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MA 잔액 75조원 사상 최대…투자자예탁금도 크게 늘어금리 인하 전망 속 예금 매력 하락…위험자산 '머니무브'신용거래융자 연일 증가세…주식시장 모멘텀 개선 기대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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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초 증권사의 종합자산관리계좌(CMA)로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올해 금리 인하 기대감과 더불어 은행권의 고금리 수신 장점이 줄어들면서 상대적으로 금리가 높은 증권사 CMA로 자금이 몰리는 것으로 풀이된다.

    10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개인·법인의 자산관리계좌(CMA) 잔액은 75조9918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31.8%(18조3382억원)가량 늘었다. 이는 CMA가 도입된 지난 2006년 도입된 후 역대 최대치다. 

    전체 계좌 수도 현재 3825만개로 지난해 초(3591만개) 대비 234만개나 증가했다.

    운용유형별 계좌 잔액은 머니마켓펀드(MMF)형이 28조7000억원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환매조건부채권(RP)형 27조4000억원, MMW형 등 기타형 23조8000억원, 발행어음형 16조1700억원 순으로 나타났다. 

    CMA는 증권사가 투자자들의 돈을 단기간 운용하는 상품으로 증시의 대표적인 투자 대기자금으로 꼽힌다. 통상 시중은행의 입출금 통장 금리보다 높은 이자율을 적용하는 데다 하루만 맡겨도 이자를 받을 수 있다는 게 장점이지만, 예금자 보호는 되지 않는다. 

    CMA는 MMF형, RP형, 발행어음형, MMW형 등으로 구분된다. 

    MMF형은 국공채, 양도성예금증서(CD), 기업어음(CP) 등 단기상품에 투자한다. RP형은 증권사가 보유한 A등급 이상 우량채권이 투자 대상이다. 발행어음형은 증권사가 발행하는 발행어음에 투자하고, MMW형은 한국증권금융(AAA)의 예금으로 주로 운용된다.

    CMA 계좌엔 특히 최근 들어 잔고가 급격히 늘고 있다. 실제 지난해 말과 비교했을 때 약 2주일 만에 2조원 이상이 불었으며, 한 달 전과 비교했을 땐 4조4000억원 가량 늘었다.

    지난해부터 증권사 CMA에 자금이 몰리는 것은 올해 금리를 인하할 것이란 기대감이 커지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올해 0.25%포인트씩 총 세 차례 금리 인하를 예고하면서 위험자산 선호 심리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실제 증시 대기자금 성격을 띠는 투자자예탁금도 다시 증가하고 있다. 금투협에 따르면 지난 8일 기준 투자자예탁금은 51조2226억원으로, 전월 대비 3조원 이상 증가했다. 지난해 초와 비교했을 땐 무려 8조원 가까이 증가한 모습이다.

    빚을 내 투자하는 신용거래융자 잔고도 17조9348억원으로 지난 10월 이후 약 세 달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전문가들은 상반기까지 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질 가능성이 큰 만큼, 상대적으로 주식과 채권에 대한 투자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금리 인하 기조가 일정하진 않지만, 장기적으로는 내릴 것이란 기대감에서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 또한 "예상보다 빠른 연준의 스탠스 전환, 파월 의장의 금리 인하 시작 발언 등은 올해 코스피를 비롯한 글로벌 증시에 우호적인 변화"라며 "시점의 차이는 있지만, 글로벌 주요국 경기, 통화정책 모멘텀이 동시에 개선되는 투자 환경이 조성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영환 NH투자증권 연구원 또한 "주식 시장이 재차 상승하기 위해서는 연내 미 기준금리 인하 폭에 대한 투자자들과 연준 간의 간극이 좁혀지거나 미 빅테크 기업들의 추가적인 실적 개선을 확인할 필요가 있다"라며 "투자자들은 여전히 연내 6회 금리 인하를 기대하고 있다"라고 분석했다.

    다만 신용거래융자 잔고가 급격한 증가 추세를 보이는 것은 빚내서 투자하는 이른바 '빚투' 규모가 늘었다는 의미로, 투자자들의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는 조언이 나온다.

    황세운 자본시장연구원 연구원은 "신용융자 거래는 레버리지를 일으키는 위험한 거래 방식으로, 주가 하락 시 반대매매가 급격히 나올 수도 있다"라며 "빚을 내서 투자하는 부분에 있어선 신중한 판단이 필요하다"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