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체 밸런스와 핸들링 특성에서 동급 최고 수준일상영역에서도 스포츠카 주행특성, 성능 충족안전과 편의사양 확보, 실내 품질·감성 갖춰
  • ▲ 폭스바겐 골프 GTI를 타고 인천에서 경기도 용인 일대 약300km를 시승했다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 폭스바겐 골프 GTI를 타고 인천에서 경기도 용인 일대 약300km를 시승했다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비싼 가격에 고성능을 지향하는 자동차는 세상에 많지만, 적당한 가격에 충분히 만족할만한 성능을 내는 모델은 흔치 않다. 

    폭스바겐 '골프 GTI'는 8세대 동안 숙성을 거친 핫해치 아이콘으로, 저렴한 가격에 수준높은 성능을 낸다는 점에서 ‘서민의 포르쉐’로 불려왔다. 완성도 높은 차체 밸런스와 핸들링, 출력과 감성까지 갖춰 고성능 차를 타고싶어하는 입문자를 위한 모든 조건을 충족했다.

    이달 초 주중 GTI를 타고 인천과 경기도 용인 부근에서 약 300km를 달렸다. 대부분은 올림픽 대로를 비롯한 시내 주행이었지만, 용인 부근에서는 핸들링 특성을 확인할 수 있는 와인딩도 일부 경험해봤다.
  • ▲ 골프 GTI 1열 운전석 중심 실내 모습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 골프 GTI 1열 운전석 중심 실내 모습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GTI의 매력은 무엇보다 핸들링이다. 스티어링 휠을 조금만 움직여도 차가 즉각적이고 민첩한 피드백을 제공한다. 

    답력도 묵직한 감각을 선사하면서 그야말로 ‘핸들 돌리는 맛’이 살아났다. 차가 한치의 오차없이 운전자의 생각대로 움직여준다는 건 정말 즐거운 경험이 아닐 수 없다.

    코너링에서 이런 핸들링 특성은 더욱 극대화된다. 프로그레시브 스티어링 시스템은 직관적인 조향으로 정밀한 차량 제어에 도움을 준다. 대부분 코너링 구간에서는 스티어링 휠을 운전자가 의도한 대로 정확한 라인을 그리며 차가 움직인다.

    어댑티브 섀시 컨트롤(DCC)도 이 차의 장점이다. 서스펜션의 강도를 단계별로 조절하는 시스템은 1억원대에 육박하는 고급차량에 주로 탑재돼있음을 고려하면 더욱 가치가 높다. 무려 15단계로 감쇠력을 조절해 원하는 승차감과 주행방식에 따라 컴포트부터 하드까지 설정할 수 있다.
  • ▲ 2열 공간도 생각보다는 좁지 않게 느껴진다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 2열 공간도 생각보다는 좁지 않게 느껴진다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GTI는 기본적으로 에코, 컴포트, 스포츠 3가지 주행모드를 제공한다. 개인설정에서는 원하는대로 서스펜션 감쇠력과 조향감도, 엔진 반응에 대한 세팅 등을 구현할 수 있다. 

    개인적으로는 인디비주얼 세팅보다는 컴포트의 주행 특성이나 세팅이 좋게 느껴져 거의 컴포트로만 차를 타고 다녔다.

    컴포트 모드의 기본 서스펜션 세팅값도 생각보다는 단단한 편이라는 점은 참고할 만하다. 개인적으로는 적당하다고 느껴졌지만, 일반 승용차와 비교했을 때는 분명한 차이가 느껴진다. 인디비주얼 설정에서 감쇠력을 가장 낮은 단계로 설정해야만 보통의 승용차 정도가 된다.

    컴포트 모드는 낮은 RPM에서 높은 토크로 끌고가는 터보 엔진 특성을 최대한 살렸다. 

    부드럽게 가속페달을 밟았을 때 RPM을 유지하면서 단수변경 없이 속도를 끌어올리는 모습은 세팅이 잘 돼있다는 점을 느끼게 한다. 기존 엔진보다 디튠한 만큼 이런 부분에서 강점이 드러나는 것으로 풀이된다.
  • ▲ 골프 GTI 후면부 모습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 골프 GTI 후면부 모습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GTI는 스포츠카로서 감성도 충족시킨다. 스포츠 모드로 바꾸면 엔진과 변속기의 특성이 스포츠 주행에 맞게 민감한 반응을 보여주며, 엔진 소리도 경쾌하다. 

    실내에서도 고성능 모델로 느끼게 하는 포인트를 살렸고, 계기판에는 차량 하중이동도 확인할 수 있는만큼 다양한 정보를 표기해준다.

    저속 영역에서는 더블 클러치 변속기로 인한 덜컥거림이나 불쾌함이 없없다. 브레이크는 고속 영역에서 강하게 밟았을 때 ABS 시스템이 생각보다는 빨리 개입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차량의 한계점이 결코 낮지 않음을 생각하면 약간은 아쉬움이 드는 부분이다.

    안전과 편의사양도 놓치지 않았다. 통풍시트와 열선시트는 TDI 모델에는 탑재되지 않으며, GTI에만 있다. 자율주행 시스템 IQ 드라이브는 조작성과 응답성이 좋으며, 자동 주차시스템인 ‘파크 어시스트’도 탑재됐다.
  • ▲ 시승을 마치고 평균 연비는 10.2km/L가 찍혔다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 시승을 마치고 평균 연비는 10.2km/L가 찍혔다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고성능차와 어울리지 않는 의외로 효율적인 연비도 보여준다. 시승을 모두 마치고 트립을 통해 확인한 연비는 10.2km/L로 기록됐다. 주행 중 정체구간이 적지 않았을뿐더러 연비를 감안하지 않고 운전했음에도 나온 결과다.

    최고출력 245마력을 활용해 시속 100km까지 도달하는 시간이 6초대 초반으로, 아주 빠르다고 보긴 어렵다. 

    하지만 전륜 기반의 해치백 모델에서 좋은 차체 밸런스와 더불어 적당한 가속감이 오히려 운전을 즐겁게 하기에 알맞다는 생각이 들었다. 어떤 상황에서나 불안함 없이, 운전 실력과 무관하게 차를 믿고 편안하게 운전할 수 있기 때문이다.

    GTI는 TDI와 다르게 17인치가 아닌 19인치 휠이 적용된다. 시승차에 탑재된 고성능 차량용 썸머타이어 굿이어 이글 F1 수퍼스포츠 또는 브리지스톤 포텐자 S005 둘 중 하나가 출고 타이어로 장착된다. 가격은 497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