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모리 불황 속 3Q 누적 10조 영업익 벌어들인 MX…분기별 3조원대 고른 성적표내년 1월 갤24 공개…통역되는 '온디바이스AI'로 AI폰 시대 포문하반기 폴더블폰 전략 포인트 '중저가'…대중화 원년
  • ▲ 'AI Live Translate Call(실시간 통역 통화)' 기능 일러스트레이션 ⓒ삼성전자
    ▲ 'AI Live Translate Call(실시간 통역 통화)' 기능 일러스트레이션 ⓒ삼성전자
    올해 부진했던 메모리 반도체를 대신해 실적을 책임졌던 삼성 스마트폰 갤럭시가 내년엔 AI(인공지능)과 중저가 폴더블폰으로 존재감을 이어간다. 올해 바닥을 찍은 스마트폰 시장이 내년엔 회복세로 돌아선다는 점도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13일 전자업계와 증권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에서 스마트폰 사업을 맡고 있는 MX사업부문과 네트워크 사업부문은 올해 연간 기준으로 매출 115조 원과 영업이익 12조 원을 넘어설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 스마트폰 사업은 이미 지난 3분기에 누적 영업이익 10조 원을 넘어섰다. 매 분기 3조 원대 이익 달성에 성공하면서 고른 성적을 거둔데 이어 연말에도 경쟁사 신제품 출시로 경쟁이 치열한 가운데도 2조 5000억 원 안팎의 이익을 거두면서 한 해를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올해 스마트폰 사업 성과는 삼성의 실적 견인차 역할을 하는 반도체 사업이 업황 악화를 이어온 탓에 더 빛났다. 매분기 반도체 사업에서 나온 적자를 스마트폰 사업에서 메꾼다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올해는 특히 스마트폰 사업 역할이 상당했다.

    올해 삼성 스마트폰 사업 성과가 눈에 띈 만큼 내년에도 승부수를 던져 업황 회복으로 제자리를 찾을 반도체 사업과 실적 쌍두마차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우선 내년 상반기 신제품인 '갤럭시S24' 시리즈를 예년보다 보름 가량 먼저 출시해 내년 스마트폰 시장 선점에 나선다. 삼성은 통상 2월 초에 진행하던 신제품 공개 행사인 '언팩(Unpack)'을 올해는 1월 중순으로 앞당겨 일찍부터 시장 대응을 시작한다.

    이에 앞서 이번 갤럭시S24에서 보여줄 핵심 무기와 같은 새 기능이 먼저 공개되며 신제품에 대한 관심을 더 키웠다. 지난주 열린 '삼성 AI 포럼'에서는 삼성전자의 자체 개발 생성형 AI인 '가우스'와 AI 성능 강화를 위한 칩 '엑시노스2400'에 이어 기기에 내장되는 AI 서비스인 '갤럭시 AI'를 처음 선보였다.

    특히 갤럭시 스마트폰에서 '실시간 통역 통화(AI Live Translate Call)' 기능이 가능해진다는 점에서 주목을 한 몸에 받았다. 갤럭시 AI폰을 사용하는 이가 모국어로 이야기하면 별도의 외부 앱 등을 통하지 않고 갤럭시 내부에 탑재된 온디바이스 AI가 실시간으로 상대방의 언어로 통역해 전달해준다. 심지어 상대방이 갤럭시AI폰을 사용하지 않아도 통역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실제 제품이 출시됐을 때 사용 편의성에 많은 관심이 쏠리는 상황이다.

    하반기에 출시되는 폴더블 갤럭시도 진화에 나선다. 폴더블폰 시장을 개척하고 다지며 후발업체들의 시장 진입을 이끈 삼성이 이번엔 본격적인 폴더블폰 시장 '대중화'에 나서는 원년을 만들 것으로 기대된다.

    IT팁스터(정보유출자)와 샘모바일 등 외신에 따르면 삼성은 내년 하반기 중저가 폴더블폰 출시를 목표로 폴더블폰 생산 비용 줄이기에 돌입했다고 알려졌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트렌드포스도 삼성이 내년 중저가 폴더블폰을 출시할 것이라는 예상을 내놨다.

    이들이 예상하는 삼성 중저가 폴더블폰의 가격은 400~500달러(50만 원대) 수준이다. 삼성의 다른 중저가폰 라인업인 갤럭시A 시리즈 제품이 450달러, 갤럭시S23 FE가 600달러에 출시됐다는 점을 고려하면 다소 현실성이 없는 가격대라는 지적도 있지만 139만~210만 원 수준인 최신 폴더블폰 출고가 대비 낮아진 수준의 신제품이 나올 가능성은 여전하다.

    업계에선 삼성이 중저가 폴더블폰을 시장의 새로운 주류로 만들기 위해선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도 말한다. 일반 바형 스마트폰보다 폴더블 디스플레이와 경첩(힌지) 등에서 비용 부담이 더할 수 밖에 없는데다 폴더블 전용 소프트웨어 개발에 들어간 비용도 무시할 수 없는 부분이다.

    삼성이 상반기 AI폰 시대 개막에 이어 하반기에 폴더블 대중화까지 이끈다면 실적 측면에서도 올해보다 한층 더 발전된 모습이 기대된다. 증권가에선 내년 삼성전자 MX사업부와 네트워크사업부가 120조 원대 매출과 13조 원대 영업이익을 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내년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이 회복세로 돌아설 것이라는 전망도 삼성 MX사업엔 희소식이다. 전문가들은 올해 스마트폰 시장 수요가 바닥을 찍고 내년부턴 조금씩 회복에 나설 것으로 내다본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은 지난 2분기까지 9개 분기 연속 역성장하다가 지난 3분기 들어서 정체 수준으로 마무리했고 이때를 바닥 삼아 턴어라운드가 시작됐다고 예상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