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반기 금리 인하 전망 중론인하 폭 관측은 엇갈려12월 FOMC 점도표서 힌트
  • ▲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뉴시스
    ▲ 제롬 파월 연준 의장 ⓒ뉴시스
    내년 미국 정책금리 인하가 본격화될 것이란 기대로 연말 글로벌 금융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내년 하반기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전망이 중론인 가운데 금리 인하 폭에 대해선 관측이 엇갈린다.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그 힌트를 얻을 수 있는 만큼 시장은 이를 예의주시하는 모습이다.

    지난 8일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11월 비농업 신규 일자리 수 증가 규모는 19만9000개로 전문가 전망치(19만개)를 웃돌았고, 실업률도 시장 예상치(3.9%)보다 낮은 3.7%였다.

    고용보고서가 공개된 후 최근 급락했던 미국 국채 금리는 되돌림했고 미 달러는 강세를 보였다. 고용시장이 식어 연준이 금리를 내리게 될 거라는 기대가 꺾인 영향이다. 노동 시장이 견조하지 않아야 연준이 금리 인하할 명분이 생긴다.

    반면 미국 경기가 점차 꺾이고 있다는 전망도 여전하다.

    미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이 추산하는 성장률 전망모델 GDP나우는 지난 7일 기준 올 4분기 미국 국내총생산(GDP) 전망치를 1.2%로 제시했다. 3분기 성장률(5.2%)를 크게 밑도는 수치다.

    미국 3대 은행인 시티그룹의 제인 프레이저 CEO는 6일(현지시간) "급격한 경기 하강이 임박했다고 보지는 않지만 경기침체가 다가오는 것으로 보고 있다"고 밝혔다.

    앞서 제이미 다이먼 JP모건 최고경영자(CEO)는 최근 "많은 것이 위험한 상태로 인플레이션이 유발돼 금리가 올라갈 수 있다"며 "이는 경기 침체로 이어질 수 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미국 물가 상승세 둔화와 경기 부진 가능성을 염두할 때 연준이 내년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이란 기대는 시장 참가자들 사이에 계속 퍼지고 있다.

    시카고상업거래소(CME)의 페드워치에 따르면 현재 금리선물 시장에서는 연준이 내년 5월에 금리 인하를 시작해 내년 말까지 기준금리를 4.00~4.25% 수준까지 내릴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다만 구체적인 시점과 인하 폭에 대해선 의견이 엇갈린다.

    골드만삭스 이코노미스트들은 보고서에서 연준이 인플레이션을 억제하기 위해 내년 3분기에 금리 인하를 시작해 내년에 총 2회 금리를 내릴 것으로 예상했다. 

    골드만삭스의 내년 말 금리 예상치는 4.75~5.00%이다. 이전에는 5.00~5.25%였다. 골드만삭스는 "탄탄한 성장과 노동시장 지표는 보험성 인하가 임박하지 않음을 시사한다"면서 "그러나 인플레이션이 더 개선될 경우 정상화를 위한 금리 인하가 약간 더 일찍 올 수 있다"고 말했다.

    도이치뱅크는 연준이 내년 6월부터 금리를 1.75%P 인하할 것으로 전망했다.

    마이클 가펜 뱅크오브아메리카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연준이 내년 6월부터 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는 데에는 동의하지만 내년 총 금리 인하 폭은 1.25%P가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일각에선 이르면 내년 3월부터 연준이 금리를 인하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다만 자산운용사 매디슨인베스트먼트(Madison Investments)의 채권 책임자인 마이크 샌더스는 "3월에 금리 인하가 이뤄질 것이라는 생각은 시장이 너무 공격적인 것"이라면서 연준이 내년 하반기부터 금리 인하를 시작할 가능성이 더 높다고 전했다.

    투자자들은 12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발표와 FOMC를 예의주시하고 있다. 파월 의장의 인플레이션 평가와 내년 통화정책 완화 가능성, 금리 인상 종결 시점에 대한 언급에 주목하고 있다.

    오는 12~13일(현지시각) 진행되는 이번 마지막 연준 통화정책결정 회의에서 정책금리는 지금 수준(연 5.25~5.50%)에 또다시 동결될 가능성이 크다.

    가장 주목되는 부분은 점도표에 포함될 내년 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내용이다. 금리 전망 점도표와 내년 성장률과 물가 전망치 등 수정 경제전망이 나오는 만큼 내년 통화정책 방향에 대한 힌트를 얻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김정윤 대신증권 연구원은 "이번주 12월 FOMC를 앞두고 과도한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는 부담 요인"이라며 "현재 연준위원들의 내년 금리 전망은 5.1%, 시장 전망은 4.06% 수준으로 1%포인트 이상의 괴리율이 존재해 연준의 금리인하, 물가 전망 하향조정이 현실화되더라도 실망감이 유입될 수밖에 없다"고 진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