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ES서 전략 구체화벤츠·BMW 등도 혁신기술 동참 기술을 위한 기술보다 사용자 편의 중점SDV 핵심화두… '라스베이거스 모터쇼' 명성 확인
  • ▲ CES 기조연설이 진행되는 모습. ⓒ김재홍 기자
    ▲ CES 기조연설이 진행되는 모습. ⓒ김재홍 기자
    이달 8~12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개최된 ‘CES 2024’가 막을 내렸다. 현대자동차그룹을 비롯해 벤츠, BMW, 폭스바겐, 혼다 등 글로벌 업체들이 CES 2024에서 경쟁적으로 혁신 기술을 뽐냈다. 

    라스베이거스 컨벤센 센터(LVCC) 등 현장에서는 미래 모빌리티의 트렌드를 확인하려는 인파들로 북새통을 이뤘다. 

    이번 CES 2024에서는 거창하고 뜬구름 잡기식의 혁신을 앞세우기보다 그동안 제시됐던 미래 비전을 구체화하려는 흐름이 두드러졌다. 

    특히 현대차그룹의 미래 항공 모빌리티(AAM) 법인인 슈퍼널(Supernal)은 차세대 기체 ‘S-A2’ 실물 모형을 최초 공개했다. 

    S-A2는 현대차그룹이 2028년 상용화를 목표로 개발 중인 eVTOL(전기 수직 이착륙 항공기) 기체다. 전장 10m, 전폭 15m의 웅장한 모습으로 관람객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모으기도 했다. 

    앞서 현대차그룹은 4년 전인 CES 2020에서 ‘S-A1’ 콘셉트 모델을 제시한 바 있다. 그때와 다른 점은 상용화 시점을 2028년으로 언급했으며, 최대 400~500m 고도에서 200km/h 순항 속도로 비행하는 것을 목표로 제시했다는 것이다.  

    또한 회전 날개인 로터가 상황에 따라 상하 90도로 꺾이는 ‘틸트 로터(Tilt-Rotor)’ 추진 방식, 여러 개의 로터를 독립적으로 구동하는 ‘분산 전기추진(DEP)’ 등의 기술이 적용되는 등 당시 발표에 비해 크게 진전된 모습이었다. 
  • ▲ 현대차그룹 슈퍼널이 첫 공개한 'S-A2' 실물 기체 모형 모습. ⓒ김재홍 기자
    ▲ 현대차그룹 슈퍼널이 첫 공개한 'S-A2' 실물 기체 모형 모습. ⓒ김재홍 기자
    기아도 2019년 이후 5년 만에 참가한 CES 무대에서 목적 기반 모빌리티(PBV) 미래 전략을 강조했다. 특히 ‘고객 중심의 토털 모빌리티 솔루션’이라는 비전과 함께 PBV 콘셉트 라인업 5종과 전용 혁신 기술 2개 등을 공개했다. 

    가이의 PBV는 현대차의 AAM과 마찬가지로 CES 2020에서 미래 비전으로 공개됐다. 이후 4년이 지나 CES 2024에서 PV5 콘셉트 라인업 및 PV1, PV7 콘셉트 실물을 전시하면서 미래 전략에 설득력을 더했다. 

    기아는 PV5의 상용화 시점을 2025년이라고 밝혔다. 현장에 전시된 PV 모델들을 보면서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PBV 경쟁도 조만간 치열해질 것으로 생각됐다.  

    이번 CES 2024 부스를 둘러보면서 SDV(Software-defined vehicle, 소프트웨어 중심의 차량) 단어를 흔하게 볼 수 있었는데, 실제로 자동차 분야에서 핵심 화두였다. 

    기존 ‘車’라고 하면 단순한 이동수단으로 여겨졌지만 현재 AI, SW 분야의 기술과 결합하면서 ‘바퀴 달린 스마트폰’으로 진화하고 있다. 

    게다가 현장에서 다양한 전시들을 살펴보면서 기술을 위한 기술이 아니라 운전자의 이용 개선이나 주행 감성을 개선하는 등 실질적인 변화에 초점이 맞춰지는 흐름을 확인할 수 있었다.   

    업계 관계자는 “매년 CES에서 파격적인 혁신을 보여주기는 불가능하다”면서 “참가 업체들도 보여주기식 혁신보다는 이용자의 편의에 포커스를 맞추려는 노력이 역력했다”고 평가했다.  

    다른 관계자도 “소프트웨어를 통해 자동차를 업데이트를 하려는 목적은 결국 고객 편의를 위한 것”이라고 언급했다.  
  • ▲ 인파가 많이 몰렸던 기아 부스 모습. ⓒ김재홍 기자
    ▲ 인파가 많이 몰렸던 기아 부스 모습. ⓒ김재홍 기자
    실제로 벤츠는 AI와 향상된 3D 그래픽을 활용해 보다 직관적이며, 개인화된 상호작용을 제공하는 새로운 ‘MBUX 가상 어시스턴트(MBUX Virtual Assistant)’를 소개했다. 

    특히 ‘MBUX 사운드 드라이브’는 소프트웨어를 통해 음악이 차량의 주행 움직임에 반응하도록 했다. 

    BMW도 웨어러블 증강현실(AR) 글래스를 선보여 운전자의 드라이빙 경험을 강화했다. 경로 안내, 위험 경고, 엔터테인먼트 콘텐츠, 주차 지원 시각화 등 각종 정보가 AR로 통합해 제공한다.  

    마지막으로 글로벌 자동차 업계에서 CES의 위상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는 흐름을 체감할 수 있었다. 

    프랑스 파리 모터쇼, 독일 IAA 모빌리티, 스위스 제네바 모터쇼, 재팬 모빌리티쇼 등 기존 국제모터쇼들이 위기를 겪고 있는 가운데 CES는 ‘라스베이거스 모터쇼’라는 말이 나올 정도로 위상이 높아지고 있으며, 올해도 명성을 확인했다. 

    올해 CES에서는 AAM, PBV를 비롯해 SDV, AI이라는 화두가 핵심으로 떠올랐다. 내년에는 어떤 모빌리티 트렌드가 떠오를지, 각 업체들은 이에 어떻게 대응할지 기대된다. 
  • ▲ 벤츠 부스 모습. ⓒ김재홍 기자
    ▲ 벤츠 부스 모습. ⓒ김재홍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