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기차 입지에 하이브리드 대응 성공적 평가차세대 하이브리드 2025년 출시 목표
  • ▲ 현대차그룹이 개발한 병렬식 하이브리드시스템의 구성 모습 ⓒ현대자동차그룹
    ▲ 현대차그룹이 개발한 병렬식 하이브리드시스템의 구성 모습 ⓒ현대자동차그룹
    현대차·기아는 올해 11월까지 글로벌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량이 76만7000대라고 27일 밝혔다.

    현대차·기아가 국내에서만 11월까지 하이브리드카 총 25만4258대를 판매, 전체 실적에서 하이브리드카가 차지하는 비중은 21%를 기록했다. 해외시장에서는 같은 기간동안 총 51만3000대(선적 기준)의 하이브리드카를 판매했다.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글로벌 3위 업체 자리를 지킬 수 있었던 데에는 전기차 시장에서의 높은 입지와 함께 하이브리드카 시장에서도 성공적인 대응을 펼쳤기 때문에 가능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하이브리드 차량 판매는 현대차·기아가 10년 이상 꾸준히 발전시켜 온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기반으로 한다는 데서 더욱 의미가 있다.

    하이브리드카는 내연기관 엔진과 전기모터가 합쳐진 차량으로, 구조상으로는 내연기관차나 전기차보다 더 복잡한 기술 메커니즘이 적용된다. 특히 다양한 주행 상황에 따른 엔진과 모터 구동의 정밀 제어 기술 확보가 필수다.

    2011년 현대차·기아는 세계 최초로 '병렬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이 탑재된 쏘나타/K5 하이브리드를 선보인 바 있다. 당시만 해도 도요타와 GM 등이 '직병렬형(복합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내놓고 시장 지배력을 강화하고 있었다.

    병렬형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독자 개발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엔진과 변속기 개발을 통해 축적한 우수한 기계공학 역량이 기반이 됐다. 

    엔진부터 변속기까지 수 십년간 축적해 온 기계공학 노하우를 바탕으로 경쟁사가 가지고 있던 특허를 피하면서 구동 효율을 향상시킬 수 있는 병렬식 하이브리드 시스템을 개발할 수 있었다.

    하이브리드 시스템 양산 이후에도 꾸준히 성능개선과 효율 증대를 도모해 왔다. 다양한 차급으로 확대 적용을 위해 크고 작은 배기량의 엔진과 결합시켰으며, 효율을 극대화하기 위해 DCT 변속기를 장착하기도 했다. 특히 2020년에는 180마력을 자랑하는 1.6 터보 엔진을 기반으로 한 하이브리드 모델을 출시했다.

    또한 연비를 향상시키기 위해 첨단 소재 기술을 활용하고,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중량을 저감해왔다. 회생제동 개입 수준을 조절하는 패들 시프트를 적용해 효율을 높였다.

    하이브리드 시스템의 핵심 부품인 배터리도 직접 개발했다. 지난 8월 출시한 싼타페 하이브리드에는 현대차그룹이 직접 개발한 하이브리드 전용 배터리가 처음 탑재됐다.

    현대차·기아는 당분간 지속될 하이브리드카 성장세에 대응하는 차원에서 효율과 성능을 대폭 향상시킨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 개발에 박차를 가할 계획이다. 2025년 출시를 목표로 개발 중인 차세대 하이브리드 시스템은 고성능 엔진과 결합될 예정이며, 연비 측면에서도 획기적인 개선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

    전기차 시대로의 과도기 과정이 다소 길어지면서 하이브리드카에 대한 시장 전망도 밝다. 글로벌 시장조사업체 ‘글로벌 포춘 비즈니스 인사이트’에 따르면 전 세계 하이브리드카 시장은 올해 19.2% 성장한 2718억 달러(약 360조5400억원) 규모로 점쳐진다. 이 업체는 오는 2030년까지 하이브리드카 시장의 연평균성장률이 7.3%가 될 것으로 내다봤다.

    현대차·기아 관계자는 "전동화로의 전환을 가속화하는 가운데, 하이브리드카 수요에도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며 "친환경 차량에 대한 다양한 선택의 폭을 제공하기 위해 지금까지 쌓아온 모든 기술개발 역량을 집중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