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이번주에만 美 콩 300만t 이상 사들여"美와 관계 개선 위한 '곡물 외교' 목적"美·中 양국, 디커플링 대신 건강한 경제 관계 추구키로
  •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해 11월1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미중 첫 대면 정상회담을 열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오른쪽)이 지난해 11월14일(현지시간) 인도네시아 발리에서 미중 첫 대면 정상회담을 열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악수하고 있다. ⓒ연합뉴스
    중국이 미국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미국 대두(콩)를 이례적으로 대량 수입하고 있다. 중국이 미국과의 관계 개선을 목적으로 한 '곡물 외교'에 나서면서 얼어붙었던 양국 간 경제 관계가 완화 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12일 블룸버그 등 외신에 따르면 세계 최대의 콩 수입국인 중국은 이번 주에만 미국으로부터 300만t 이상의 대두를 수입했다.

    이번 거래는 중국 국영 곡물 업체인 시노그레인이 주도했으며 이를 통해 중국 내 대두 재고량은 크게 증가할 전망이다. 중국이 앞서 미국산보다 저렴한 브라질산 대두 구매를 확대하고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이번 미국산 콩 수입 규모는 이례적이다. 지난달에는 미국 아이오와에서 열린 포럼에서 코프코 인터내셔널 등 중국 곡물업체들이 미국의 식품회사들과 11건의 협정을 체결했다.

    세계 최대 농산물 거래업체인 카길의 세계무역 책임자인 알렉스 산펠리우는 "중국은 미국산 대두가 브라질산보다 비싼데도 사들였다"며 "자국 내에서 필요한 양보다 더 많이 구매하고 있는데, 이는 비축 물량을 쌓으려는 것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는 오는 15일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리는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 간 정상회담을 앞두고 중국이 미국에 보내는 선의의 제스처이자, 정치적 수단으로 활용하고 있다는 것이 주요 관계자들의 분석이다.

    세계 1, 2위 강대국인 미국과 중국은 치열한 패권 경쟁을 펼치며 지난 수년간 서로를 견제하고 비판해왔지만, 이번 회담에서 양국 관계의 파국을 막는 안전장치를 마련하고 관계 안정화 방안에 대해 주로 논의할 것으로 전망된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부 장관과 허리펑 중국 국무원 부총리는 지난 9일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만나 공동 해결책 모색, 이견 해결, 오해 회피 등을 위해 소통을 강화하기로 합의했다. 양국은 서로 디커플링(decoupling·공급망 등 분리)을 모색하지 않고 건강한 경제 관계를 추구한다는 방침이다.

    옐런 장관은 회담 및 기자회견에서 "건전한 경제 경쟁을 위해서는 규칙에 기반을 둔 공정한 경쟁의 장이 필요하다"면서 중국의 비시장 정책과 관행 등이 미국 기업과 근로자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우려를 표했다.

    옐런 장관은 또 중국의 흑연 등 중요 광물 수출 통제에 대한 우려를 전달했으며 중국 기업이 러시아 방위산업 부문에 물질적 지원을 제공해서는 안 된다는 점도 강조했다.

    그는 "만약 중국 기업이 러시아 방위산업 부문에 지원을 제공할 경우 그들은 상당한 후과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허 부총리에게 "러시아의 방위 산업 부문을 지원하는 기업에 대해 중국이 단속하는 것을 보길 희망한다"고 전했다.

    이와 함께 미국의 대(對)중국 수출통제 조치와 관련, 명확하게 정의된 국가안보 우려에 기반해 목표를 좁게 설정한 가운데 진행된다는 점을 설명했다.

    옐런 장관과 허 부총리는 경제 성장, 금융 안정성, 규제 문제, 기후변화, 저소득 및 신흥경제국의 부채 문제 등에 대해서는 협력키로 했다. 이와 함께 국제 금융구조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여기에는 국제통화기금(IMF)의 쿼터 증액 등을 통한 소외된 회원국 및 지역의 목소리를 반영하기 위한 조치도 포함될 것으로 보인다.

    양측은 중국의 경제 발전 상황을 비롯해 대내외 거시 경제 및 금융 상황에 대해서도 의견을 주고 받았다.

    미 재무부는 보도자료에서 이번 회담에 대해 "광범위한 이슈에 대해 솔직하고 직접적이며 생산적인 논의를 가졌다"고 평가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