尹 중동 순방…정 사장 비롯 가장 많은 계열사 임원 동행네옴시티 관련 건설기계·전력기기 수주 기대감↑합작 조선소 등 첫 해외사업 통해 사우디 인연
  • ▲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각) 리야드 페어몬트 호텔에서 열린 한·사우디 투자포럼에서 정기선 HD현대 사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 사우디아라비아를 국빈 방문 중인 윤석열 대통령이 22일(현지시각) 리야드 페어몬트 호텔에서 열린 한·사우디 투자포럼에서 정기선 HD현대 사장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HD현대가 사우디아라비아에서 연일 수주 낭보를 울리며 제2의 중동 특수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윤석열 대통령의 중동 국빈 방문에 함께한 정기선 HD현대 사장이 사우디가 추진하는 메가 프로젝트인 네옴시티와 관련해 구체적인 성과를 이끌어낼지 주목된다.

    24일 재계 등에 따르면 정기선 사장은 21일부터 오는 26일까지 4박6일간 윤 대통령의 사우디, 카타르 국빈 방문 일정을 경제사절로 동행한다.

    이번 동행에서 정 사장을 비롯해 주영민 HD현대오일뱅크 사장, 박승용 HD현대중공업 부사장, 류근찬 HD한국조선해양 전무, 변석점 HD현대건설기계 상무, 김도균 HD현대일렉트릭 상무 등 가장 많은 계열사 임원들이 동행했다.

    가장 큰 주목을 받는 것은 사우디 네옴시티 프로젝트를 중심으로 한 건설기계와 전력기기 등에서의 협력이다. 네옴시티는 지속가능한 친환경 인프라를 기반으로 계획된 도시인 만큼 신재생에너지 인프라 관련 수주 전망도 긍정적이다.

    이미 HD현대의 관련 계열사들의 사우디 관련 수주 소식이 잇따르고 있다. HD현대의 전력기기·에너지솔루션 계열사인 HD현대일렉트릭은 전날 사우디 리야드에서 열린 ‘한·사우디 투자포럼’에서 사우디 송·변전 건설 전문기업 알지하즈와 670억원 규모의 380㎸ 고압 차단기·변압기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 HD현대오일뱅크도 사우디 국영 석유기업인 아람코와 ‘블루암모니아 개발·보급 협력·탄소 포집 기술을 활용한 친환경 수소 생태계 구축을 위한 양해각서를 맺었다. 

    최근에는 건설기계 계열사 HD현대인프라코어가 네옴시티 프로젝트에 투입되는 53톤 대형 굴착기 30대와 대형 휠로더 50대 등 총 80대 공급 계약을 체결하기도 했다. 

    정 사장은 국내 재계 리더들 중에서도 사우디와 인연이 깊은 인물로 손꼽힌다. 

    특히 2017년 설립된 아람코와의 합작 조선소 프로젝트는 정 사장이 주도한 첫 해외사업이다. 첫 해외사업인 만큼 들인 공도 남다르다. 정 사장은 협력 논의가 처음 시작된 2015년 3월부터 TF팀을 꾸리고 직접 수차례 사우디를 방문하면서 프로젝트의 전 과정을 직접 챙겼다. 2020년에는 아람코와 함께 선박 엔진 제작·A/S 합작사 설립을 주도하기도 했다.

    올 연말 준공될 합작 조선소(IMI)와 오는 2025년 생산 시작 예정인 엔진 합작사는 향후 그룹의 중동 시장 확대 위한 전초기지로 활용될 것으로 예상된다. 

    엔진 합작 공장이 들어서는 킹살만 조선산업단지는 정주영 현대그룹 창업주가 ‘중동 붐’ 물꼬를 텄던 주바일 지역 인근에 위치해 있다. 1976∼1979년 현대건설이 건설한 주바일 항만은 당시 한국 정부 예산의 25% 달하는 9억 달러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였다.

    정 사장이 구축한 HD현대와 사우디의 돈독한 관계는 조선업에 한정되지 않는다. HD현대는 2019년 12월 아람코에 현대오일뱅크 주식 4166만4012주(17%)를 1조3749억원에 매각, 아람코가 2대 주주에 오르면서 지속적인 협력관계를 이어가고 있다. 

    한편 윤 대통령은 이번 중동 순방 중에 열린 '한·사우디 투자 포럼' 기념사에서 두 국가 간 대표적인 협력 사례로 IMI를 거론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