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일 이사회서 상정…아시아나도 해당 합의안 검토‘EU 승인 설득 및 아시아나 노조 우려 불식’ 차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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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과 기업결합이 성사되는 경우 아시아나 화물사업 부문을 매각하되, 인수하는 측이 고용 유지와 처우 개선을 하도록 지원하겠다는 방침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대한항공은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아시아나항공과의 합의서를 오는 30일 개최되는 이사회에 상정할 예정이다. 아시아나항공도 같은 날 이사회를 열어 화물사업 분리 매각 여부를 결정하고, 해당 합의를 검토할 것으로 전해졌다.

    앞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우기홍 대한항공 사장은 아시아나항공 인수 초기부터 인위적인 구조조정이 없다는 의지를 수차례 피력한 바 있다.

    대한항공은 2020년에도 소속 직원들의 고용 유지를 조건으로 기내식기판 사업을 분할 매각한 선례가 있다. IMF때보다 더 항공업계가 불황을 겪었다는 코로나19 팬데믹 당시에도 대한항공은 인위적인 구조조정 없이 위기를 넘겼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의 기업결합이 성사되려면 유럽연합(EU), 미국, 일본 경쟁당국의 승인이 필요하다. 특히 EU 집행위원회는 그동안 ‘유럽 화물 노선에서의 경쟁 제한’ 우려를 내세워 대한항공 측에 시정 조치를 요구해왔다.

    즉 EU의 승인을 받기 위해서는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 매각이 불가피하며, 대한항공은 이를 EU 집행위에 제출할 시정 조치안에 담을 방침이다.

    화물사업 매각안이 이사회를 통과, 시정안에 포함돼 EU 승인을 얻어낸다 하더라도 화물사업 매각에 따른 고용 문제는 여전히 해결과제로 남게 된다. 아시아나항공 일반노조와 일부 조종사들은 화물사업 부문 매각을 전제로 한 대한항공과의 합병에 반대하고 있다.

    대한항공은 이에 EU 집행위에 ‘기업결합 시 아시아나항공 화물사업을 매각하겠다’는 조건부 매각 계획을 시정 조치안에 담아 전달하고, 향후 기업결합 승인이 이뤄지면 화물사업 인수 측과 ‘고용 보장 및 처우 개선’을 전제로 한 화물사업 매각 협상을 벌인다는 방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