육계사업에서 벌크 진출, ‘한국판 카길’ 꿈 꿔HMM 인수 시 글로벌 8위 해운사 도약벌크선 팬오션에 컨선 HMM까지…시너지 기대
  • ▲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하림
    ▲ 김홍국 하림그룹 회장. ⓒ하림
    하림그룹이 국내 최대 국적선사인 HMM의 인수 우선협상대상자에 선정되면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8일 산업은행과 해양진흥공사는 HMM 경영권 매각 우선협상대상자로 하림과 JKL파트너스 컨소시엄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산업은행은 향후 세부계약 조건에 대한 협상을 거쳐 내년 상반기 중 거래를 마무리 한다는 계획이다.

    하림이 HMM을 품게 될 경우 두 회사의 자산을 합치면 42조8000억원으로 불어난다. 재계 27위 하림이 재계 13위로 14계단을 뛰어오르게 된다. 또 벌크선사 팬오션에 컨테이너 선사 HMM이 더해져 종합물류기업으로 도약하게 될 전망이다.

    ◇ 식품기업에서 한국판 ‘카길’로

    하림은 닭고기로 잘 알려진 종합식품기업이다. 김홍국 회장이 1978년 전북 익산시 황등면에 기업 모태인 황등농장을 설립하며 육계사업에 진출했고 1986년 옛 하림식품을 세운 뒤 축산뿐만 아니라 사료·식품가공·유통 등으로 사업 영역을 확장했다.

    하림그룹은 축산·식품업에 머무르지 않고 2015년에 국내 최대 벌크선사 팬오션(옛 STX팬오션) 지분 58%를 1조80억원에 인수했다.

    사료 원료 대부분을 수입에 의존하는 상황에서 곡물을 실어 나르는 벌크선 인프라를 갖춘 팬오션을 인수해 운송 비용을 절감하고 유통망을 안정화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또 해상운송에 주력하던 팬오션이 사업영역을 넓혀 글로벌 곡물 유통 기업, 일명 ‘한국판 카길’ 거듭나겠다는 청사진을 제시한 바 있다. 곡물에서 식탁에 이르는 푸드체인의 전 과정을 통합 관리해 경쟁력을 강화하겠다는 비전에서다.

    하림그룹이 팬오션을 인수 주체로 내세워 HMM을 사들이면 벌크선과 컨테이너선을 모두 갖춘 선사로 도약할 수 있게 된다.

    ◇ HMM 품고 글로벌 8위 해운사로 도약

    하림그룹은 팬오션이 글로벌 8위 컨테이너 선사인 HMM을 인수하면 큰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인수 주체가 그룹 내 벌크선사인 팬오션인 만큼 컨테이너선 중심의 HMM의 약점을 보완하고 시너지를 낼 수 있다는 것이다. 팬오션은 국내 1위 벌크 해운사로, 올해 상반기 기준 벌크선 301척을 운영하고 있으며 연간 화물 1억톤을 전 세계에 운송하고 있다. 

    또 화주 네트워크를 공유해 영업력을 강화하고 규모의 경제를 통해 연료비도 절감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원재료부터 가공식품까지 수직 계열화를 구축한 하림그룹에도 HMM 인수는 해운사업 확장과 동시에 밸류체인(가치사슬) 강화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여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