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기평, 최근 다올‧하이證 신용등급 전망 잇달아 하향부동산 PF 우발채무 및 자본적정성 지표 하락 영향IB 수익 급감…PF 익스포저 부담 가중 지속될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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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상윤 기자
    최근 중소형 증권사들의 신용등급 전망이 잇달아 하향 조정되고 있다. 수익성 높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을 적극 추진해 온 증권사들이 부실 우려에 재무 부담이 가중되면서 신용등급도 악영향을 받는 것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부동산 PF 시장의 침체로 증권사들의 자산건전성 저하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란 분석을 내놓고 있다.

    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국내 주요 신용평가사인 한국기업평가는 최근 하이투자증권의 신용등급 전망을 내린 데 이어 다올투자증권의 등급 전망도 하향 조정했다.

    한기평은 지난달 24일 하이투자증권의 무보증사채 신용등급 전망을 'A+(긍정적)'에서 'A+(안정적)'로 낮춘 데 이어 지난달 29일 다올투자증권의 기업 신용등급과 무보증사채 등급 전망을 'A(안정적)'에서 'A(부정적)'로 내렸다.

    두 증권사의 신용등급이 하락한 건 기업금융(IB) 수익 급감과 부동산 PF 관련 익스포저·건전성 부담이 커진 데 따른 영향이다.

    실제 다올투자증권은 지난해 4분기 영업손실 255억원을 기록한 데 이어 올해도 1분기 115억원, 2분기 228억원, 3분기 324억원의 영업 적자를 이어가고 있다. 

    자본적정성 지표도 하락했다. 회사의 지난 9월 말 기준 우발채무 규모는 5554억원(자기 자본 대비 74.4%), 부동산 PF 관련 우발채무와 기업 여신 규모는 4829억원(자기자본 대비 64.7%)에 달한다. 이에 순자본비율(NCR)은 작년 말 기준 300.8%에서 9월 말 274.3%로 떨어졌다.

    우발채무 규모가 과중한 점을 고려할 때 재무적 불안감이 여전히 큰 셈이다.

    한기평은 "지난해 하반기 이후 IB 사업 위축과 조달 비용 상승, 부동산 PF 익스포저 대손비용 부담으로 영업실적 및 경상적 수익성이 크게 저하됐다"라고 평가했다.

    이어 "최근 수년간 빠른 위험 확대와 다올저축은행 인수, 다올인베스트먼트 매각, 부동산 PF 경기 침체에 따른 유동화증권 매입 및 확약실행 증가로 순자본비율이 300% 미만으로 하락하는 등 자본적정성 지표가 저하된 점도 부담 요인"이라고 지적했다.

    하이투자증권 역시 IB 부문 실적 둔화와 대손비용 부담으로 수익성이 하락했다.

    하이투자증권의 올해 IB 부문 실적은 부동산 PF 익스포저 부담이 커지면서 전년 동기 대비 72% 줄었다. 회사의 지난 9월 말 PF 익스포저는 9801억원으로, 자기자본 대비 비중 70.1%이다. 이 중 위험성이 높은 브릿지론 비중은 57%에 이른다.

    한기평은 "브릿지론은 본 PF 전환 지연으로 부실 위험이 가중되고 있다"라며 "본 PF의 경우 중·후순위 및 비아파트 비중이 높아 건전성 저하 위험이 높은 수준"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부실 익스포저에 대해 적극적으로 충당금을 적립한 점은 리스크 관리 측면에서 긍정적"이라면서도 "PF 시장 침체 장기화로 부실 익스포저 확대가 예상되는 점을 고려할 때 자산건전성 추이에 대한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라고 분석했다.

    업계에선 증권업황 저하에 따른 수익 감소, PF 익스포저 건전성 저하로 수익성이 저하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김예은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전반적인 투자심리 악화로 IB 및 투자, 부동산금융 시장이 모두 위축된 상황에서 IB 수익성과 자산건전성은 부동산금융 시장 관련 민감도가 높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김 연구원은 이어 "중소형사의 경우 국내 부동산 PF에 대한 손실 부담이, 대형사의 경우 해외 부동산 투자에 따른 손실 부담이 손익과 재무구조에 중요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