직원들에게 필요한 건강·복지·편의시설을 원스톱(One-Stop) 서비스로 제공하기 위해 바이오플라자를 개관했다"고 말했다. 

    이어 "앞으로도 직원들이 더욱 편안한 환경에서 업무에 집중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복지 규모와 범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