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섬·신세계인터 영업익 70% 급감코오롱FnC 99억원 적자 하반기 소비 심리 꺾여… 해외 수입 브랜드 수요 감소
  • 패션업계가 올해 2분기에 이어 3분기에도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팬데믹 기간 국내 소비가 폭발적으로 증가하면서 역대급 초호황을 누렸으나 이 효과가 떨어진 것. 패션업계는 전통적으로 3분기 이익 규모가 적은데 회사마다 투자까지 확대하면서 실적이 급감했다.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섬은 올해 3분기 매출 3241억원, 영업이익 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1%, 73.0% 감소했다. 이는 증권사 시장 컨센서스(평균 전망치)를 밑돈 수치다. 에프앤가이드가 집계한 한섬의 3분기 실적 전망치는 매출 3284억원, 영업이익 155억원이었다.

    회사 측은 "소비심리 둔화에 따른 의류시장 위축과 해외 브랜드 론칭 등 신규 투자 확대의 영향으로 실적이 감소한 것"으로 분석했다.

    신세계인터내셔날은 올해 3분기 연결 기준 매출이 3158억원, 영업이익이 60억원을 기록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8.5%, 75.1% 감소했다. 메종마르지엘라 등 주요 해외 브랜드와의 계약이 종료되면서 매출 공백이 발생한 것이 패션 부문 실적에 영향을 미쳤다. 해외 브랜드 매출에서 36% 감소한 것으로 추산했다.

    코오롱인더스트리FnC부문은 올해 3분기 매출이 247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늘었지만 99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헤드, 리멘터리 등 신규 브랜드 론칭 및 기존 브랜드 리뉴얼, 골프 시장 약세 등으로 전년 동기 대비 영업이익은 줄었다고 분석했다. 

    3분기 실적이 공개를 앞둔 LF도 실적이 감소할 것으로 예상된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LF는 3분기 매출 4228억원, 영업이익 14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각각 2.7%, 51.1% 줄어들 것으로 추정했다.
  • ▲ 세이브더덕 팝업스토어 오픈 ⓒ신세계인터내셔날
    ▲ 세이브더덕 팝업스토어 오픈 ⓒ신세계인터내셔날
    패션업계가 올들어 일제히 부진한 실적을 낸 배경에는 코로나19 엔데믹에 따른 역기저효과 영향도 있지만 고물가, 고금리에 따른 소비 심리가 꺾인 영향이 큰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은행이 발표한 2023년 10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10월 중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98.1로 전월 대비 1.6포인트(p) 하락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8월부터 3개월 연속 하락했다.

    특히 물가가 높게 유지되면서 가계의 가처분소득이 전반적으로 줄어들어 명품이나 해외 수입 브랜드 소비가 줄어든 탓도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발표한 9월 주요 유통업체 매출 현황에 따르면 지난달 백화점 명품 매출은 -3.5%를 기록하며 8월(-7.6%)에 이어 역신장했다. 이런 상황에서 해외 수입 브랜드의 매출 비중DL 30~ 60%가량을 차지하는 패션업계에선 부담으로 작용했다는 시각이다.

    유정현 대신증권 연구원은 "9월 날씨가 평균보다 기온이 높았던 영향으로 겨울 의류 매출 발생이 지연되며 전반적인 실적부진을 야기했다"면서 "올해 해외여행 등 큰 지출을 동반하는 다른 소비가 늘고 지난 2년간 패션업계 고성장이 부담으로 작용 중"이라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