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ed, 기준금리 3연속 동결…2년간의 금리 인상 사실상 종료내년 3차례 금리인하 신호…파월 "이제 금리 인하 최대 화두"뉴욕‧국내 증시도 일제 상승…당분간 랠리 이어질 전망
  •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연합뉴스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연합뉴스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 이사회 의장이 사실상 금리 인상의 종료를 선언하면서 국내외 주식시장에 온기가 드리우고 있다. 채권시장과 비트코인 시장도 요동치고 있다.

    유동성 확대 관점에서 내년 기준금리 인하 전환이 향후 시장에 긍정적으로 반응할 것이란 분석이다. 

    13일(현지시각)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연준은 이틀간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올해 마지막 FOMC 결과 기준금리를 5.25~5.50%로 동결했다.

    이와 함께 점도표를 통해 내년 목표 금리를 지금보다 0.75%포인트 낮은 4.6%로 잡았다. 내년에는 0.25%포인트씩 세 차례 금리 인하를 단행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날 금리 결정 자체는 시장의 기대에서 벗어나지 않은 수준으로 평가된다. 다만 시장 참가자들은 정책 성명과 파월 연준 의장의 기자회견이 모두 예상보다 비둘기파적이라고 해석한다. 

    실제 연준은 성명에서 인플레이션이 지난 1년간 완화했다고 표현했다. 파월 의장 또한 FOMC 직후 가진 기자회견에서 연준의 정책이 효과를 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파월 의장은 "이번 회의에서 위원들은 추가 금리 인상 가능성을 고려하지 않았다"라며 "많은 경제지표가 정상으로 돌아오는 중이고 우리는 강하게 느껴지진 않지만, 충분히 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그는 또한 "추가적인 긴축 조치는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해 3월부터 시작한 11번의 금리 인상 조치로 지난 7월까지 525bp를 높인 긴축 정책이 사실상 종료됐음을 선언한 것으로 풀이된다.

    연준이 내년 금리를 3차례가량 인하할 것을 시사하면서 시장은 환호했다. 연준의 긴축 완화 신호에 국채 금리는 급락했고, 뉴욕증시는 일제히 강세를 나타내며 5거래일 연속 상승 랠리를 펼쳤다. 

    이날 뉴욕증시 다우존스 지수는 전일보다 1.4% 상승한 3만7090.24를 기록하며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S&P500 지수는 1.37% 오른 4707.09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위주의 나스닥도 1.38% 상승한 1만4733.96에 마감했다. 

    국채 금리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이날 10년물 국채 금리는 전 거래일 대비 19.1bp(1bp=0.01%포인트) 하락한 4.019%에 마감했다. 30년물 국채 금리도 13.5bp 떨어진 4.180%를, 연준 정책에 민감하게 움직이는 2년물 국채금리는 30.4bp 급락한 4.431%에 거래를 마쳤다.

    국고채 3년물 등 주요금리가 20bp 넘게 급락 중이며 국채선물시장에서도 10년 선물이 폭등하고 있다.

    오전 9시30분 현재 채권시장에서 국고3년물은 24.3bp 급락한 3.217%를, 국고10년물은 21.9bp 하락한 3.307%를 기록 중이다. 

    12월만기 3년 국채선물은 72틱 급등한 104.95를, 10년 국채선물은 203틱 폭등한 114.09를 보이고 있다.

    비트코인 가격이 내년 금리 인하를 시사한 연방준비제도(연준)에 환호하며 4만3000달러 부근으로 반등했다. 이날 비트코인 가격은 24시간 전보다 3.23% 뛴 4만2770.61달러에 거래되고 있다.

    한국 증시도 간밤 뉴욕증시의 강한 상승세에 힘입어 상승 출발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 15분 기준 코스피지수는 전 거래일 대비 34.68포인트(1.38%) 오른 2545.34에 거래되고 있다. 코스닥도 전일보다 14.55포인트(1.75%) 상승한 843.86에 거래 중이다.

    전문가들은 이번 FOMC 결과로 향후 국내 주식시장이 긍정적으로 반응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예상보다 비둘기파적이었던 12월 FOMC 이후 미국증시가 강세를 보였다"라며 "긍정적인 매크로 재료에 힘입어 성장주 및 대형주를 중심으로 강세를 보일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 연구원은 "기술적인 관점에서 코스피는 지난달 말 중장기 추세선을 돌파한 이후 안착에 성공했지만, 그다음 저항선이자 장기추세선으로는 진입하지 못한 채 박스권에 갇혀 있던 상황"이라며 "이번 12월 FOMC가 비둘기파적이었다는 점을 고려하면, 한동안 갇혀 있던 단기 박스권 돌파를 예상한다"라고 설명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이번 FOMC 회의 결과는 디스인플레이션에 기반한 유동성 랠리를 강화할 공산이 높다"라며 "고금리 상품에 예치됐던 자금들이 채권 및 주식 등으로 이동하는 머니무브 현상이 두드러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박 연구원은 ”이러한 머니무브 현상은 달러화의 추가 약세 압력으로도 작용하면서 위험선호 현상도 강화할 것"이라며 "다소 이르지만, 연준이 글로벌 금융시장에 크리스마스 선물을 미리 준 듯한 느낌"이라고 덧붙였다.

    특히 이번 FOMC 회의 이후 이뤄진 파월 의장의 급격한 입장 변화에 주목할 만하다고 평가한다. 

    전규연 하나증권 연구원은 "2% 물가 달성이 확실하지 않아 금리 인상 카드를 아예 배제하지는 않았지만, 이제는 물가에만 치중하지 않고 고용과 물가의 두 가지 목표를 균형 있게 봐야 한다고 언급했다"라고 말했다.

    전 연구원은 이어 "금리가 고점 혹은 고점 부근에 도달했다는 생각을 명확히 밝힌 것"이라며 "결국 금리 인상 사이클은 올해로 종료됐고, 내년에는 경기 둔화 속도를 파악하며 금리 인하 논의가 본격화될 예정"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