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후 2시 시작해 오후 9시 40분 정회31일 D-day…합병 불확실성 더 커져중요 사안인 만큼 내일 바로 재논의 유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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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끝내 화물사업부 매각 여부를 결정하지 못하고 정회했다. 찬반 의견이 팽팽하게 맞서면서 결론을 내지 못한 것. 

    30일 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는 이날 화물사업 매각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개최됐지만, 약 8시간 토론에도 결론을 내리지 못하고 추후 다시 이사회를 열기로 했다. 

    다음 이사회 일시와 장소는 미정이지만, 내일 오전 재개할 가능성에 무게가 실린다.

    아시아나항공 이사회는 이날 오후 2시 시작해 오후 5시께 잠시 정회했다가 오후 5시 35분에 속행됐다. 하지만 결론을 내지 못하고 오후 9시40분께 정회했다. 

    화물사업부 매각 안건에 대해 이사들 간 의견이 갈리며 끝내 합의점을 도출하지 못한 것으로 풀이된다.

    이날 이사회 직전에는 진광호 전무(사내이사)가 일신상의 이유로 돌연 사임하기도 했다. 진 전무는 의사결정에 대한 부담감을 이기지 못하고 사임했다. 화물매각 반대시에는 내부의 반발이, 찬성 시에는 향후 배임 논란에 휩싸일 수 있기 때문이다.  

    진 전무의 사내이사 사임으로 이사회는 원유석 대표(사내이사)와 사외이사 4인 등 5명의 이사진으로 진행됐으며, 5명 중 3명 이상이 찬성하면 화물사업을 매각하는 안건이 통과되는 상황이었다.

    화물 분리매각을 찬성하는 측은 아시아나항공의 지난 6월 기준 부채비율이 1700%가 넘는 등 합병이 무산될 경우 생존 자체가 어려워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생존을 위해선 화물사업을 매각해서라도 대한항공과 합병해야 한다는 의견이다.

    반대하는 측은 화물사업부 매각이 주주에 대한 배임 소지가 있고, 직원 반대 등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화물사업을 매각한들 EU 집행위의 합병승인을 보장하기 어렵고, 핵심 사업부인 화물을 뗀다면 아시아나 경쟁력이 크게 훼손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이날 이사회에서 결론을 도출하지 못한 가운데 31일이 최대 고비로 지목되고 있다. 대한항공은 EU집행부에 아시아나 화물사업 매각안 등을 포함한 시정안을 이달 말까지 제출하기로 했고, 이를 위해 아시아나항공 이사회 결과를 기다리고 있다.

    아시아나항공이 31일 이사회를 재개해 화물사업 매각을 통과시킨다면 대한항공은 약속한 기일 내 EU 측에 시정안을 제출하고 다음 스텝을 밟을 수 있다. 그러나 아시아나가 결론을 내지 못한다면 사실상 대한항공은 화물사업 매각을 EU에 제시할 수 없고, 합병은 사실상 중단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한편 대한항공은 아시아나항공 이사회가 화물사업부를 매각하기로 결정한 뒤 실제 매각이 성사돼야 하는 만큼 인수하는 측이 고용 유지와 처우 개선을 할 수 있도록 지원할 방침이다. 이날 오전 열린 대한항공 이사회에서는 아시아나항공에 7000억원의 계약금과 중도금을 활용해 재무적 지원을 하는 방안도 결의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