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번가, 첫 해외 자회사 연길십일번가 지난달부터 업무개시국내에서 진행되던 카탈로그 검수 업무 中 자회사로 이관인건비 절감 효과 기대… “운영비용 절감, 경쟁력 강화”
  • 11번가가 국내에서 진행되던 상품 카탈로그 등의 검수 업무를 중국으로 넘긴다. 보다 인건비가 저렴한 중국 인력을 채용해 단순 업무를 소화해 운영비 부담을 낮추겠다는 전략이다. 

    11번가는 이를 위해 중국 연길시에 자회사 연길십일번가상무유한공사(이하 연길십일번가)를 설립하고 지난달부터 본격적인 운영을 시작했다.

    16일 11번가에 따르면 회사는 지난 7월 연길십일번가를 설립하고 지난달 개소식을 진행하고 업무를 개시한 상태다. 연길십일번가는 11번가의 첫 자회사다.

    이 법인에서는 상품 카탈로그 검수 업무가 진행되고 있다. 상품 카탈로그 검수는 11번가 같은 오픈마켓 사업자에게는 통상적으로 이뤄지는 검수다. 같은 종류의 상품이 카테고리 별로 잘 묶여 있는지, 가격비교 상품의 오매칭에 대한 검수를 통상적으로 진행하고 있다. 지금까지는 11번가는 본사와 외주협력사를 통해 이들 검수 업무를 진행해왔다. 하지만 단순 작업인대다 업무량이 늘면서 인건비가 저렴한 중국으로 눈길을 돌린 것이다. 

    현재 11번가의 카탈로그 검수 업무는 물론 동영상 리뷰에 대한 검수까지 연길십일번가가 진행하고 있다. 당연히 직원은 현지 중국인으로 채워졌다.

    11번가 관계자는 “운영비용 절감 및 운영 전문 인력들을 통해 상품 검색 품질과 가격비교 등 고객의 경험이 크게 좋아지면서 플랫폼 경쟁력이 강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11번가가 중국에서 연길을 택한 것은 문화적 특성이 주효했다. 연길시는 중국 지린성 동부에 위치한 도시로 연변 조선족 자치주의 중심 도시다. 우리말이 일상적으로 통용될 정도로 언어 장벽이 없음에도 직원 월 급여는 한국 돈으로 70만~80만원 수준이다.

    비용 부담이 적다보니 ‘중국 내 저렴한 한국’이라는 평가까지 나온다. 실제 유통업계에서도 연길은 비용절감의 수단으로 활용돼 왔다.

    위메프는 지난 2020년 중국 연길에 연길위메프상무유한회사를 설립하고 국내 위메프의 검색 데이터베이스, 품질관리 등의 개발업무를 맡긴 바 있다. 쿠팡도 지난 2021년 연길에 현지사무소를 설립하고 입점업체의 상품품질 관리 및 IT 개발 업무를 진행 중이다. 이 외에도 IT 기업에서도 연길에 다수의 법인, 사무소를 내고 있다. 

    11번가가 뒤늦게 중국에 진출한 배경도 수익성과 무관치 않다. 11번가는 3분기에 150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면서 적자가 이어지고 있다.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910억원 수준. 전년 같은 기간 1060억원 보다는 150억원이 감소했지만 당기순손실은 852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 보다 늘었다. 

    올해 IPO를 준비하다 무산됐던 11번가 입장에서는 수익성의 회복이 가장 급한 과제다. 11번가의 최대주주 SK스퀘어는 재무적 투자자와 약속했던 11번가 IPO 기한을 넘기면서 현재 11번가의 매각을 포함한 다양한 방안을 논의하고 있다. 

    11번가 관계자는 “올해 연길십일번가의 업무 시작에 이어 내년에는 현지 채용을 더 확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