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매직 가스·전기레인지 등 400억원 인수레인지후드 업체 리베첸 기술·설비자산 인수호실적에 보유 현금 넉넉… 추가 M&A 가능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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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경동나비엔
    경동나비엔이 연이은 인수합병(M&A)을 통해 ‘생활환경 파트너 기업’으로의 도약에 나서고 있다. 업계에서는 보일러 시장의 정체와 건설경기 침체 등에 따라 미래 먹거리 육성에 본격 나선 것으로 해석하고 있다. 

    15일 업계에 따르면 경동나비엔은 최근 M&A를 통한 그룹 신성장동력 육성에 나서고 있다. 연초 SK매직의 가스·전기레인지와 전기오븐 등 주방가전 일부 영업권을 400억원에 인수한데 이어 최근에는 자회사 경동에버런을 통해 레인지후드 제조업체 리베첸의 기술과 설비자산을 47억원에 인수키로 한 것. 

    경동나비엔이 사업다각화에 나선 것은 보일러, 온수기, 숙면매트 중심의 사업구조를 생활가전 분야로 확장하기 위한 행보로 해석된다. 

    경동나비엔 측은 SK매직 영업권 인수 목적을 “공기질 관리 시스템의 중요한 축인 ‘쿡탑’ 라인업 확대 및 기존 환기청정분야의 경쟁력 강화”라고 밝힌 바 있다. 리베첸 자산 인수와 관련해서도 “공기청정, 공조설비, 주방후드로 묶이는 실내 환기청정시스템 구축을 위한 인수”라고 전했다. 

    국내 보일러 시장의 성장세는 20년 이상 멈춰있는 상황이다. 업계에 따르면 국내 가정용 가스보일러의 내수시장 규모는 지난 2000년대 초반부터 연간 120만~130만대에 머물러있다. 인구 증가세가 둔화하면서 수요가 줄었고 성장세도 둔화된 탓이다. 

    설상가상으로 올해부터 중위소득 50% 이하인 저소득층을 제외한 일반 가정의 친환경보일러(콘덴싱보일러) 교체 지원금이 전면 폐지되면서 보일러수요는 더욱 줄어들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여기에 경기침체와 건설경기 둔화 등에 따라 온수매트, 카본매트 등으로만 사업을 확대하는데는 한계가 있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그간 경동나비엔은 생활건강에 중요한 실내 공기질 관리에 많은 관심을 보여왔다. 앞서 지난 2006년 사명 변경과 함께 사업영역 확대를 선언하면서 환기시스템도 신사업으로 낙점했고, 2007년부터 관련 사업을 본격 시작했다. 당시 실내공기질 관리 규정 강화로 환기시스템 수요가 늘어나면서 보일러업체들이 앞다퉈 시장에 뛰어들었는데, 경동나비엔 역시 적극적인 행보에 나섰다.

    이후 해당 사업을 꾸준히 영위해왔지만 전체 사업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그리 크지 않았다. 그러나 미세먼지가 심각한 사회 문제로 떠오르면서 경동나비엔의 실내 공기질 종합 관리 솔루션도 호응을 얻기 시작했다. 지난해 3월 주주총회에서는 정관 변경을 통해 ‘나비엔 청정환기시스템’ 렌탈케어서비스를 위한 사전준비를 마쳤고, 그해 10월 본격 서비스를 론칭했다. 직접 렌탈 서비스 운영에 나선 것은 보일러업계 최초다. 

    업계에서는 경동나비엔이 이번딜을 시작으로 본격적인 생활가전 분야 확장에 나설 것으로 관측하고 있다. 실제 지난해에는 경동나비엔이 김치냉장고 딤채로 유명한 위니아의 인수를 노리고 있다는 언론보도가 흘러나오기도 했다. 다만 당시 경동나비엔은 “(위니아 인수) 관련해서 추진하고 있는 부분은 없다”고 밝혔다.

    몇 년간 연이어 최대 매출 경신하고 있는만큼 추가 M&A를 위한 실탄은 충분하다. 2019년 7742억원이었던 경동나비엔의 연매출액은 2020년 8734억원으로 늘었고 2021년에는 1억1029억원을 달성하며 처음으로 연매출 1조원을 돌파했다. 이어 2022년에는 1조1609억원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3분기 기준 누적 매출액은 8290억원으로 최대 매출 실적을 경신할 것으로 점쳐진다. 

    영업이익은 2022년 598억원으로 다소 주춤했지만 지난해 3분기 711억원으로 이미 전년도 전체 영업익을 뛰어넘었다. 작년 3분기말 현금 및 현금성자산, 유동성 금융기관예치금은 961억원으로 집계됐다. 

    경동나비엔 관계자는 “현재 추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M&A는 없다”면서도 “보일러, 온수기, 숙면매트 중심 사업구조를 생활가전 분야로 확대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