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SK하이닉스 등 반도체주 약 5000억원 넘게 순매수 반도체, 업황 회복 신호 뚜렷…실적 기대감 상승 공매도 금지 이후 2차전지 대규모 매도 압력…이탈 가속화 우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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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증시에서 외국인 투자자의 이탈이 가속화되고 있다. 다만 실적 개선 기대감이 커지고 있는 반도체주 중심의 순매수세를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9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공매도가 전면 금지된 지난 6일 이후 전일까지 삼성전자를 3180억원어치 순매수한 것으로 집계됐다. 

    외국인 순매수 상위 10개 종목 가운데 4개가 반도체 관련주였다. 

    외국인은 SK하이닉스를 2459억원 사들였고 한미반도체(428억원), 삼성전자우(418억원) 등도 400억원 이상 순매수했다. 

    공매도 금지 이후 외국인들의 수급이 2차전지에서 반도체로 넘어가는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는 분석이다. 

    외국인은 공매도 금지 첫날인 지난 6일 2차전지주를 집중 매수했다가 하루만에 팔아치웠다. 공매도 잔액이 높았던 2차전지 업종을 중심으로 쇼트커버링에 나섰던 것으로 풀이된다. 

    다만 수급이 단기간에 소화되면서 극심했던 증시 변동성이 잦아들고 있다. 코스피지수는 지난 6일(+5.6%)과 7일(-2.3%) 널뛰는 장세를 보이다 지난 8일(-0.91%) 진폭을 축소했다. 

    전문가들은 공매도 금지로 인한 여진이 당분간 이어질 수 있으나, 시간이 흐를수록 반도체 등 펀더멘털(기초여건) 개선 업종을 중심으로 반등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공매도 금지 사태의 여진은 금주 남은 기간 동안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실적, 펀더멘털을 도외시하는 수급 불안 장세를 만들면서 증시 대응 난이도를 높일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어 "이같은 왜곡된 환경에서는 반도체, 자동차 등과 같은 수출 실적 및 이익 전망이 호전되고 있는, 즉 펀더멘털 개선 업종을 중심으로 대응해 나가는 것이 적절할 것"이라고 짚었다.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지금까지 특정 이슈로 인해 공매도 잔량이 많이 쌓인 종목들이 단기적으로 가장 빠르게 움직일 것"이라면서도 "시간이 지날수록 공매도 규제에 의한 종목 반등은 펀더멘털(기초여건)에 따라 움직일 것"이라고 분석했다. 

    반도체 업황은 회복세를 이어갈 거란 전망이 우세하다. 

    김형태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단기 수요에 갖는 의구심이 상존하고 있는 상황이나 회복 속도보다 수급 환경 개선에 따른 공급자들의 주도권 탈환에 주목할 시점"이라며 "메모리 공급 조절이 지속되고 충분한 가격 하락이 이뤄진 이후 9월부터 D램 가격의 반등이 확인되고 있으며 낸드(NAND) 가격도 하락세를 멈췄다. 고객사들도 메모리 가격 인상 요구를 대체로 수용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밝혔다. 

    한편 공매도 금지로 인해 외국인 투자자들의 국내증시 이탈 가속화 우려도 나오고 있다. 외국인은 지난 3개월 연속 코스피와 코스닥시장에서 순매도를 기록했다. 9월 2조2811억원에서 지난달 3조3889억원으로 순매도 폭을 키우고 있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연말까지 국내 증시는 조정 장세를 보일 것"이라며 "공매도 금지는 외국인 수급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다. 외국인이 지난 6월부터 꾸준히 매도를 이어가고 있는 점, 국내 증시에 대한 수요 회복이 지연되고 있는 점을 고려했을 때 수급 이탈이 증시를 끌어내릴 것"이라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