싱글셀 CRO사업 확장, "2년 뒤 국내 매출 5배 증가" 일본 통해 아시아인 대상 임상샘플 수주 유치 목표"대형 제약사 중심 싱글셀 분석 도입 사례 증가"
  • [편집자주] 그야말로 K바이오 혹한기다. 얼어붙은 투자심리는 녹을 기미가 보이지 않고 기업공개(IPO) 흥행부진은 장기화되고 있다. 그럼에도 바이오텍들은 1분, 1초도 허투루 보낼 수 없다. 자체 기술력으로 IPO를 통한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거나 글로벌 시장을 노크하는 기업들은 지금 이 순간에도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뉴데일리는 거창한 스포트라이트를 받지 못하더라도 자신들의 텃밭을 가꾸느라 여념이 없는 바이오기업을 만나 향후 사업 비전을 들어봤다. 
  • ▲ 지니너스 박웅양 대표. ⓒ서성진 기자
    ▲ 지니너스 박웅양 대표. ⓒ서성진 기자
    "지니너스의 본격적인 매출 성장은 일본 시장공략과 함께 내년부터 전환점을 맞을 것이다." 

    신약개발 서비스 '싱글셀' CRO(임상시험수탁기관)를 주력하고 있는 지니너스 박웅양 대표가 향후 매출 성장 전략에 대해 공개하며 전한 말이다. 

    지니너스는 지난 2018년 삼성서울병원에서 스핀오프한 기업으로 삼성유전체연구소 박웅양 소장이 창업해 약 3년 만에 코스닥 시장에 입성하는 성과를 보였다. 

    단기간 내 빠르게 성장할 수 있었던 배경은 싱글셀에 있다. 싱글셀은 유전체 분석 기술인 PCR(중합효소 연쇄반응)·NGS(차세대 염기서열 분석)에서 발전된 기술이다.

    암 유전체 진단부터 정밀분석 등을 통해 신약에 알맞는 환자를 선별해 주는 선행 연구를 지향한다는 점에서 신약개발에 용이하게 작용해, 최근 신약개발 기업을 중심으로 싱글셀 CRO 사업이 확장되고 있는 추세다. 

    지니너스는 파로스아이바이오·카카오헬스케어·랩지노믹스 등 국내 다수 기업과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것을 발판으로 최근 일본 시장공략에 나섰다. 지난 16일 지니너스의 일본 자회사 'GxD'가 일본 National Cancer Center Hospital East (이하 NCCHE)와 정밀의료 유전체 정보 분석 공동연구를 위한 업무협약(MOU)을 체결한 것이다. 

    박 대표는 "지니너스의 매출이 지난해 100억 정도 기록했는데, 올해는 경기침체에 따라 비슷한 정도를 기록할 것 같다"며 "다만 내년부터는 국내 성장을 비롯해 일본에서만 50억원의 매출이 예상된다"고 설명했다. 
  • ▲ ⓒ서성진 기자
    ▲ ⓒ서성진 기자
    ◆ 암유전체 데이터만 약 '1만 5000명'… "싱글셀 CRO 2년뒤 국내 100억"

    지니너스는 진단기업으로 시작했지만, 현재 싱글셀 CRO사업에 더욱 주력하고 있다. 삼성유전체연구소에서 보유한 1만 5000명의 암유전체를 현장에서 적극 활용하고 있는 것이다. 

    싱글셀 분석은 조직 전체를 분석하는 기존의 유전체 분석 기술과는 다르게 개별 세포의 유전체를 하나씩 분석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암 조직에는 암세포 외 일반 세포와 각종 면역세포와 같은 여러 종류의 세포가 복잡하게 섞여 있다. 현대 암 연구에서는 암 조직 내에 있는 각각의 세포 특성·위치 및 분포에 따른 암세포와의 상호작용이 암의 예후 및 치료제 반응에 밀접한 연관성을 가진다고 밝히고 있다. 

    그러한 측면에서 지니너스의 싱글셀 분석 서비스는 암 조직 내 환경에서 면역세포 프로파일링을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는 효과적인 도구로 사용된다. 

    현재까지 싱글셀 분석 기술은 제약 임상연구보다는 기초 연구 분야에서 더 많이 활용되고 있는데, 최근 대형 제약사들을 중심으로 신약 임상시험에 싱글셀 분석을 도입하는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특히 면역항암제의 개발에 있어 면역 항암작용의 정확한 분석을 위해서는 싱글셀 분석 기술이 필수적이라는 것이 박 대표의 설명이다. 

    박 대표는 "앞으로 싱글셀 분석 시장의 주요 고객층이 연구자에서 제약사로 이동하게 되면 샘플 규모 및 분석 건수가 크게 증가해 시장 규모가 더욱 확대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며 "지니너스는 이러한 흐름에 맞춰 올해 3월 싱글셀 CRO 서비스 개념을 최초로 도입해 현재 국내외 고객사들을 유치하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까지 체결한 MOU는 크게 신약개발·분석 서비스 제공·DTC 유전자검사 연계 협력의 3종류로 구분할 수 있다.

    신약개발 분야에서는 공유 신항원 항암백신의 공동개발과 제약사의 신약개발을 위한 바이오마커 발굴 등을 협력하면서 시너지를 창출할 수 있고, 분석 서비스 제공 분야는 NGS 기반 암 유전체 분석서비스 및 연구용 분석 서비스를 시장에 효과적으로 공급할 수 있도록 협력한다. 

    마지막으로 DTC 유전자검사 연계는 파트너사인 플랫폼 기업 또는 가맹점 유치 기업이 희망하는 DTC 유전자검사 상품을 디자인하고 공급하는 것을 목적으로 하고 있다.

    그는 "싱글셀 CRO 사업은 면역항암제 등 항암제와 관련해 사업이 진행되고 있는데 자가면역 분야에도 활용될 수 있다"며 "현재 싱글셀 CRO에서 20억원 정도 매출을 확보하고 있는데, 사업이 확장되면서 2년 뒤 국내에서만 약 100억원의 매출을 기록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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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서성진 기자
    ◆ 내년부터 본격화되는 日 시장공략…  '가격 경쟁 두 배' 

    지난해 7월 지니너스는 약 20억원을 투자해 일본에 GxD를 설립했다. GxD는 고도화된 싱글셀 및 오믹스기반 CRO 서비스를 일본 시장에서 제공하기 위한 지니너스의 첫 해외 자회사다. 

    지니너스는 적극적인 매출 성장 전략으로 싱글셀 분석의 ▲경쟁력 발휘 ▲높은 가치의 서비스 제공 ▲데이터 상업화와 같은 파생 비즈니스가 가능한 국가의 진출을 검토한 결과, 일본을 대상으로 연구용 싱글셀 분석 서비스를 제공하는 GxD를 설립하게 된 것이다.  

    최근 NCCHE와의 MOU를 통해 지니너스는 연내 일본 현지 랩을 구축하고 내년부터 병원과 제약사 대상으로 유전체진단 및 싱글셀 분석을 포함한 멀티오믹스 분석 솔루션을 제공하게 된다. 

    또한 GxD와 NCCHE는 유전체 관련 공동연구 및 질병의 진단과 치료를 위한 기술 개발을 추진할 계획이다.

    박 대표는 "현재 지니너스의 상황에서 매출의 극대화, 더 나아가서 손익 분기점에 달하는 매출규모 달성을 위해서는 국내 시장 규모의 확대를 기다릴 필요가 있다"며 "국내 시장에서 압도적인 점유율을 보유한 지니너스로써는 시장 규모가 커지는 만큼의 매출 성장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국내 시장 규모의 확대를 기다리기만 하는 것은 수동적인 대응이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일본은 글로벌 대형 제약사들의 아시아인 대상 임상시험이 활발히 진행되는 나라다"며 "지니너스는 GxD를 통해 일본 내 고객뿐 아니라 일본에서 진행되는 글로벌 제약사의 임상샘플 수주를 유치할 계획이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지니너스는 미국 식품의약국(FDA) 임상샘플 수주를 위한 현지 실험실의 인증 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박 대표는 "창업 당시 직원 30명 정도에 매출 30억원 정도를 기록했지만, 현재는 직원도 매출도 3배 이상 증가했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나라보다 일본 시장의 가격 경쟁력은 두 배 이상 높고, 싱글셀 CRO를 필요로 하는 제약사들이 훨씬 많다"며 "이러한 일본의 상황들이 지니너스 매출에 기여하고, 향후 미국 시장공략에도 나설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한편, 지니너스는 자체 개발한 항암백신 플랫폼인 '백시너스'를 활용해 개인 맞춤 항암백신과 공유 신항원 항암백신을 개발하고 있다.

    개인 맞춤 항암백신은 11월에 진행되는 SITC(미국 면역항암학회)를 통해 전임상 결과 데이터를 공개하고 내년 중 임상 1상 IND 제출을 목표로 하고 있고, 공유 신항원 백신은 췌장암 백신 개발을 위해 작년부터 레나임과 공동연구계약을 체결해 협력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