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매도 상위 2차전지, 제약·바이오 수급 수혜게임주도 실적 맞물려 급부상…브로커리지 수익 증권주단기 테마성 투자 접근 유효…중요한 건 펀더멘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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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갑작스런 공매도 전면 중단 조치에 증시가 널뛰는 가운데 투자자들은 공매도 수혜주 찾기에 분주한 모습이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전일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22.34포인트(0.91%) 하락한 2421.62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최근 2거래일 동안 80.75포인트 하락하면서 공매도 금지 조치 첫날 지난 6일의 상승분(134.03포인트) 절반 넘게 반납했다. 

    코스닥도 마찬가지다. 지난 7일 코스피는 전일 대비 13.35포인트(1.62%) 내린 811.02에 거래를 마치며 이틀 연속 1%대 하락을 기록했다. 지난 6일 상승분(57.4포인트)의 절반을 2거래일 만에 되돌림했다.

    공매도 금지 조치 시행 이후 외국인 자금이 계속 빠져나가고 있고 국내 수급이 이를 받쳐주지 못하면서 증시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단 분석이 나온다.

    지수가 불안정한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시장 참가자들은 공매도 수혜주 찾기에 나섰다.

    대체로 공매도 거래가 많았던 종목을 중심으로 숏 커버링에 따른 단기적으로 수혜를 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한동안 뜨거웠던 2차전지와 오랫동안 눌려있던 제약·바이오업종이 공매도 금지 조치의 최대 수혜주로 거론된다. 

    지난 1일 기준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을 통틀어 공매도 잔고금액이 가장 높은 종목은 에코프로(1조90억원)였다. ▲에코프로비엠(9681억원) ▲포스코퓨처엠(6952억원) ▲POSCO홀딩스(6101억원) ▲셀트리온(5105억원)이 뒤를 이었다. 2차전지와  제약·바이오 섹터가 상위권을 이뤘다.

    이동건 SK증권 연구원은 "현재 이차전지 등이 포함된 산업재 업종 다음으로 공매도 비중이 가장 높은 업종은 제약·바이오로, 해당 기업들의 주가 관점에서 공매도 금지는 긍정적"이라고 평가했다.

    다만 중지 조치 첫날 상한가를 기록했던 에코프로, 에코프로비엠 등 2차전지주들은 이틀 연속 하락하며 높은 변동성을 보이고 있다.

    공매도 금지와 맞물려 호실적과 신작 출시에 대한 기대감이 커진 게임주 역시 수혜주로 급부상하고 있다.

    공매도 중단 첫날 이후 증시가 이틀째 약세를 보이는 가운데서도 게임주들은 강세를 보였다. 크래프톤은 3분기 어닝 서프라이즈에 전일 10.61% 급등했다. 액토즈소프트(29.99%), 위메이드(16.70%), 네오위즈홀딩스(11.03%), 룽투코리아(10.18%) 등 게임주들 역시 동반 상승했다.

    임희석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게임주 시가총액 6개 회사에 대한 지난 한 달간 공매도 일간 거래대금 비중 평균은 15% 수준으로 5% 전후인 전체 증시 평균보다 3배가량 높다"며 "한시적 전매도 전면금지로 게임산업에 대한 투자심리가 개선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밖에 증권주도 수혜주로 거론된다. 개인투자자 중심의 거래대금 증가로 수수료 수익 증가가 기대돼서다. 공매도 중단 조치 첫날 키움증권은 10.02%, 미래에셋증권은 8.79%, 삼성증권은 4.98% 급등한 바 있다.

    안영준 하나증권 연구원은 "과거 세 차례의 공매도 금지 기간 동안 증시는 하락 압력에도 하방이 지지돼 이후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는데, 특히 상승하는 과정에서 증시 거래대금이 크게 증가했다"며 "이번 공매도 금지 기간에도 개인투자자의 유입으로 증시 거래대금이 증가하고 증권사의 브로커리지 수수료 수익 증가 요인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전문가들은 단기적으로는 수급에 호재인 만큼 테마의 관점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조언한다. 공매도 금지에 따른 숏커버링에 의존하는 수급만으로는 추세적인 상승에는 한계가 있단 분석이다.

    노동길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로 국내 주식시장 개인 투자자 수급 의존도 높아질 전망"면서도 "금리 대비 주식시장 상대 기대수익률과 유동성 환경을 고려하면 개인 수급 유입 강도는 과거에 비해 약할 수 있다. 공매도 금지에 따른 숏커버 영향력은 2주를 정점으로 약화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때문에 공매도 금지 수혜주를 찾기보다 실적과 펀더멘탈에 집중해야 한다는 조언이 나온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시간이 지날수록 주가는 공매도 금지 영향보다 기업 펀더멘털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며 "단순 낙폭 과대에 따른 숏커버 종목은 수급 재료가 사라지면 다시 조정을 보일 공산이 크다"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