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년기획/한국경제 희망을 다시 쏜다]2024년 경기 전망 흐림… 경제성장률 2% 대 둔화오너가 3·4세 경영 전면 배치… 승진 잇따라로봇·글로벌·바이오 등 '미래 먹거리' 발굴 중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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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4년. '푸른 용의 해'가 밝았다. 새 희망을 품고 윤석열 정부가 들어선 지 3년째 되는 해이자 여러 의미로 중요한 총선이 열리는 해이다. 한국 경제를 보면 올해도 녹록잖은 한 해가 될 것으로 관측된다. 밖으로는 신냉전으로 불리는 미·중 갈등이 첨예한 가운데, 결과에 따라 세계 경제에 상당한 파급력을 미칠 미 대선이 치러진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그에 따른 경제 블록화, 지정학적 리스크 등 대외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금리 인하가 기대되지만, 그 시기를 두고는 전문가들도 의견이 엇갈린다. 국내로 눈을 돌리면, 여전한 고물가 기조와 실업 한파 우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가계대출 급증, 저출산 문제 등 풀어야 할 과제가 한가득이다. 새해 우리 경제가 나아가야 할 방향과 새 희망을 쏘아 올릴 성장 모멘텀은 무엇이 있는지 짚어본다. <편집자 註>

    유통업계가 오너가(家) 젊은 피를 신사업 부문에 대거 배치시키며 활로 찾기에 나서고 있다. 앞으로의 미래를 위한 신성장 동력을 찾고 경영능력을 배양하기 위함이다.

    이들은 어려운 경영환경 속에서 그룹의 재도약 발판 마련이라는 중책을 맡은 만큼 올 한해 경영능력이 검증될 전망이다.

    2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우리나라 주요 경제연구기관은 2024년 갑자년 한 해 우리나라 연간 경제 성장률을 평균 2.0%로 전망했다. 저성장 흐름에서 가까스로 벗어나겠지만 ‘V’자 반등은 어려운 상황이다.

    실제로 한국은행은 2.1%, 한국개발연구원 2.2%, 산업연구원 2.0%, 한국금융연구원은 2.1%의 경제 성장률을 예상했다. 반면 예상 물가상승률은 2.6%로 경제성장률을 웃돌았다.
  • ▲ (왼쪽부터)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겸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 허서홍 GS리테일 경영전략SU장ⓒ각 사
    ▲ (왼쪽부터) 신유열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겸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 허서홍 GS리테일 경영전략SU장ⓒ각 사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에 이어 국내 소비경제 성장이 둔화되면서 주요 유통업계에서는 오너 3~4세를 그룹 신사업 담당 부서에 배치하며 새로운 먹거리 발굴에 집중하고 있다. 성장동력 확보는 물론 향후 기업 경영에 필요한 전반적인 경험을 얻기 위함이다.

    롯데그룹 신동빈 회장의 장남인 신유열 전무는 지난해 말 인사에서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 겸 롯데바이오로직스 글로벌전략실장을 맡았다. 그룹의 중장기 비전과 신성장 동력 발굴, 미래 신사업 확대의 중책을 수행하는 중책을 맡는다. 바이오와 헬스케어 등 롯데그룹이 점찍은 미래 먹거리 발굴을 위한 최전선에 선 것.

    신동빈 회장은 신 전무를 일찌감치 경영 일선에 동행하며 경영감각을 키울 수 있도록 도왔다. 지난해 VCM(사장단 회의)에 참석한 데 이어 지난해 9월 베트남에서 열린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오픈식에도 동행했다. 당시 신 회장은 신 전무와 공식 일정이 끝난 뒤에도 롯데마트와 공항 롯데면세점 등에 동행하기도 했다.

    그룹의 근간인 유통 부문에 대한 경험도 쌓을 전망이다. 롯데몰 웨스트레이크 하노이 오픈식 이후 신 회장은 기자들과 만나 “아들은 여러 가지 공부를 하고 있다”면서 “유통 부문에서 활동할 계획도 앞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말한 바 있다.

    한화 오너가 3세이자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삼남인 김동선 한화갤러리아 전략본부장은 2022년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현재 한화호텔앤드리조트 전략부문장과 한화로보틱스 전략기획담당 역할도 수행하고 있다.

    현재 김 부사장이 미래 성장동력으로 낙점한 것은 ‘로봇’이다. 한화호텔앤리조트는 지난해 10월 출범한 한화로보틱스에 210억원을 투자했다. 기존 한화의 로봇 사업 중 협동로봇·무인운반로봇(AGV) 사업부를 분리해 만든 신설법인으로 지분 구조는 한화 68%, 한화호텔앤드리조트 32%다. 푸드테크를 기존의 유통·외식에 접목시켜 시너지를 창출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김 부사장은 적극적인 지분매입도 이어가고 있다. 김 부사장은 지난달 20일 기준 한화갤러리아 주식 지분율이 1.47%로 한화솔루션(1.37%)를 제치고 한화갤러리아 2대 주주에 올랐다.

    GS그룹 오너가 4세인 허서홍 부사장 역시 지난해 11월 정기임원인사에서 경영전략SU장에 발탁됐다. 새롭게 신설된 경영전략SU는 그간 전략기획과 신사업을 주도하던 전략본부와 재무·회계를 담당하던 경영지원본부, 대외협력부문을 모두 총괄하는 부서다.

    GS미래사업팀장을 역임하며 GS그룹의 신성장 동력 발굴과 투자전략을 지휘했던만큼 GS리테일의 신사업을 세밀하게 조정하고 비전을 제시할 전망이다. 실제로 허 부사장은 취임 직후 수익성이 악화된 텐바이텐 지분을 매각하며 첫 경영행보를 기존 신사업에서 보인 바 있다.
  • ▲ (왼쪽부터)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추진성장실장, 담서원 오리온 경영관리담당,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총괄ⓒ각 사
    ▲ (왼쪽부터) 이선호 CJ제일제당 식품추진성장실장, 담서원 오리온 경영관리담당, 전병우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총괄ⓒ각 사
    식품업계 역시 오너가의 젊은 리더들을 신사업 부문에배치하고 있다. CJ제일제당은 3세인 이선호 식품추진성장실장(경영리더)를 앞세웠다. 이 경영리더는 1990년생으로 바이오사업관리팀과 경영전략실, 글로벌비즈니스담당, 식품전략기획 1담당을 거쳐 2022년 식품성장추진실장에 올랐다.

    식품성장추진실은 글로벌 공략 핵심 거점으로 2022년 초 신설됐다. 미주·유럽·아태 지역을 포괄하는 글로벌 식품사업 성장을 위한 전략기획과 신사업 투자 등을 담당한다. 사실상 그룹 내 식품 사업을 전두지휘하는 컨트롤 타워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해를 넘긴 임원 인사에서 바이오 부문 사업을 맡게 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담철곤 오리온그룹 회장 장남 담서원 상무도 지난해 1월 경영관리담당 상무로 승진하며 경영 보폭을 넓히고 있다. 1989년인 담 상무는 2021년 오리온그룹 경영지원팀 수석 부장을 거친 뒤 곧바로 승진했다.

    담 상무는 그룹 전략, 기획 등 경영 전반을 배운 뒤 오리온그룹이 신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는 간편식·음료·바이오 등에 집중할 전망이다.

    삼양식품 오너 3세 전병우 상무 역시 본격적인 경영행보에 나서고 있다. 2019년 삼양식품 해외전략부문에 입사한 전 상무는 지난해 삼양라운드스퀘어 전략총괄(CSO), 삼양식품 신사업본부장을 맡았다.

    특히 지난해 7월 삼양라운드스퀘어 그룹 CI 개편을 직접 추진하고 9월에는 비전선포식을 통해 공식 석상에 처음으로 모습을 드러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