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준 피봇 기대감이 증시 견인…월가, 올 2분기 금리 인하 시작 전망4월 총선, 미국·러시아 대선 등 굵직한 선거 잇따라빅테크 실적 성장세 둔화 예상…모멘텀 따라 증시 등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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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새해 증시는 기준금리, 선거, 빅테크 변수에 등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지난 연말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피봇(통화정책 전환) 기대감이 시장의 상승 재료가 됐던 만큼 금리인하 일정에 따라 증시 흐름이 좌우될 것으로 보인다. 오는 4월 국내 총선과 11월로 예정된 미 대통령 선거 등 정치이벤트도 큰 변수다. 지난해 증시 상승을 견인한 글로벌 빅테크(거대기술기업)의 인공지능(AI) 분야 실적도 증시 등락에 영향을 미칠 것이란 전망이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해 코스피는 19%, 코스닥은 28% 올랐다. 국내 경기 부진과 미국 기준금리 인상에도 2차전지 광풍 등에 힘입어 강세를 보였다. 11월 미 연준의 공개연방시장위원회(FOMC) 이후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퍼지며 연말까지 훈풍을 이어갔다.

    뉴욕증시에서 나스닥 지수는 지난해 43.36% 급등했다. S&P500지수와 다우지수도 각각 24.23%, 13.70% 상승했다.

    신년 주식시장에서 가장 주목되는 변수는 단연 기준금리다. 시장은 미 연준이 언제 기준 금리 인하를 시작할지, 금리 인하폭은 어느 정도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장기간 이어진 연준의 고금리 정책 여파에 올해부터 내년까지는 본격적으로 1%대 저성장이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경기 흐름이 연준의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 의해 좌우되는 만큼 시장 참여자들의 관심도 연준 행보에 쏠려 있다.

    월가에선 내년 2분기부터 연준의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보고 있다. CNBC가 투자자·트레이더·자산관리사 등 3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응답자의 절반 이상은 연준이 내년 2분기부터 금리 인하를 시작할 것으로 전망했다.

    당장 오는 3일엔 연준의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의 지난해 12월 회의록이 공개된다. 시장에선 피봇을 기대하고 있지만 회의록 내용이 지금까지 투자자들이 생각해온 것만큼 비둘기파적이지 않다면 증시는 흔들릴 수 있다.

    올해는 굵직한 선거가 많이 진행된다. 국내에선 오는 4월 국회의원 총선이 예정돼 있다. 국외에선 이달 대만 총통선거와 총선거가, 3월엔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대선이, 11월엔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재선 여부가 걸려있는 미국 대선이 진행된다.

    통상 미 대통령 선거가 있는 해에는 리더십의 변화로 산업별 변동성 확대로 이어졌다. 다만 현직 대통령이 재출마하는 선거 해의 경우 역사적으로 주식에는 긍정적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현직 출마자가 경제와 심리를 부추기기 위해 새 정책을 시행하거나 세금 인하를 도모해서다.

    스톡 트레이더 연감(Stock Trader's Almanac)에 따르면 1949년 이후 선거 기간에 S&P 500은 평균 약 13%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반면 현직 대통령이 출마하지 않은 경우는 평균 1.5% 하락했다.

    지난해 증시를 주도한 글로벌 빅테크들의 실적도 증시 향방을 가를 변수로 꼽힌다.

    AI 열풍 가운데 엔비디아, 마이크로소프트, 알파벳, 애플, 페이스북 모회사 메타플랫폼, 아마존, 테슬라 등 7대 대형 기술주는 지난해 S&P500 지수 상승의 64%를 담당했다. 블룸버그는 빅테크 7곳의 수익이 올해 22% 성장하면서 S&P 500 전체 기업 상승률의 배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올 한해 이 기업들은 생성형 AI를 실험하는 데 공을 들였으며 내년에는 AI 적용을 가속화하면서 비용을 절감하고 생산성을 높여 수혜를 받을 것으로 분석된다. 문제는 이미 밸류에이션이 크게 높아진 상황에서 주가의 추가 반등 가능성이 얼마나 될지다.

    필 세그나 로이홀트그룹 포트폴리오 매니저는 "올해에도 이런 추세가 계속될 것으로 장담할 수 없다"며 "이 주식들을 포트폴리오에 포함하는 데 따른 위험을 인식해야 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