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9월까지 LPG차 판매 지난해 대비 23.5% 감소정부 친환경차 정책, 전기차 충전 문제로 부활 조짐출력·연비 개선… “LPG 하이브리드 경쟁력 충분”
  • ▲ 국내 LPG 승용 차종 중 올해 1월~9월까지 가장 판매량이 많은 현대차 쏘나타의 주행 모습 ⓒ현대자동차그룹
    ▲ 국내 LPG 승용 차종 중 올해 1월~9월까지 가장 판매량이 많은 현대차 쏘나타의 주행 모습 ⓒ현대자동차그룹
    친환경차 시장이 커지고 있지만 LPG차 수요는 점차 줄어들고 있다. 1톤 화물차 부활과 전기차 대체재 역할이 부각되면서 성장세로 돌아설지 주목된다.

    24일 업계에 따르면 올해 1월부터 9월까지 LPG차 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3.5% 감소한 4만8068대로 집계됐다.

    같은 기간 전기차는 11만5007대, 하이브리드차는 26만1309대 판매됐다. 전기차 판매는 2.2% 줄어들면서 주춤했지만, 하이브리드차는 38.2% 증가했다. 친환경차 판매 중 하이브리드차의 비중이 67.2%를 차지하며 대세로 굳어졌다.

    전체 자동차 중 등록대수로 따져봤을 때 LPG차의 비중도 점차 줄어드는 추세다. 지난해 LPG차 등록 대수는 지난해 말 기준 190만4860대로 전체 7% 수준이다. 지난해 전기차와 하이브리드차, 수소전기차의 등록 대수는 153만8084대로, 올해 LPG차 등록대수를 넘어설 것이 확실시된다.

    LPG차 판매량이 감소한 데에는 친환경차 혜택이 전기차에 집중됐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게다가 전기차가 시기상조라고 생각하는 고객들은 하이브리드를 주로 선택하고 있다. 충전의 불편함과 화재에 대한 불안감이 해소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다만, 환경규제가 강화되면서 디젤차의 빈자리를 LPG가 채우는 모습이다. 운행 거리가 많은 상용차는 정부 주도로 친환경차 전환을 진행하고 있다. LPG차는 경유차와 비교해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93분의 1 수준으로, 휘발유차와 비교해도 질소산화물 배출량이 3분의 1 수준으로 적다.

    내년 1월부터 시행하는 대기환경개선특별법에 따라 현대차·기아는 1톤 상용차 포터와 봉고의 디젤 모델 생산을 11월부로 중단한다. 12월부터는 LPG 모델을 생산할 예정이며, LPG 포터의 부활은 2003년 이후 20년만 이다.

    앞서 1톤 트럭 전기차가 보급된 가운데, 충전 문제가 불거지면서 LPG 트럭 판매는 탄력을 받을 전망이다. 지난해 포터는 9만2411대, 봉고는 6만4826대로 국내 자동차 판매량 기준 1위와 4위를 차지한 만큼 볼륨이 큰 모델이다. 올해 1월~9월 포터 일렉트릭은 2만1591대 판매된 만큼, 디젤의 빈자리를 LPG가 채운다면 연간 5만대 이상 판매도 점쳐진다.

    승용차 시장은 또 다른 문제다. 장애인 등 일부 계층과 차종에 제한됐던 승용 LPG차 판매는 2019년 3월 관련 규제가 전면 폐지되면서 관심을 끌었다. 르노코리아 QM6를 비롯해 기아 스포티지나 KG모빌리티 토레스 등 SUV 모델이 도넛형태 LPG 연료 탱크를 트렁크에 적재하면서 상품성을 시장에서 인정받았다.

    다만 LPG는 그보다는 가솔린과 디젤 등 내연기관과 비교했을 때 낮은 출력과 연비로 인해 소비자의 선택을 덜 받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상대적으로 차종 선택지가 다양하지 않은 점도 여전히 걸림돌로 작용한다.

    LPG차는 단점으로 지적된 부분을 개선하고 지속 발전하는 추세다. 국내 LPG차 기술력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알려져있으며, 대한LPG협회에 따르면 낮은 연비를 고려하더라도 휘발유차에 비해 유류비는 23%이상 절감된다.

    최근 개발중인 LPG 하이브리드는 친환경성은 물론, 출력에 대한 아쉬움도 해소할 것으로 보인다. LPG 하이브리드는 LPG 엔진을 사용하면서 전기 모터를 탑재하는 형태다. 전기 모터로 부족한 출력과 토크를 더하고, 효율성도 더욱 높일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택시 시장에서 줄어드는 LPG 모델과 1톤 화물차 보조금 지급 종료는 LPG차 확대에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올해 1월부터 8월까지 신규 등록 택시 중 60%인 1만5554대는 LPG 모델이며, 전기차가 9743대로 37.7%를 차지하고 있다. 전기차 택시는 보조금과 더불어 차종 선택의 폭이 늘며 증가하는 추세다. 반면 LPG택시 전용 모델은 2021년 기아 K5를 단종한데 이어 현대차 쏘나타도 단종 수순을 밟으면서 입지가 줄어드는 상황이다.

    1톤 LPG 화물차가 재출시되지만, 보조금 지원은 종료되는 엇박자로 인해 신차 효과가 반감될거라는 우려도 나온다. LPG 1톤 화물차 신차 구입 지원사업은 경유 1톤 화물차 폐차를 통해 LPG차 전환 시 100만원을 지급하는 형태다. 해당 사업은 2021년 대당 400만원에서 올해 100만원까지 지원 규모가 감소했고, 내년에는 운영하지 않을 전망이다.

    전문가들은 LPG차가 탄소감축 과도기에 도움이 되며, LPG 하이브리드가 충분한 경쟁력이 있다고 강조한다.

    김필수 대림대 자동차학과 교수는 “LPG차는 유해 배출가스를 상대적으로 적게 배출하고, 전국에 충전소 인프라도 이미 갖춰 전기차 전환기 탄소감축에 도움이 될 것”이라며 “LPG 하이브리드는 환경과 연비를 충족하면서 전기차 충전과 화재에 대한 불안감을 해소할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