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들어 4월25일까지 반도체 수출 비중 18.4%작년 반도체 수출 비중 15.6%보다 2.8%p 높아"반도체·자동차 의존도 높아, 산업 점검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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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수출 효자품목인 반도체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전체 수출에서 반도체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도 증가하고 있다. 반도체에 대한 글로벌 수요 증가에 따른 것이지만, 일부 품목에 지나치게 편중되다 보니 경제 구조가 외부 충격에 취약해 질 수 있다는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2일 산업통상자원부에 따르면 올해 들어 반도체 수출 비중은 지난달 25일까지 전체 수출의 18.4%(387억3000만달러)를 차지했다. 이는 지난해 반도체 수출 비중 15.6%(986억3000만달러)보다 2.8포인트(p)를 웃도는 수준이다.
반도체 수출 비중을 월별로 살펴보면 1월 17.1%(93억7400달러), 2월 19.0%(99억4300만달러), 3월 20.6%(116억7100만달러), 4월 17.7%(99억5500만달러)를 기록했다. 특히 3월은 역대 2위를 기록하며 지난해 8월(20.8%) 이후 7개월 만에 20%를 넘겼다.
우리나라의 반도체 등 특정 품목에 대한 수출 품목 집중도는 주요 수출국과 비교할 때 높은 편이다. 한국경제연구원은 지난해 한국무역협회와 유엔의 국제무역 통계를 분석한 결과 한국의 2020~2022년 수출 품목 집중도가 779.3p로 세계 10대 수출국 가운데 가장 높았다고 밝혔다. 수출 품목 집중도는 개별 품목 수출액이 전체 수출액에서 차지하는 비중을 반영해 산출한 지수로, 수치가 높을수록 해당 품목에 대한 집중도가 높다는 것을 의미한다. -
한국의 경우 전체 수출액 중 반도체가 포함된 전기장치·기기가 20.2%, 자동차가 10.5%를 차지하는 등 특정 품목 의존도가 높게 나타났다.
반도체 수출 실적을 제외하고 보면 사실상 1년 연속 무역적자라는 조사도 있다. 한국경제인협회가 분석한 무역수지 현황을 보면 지난해 3월부터 올해 3월까지 누적된 무역수지 흑자 규모는 168억달러다. 같은 기간 반도체 수출을 제외하면 319억달러 적자다.
전문가들은 특정 품목에 대한 수출 의존도가 높으면 대외 환경 변화에 따른 충격을 상대적으로 더 받을 수밖에 없다고 지적한다. 지난해 우리나라 무역수지는 친환경자동차 수출 호조에도 반도체 실적 둔화로 99억7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한 바 있다. 설상가상 반도체 공급망을 둘러싼 주요 2개국(G2, 미국·중국)의 갈등이 심화하면서 대중(對中) 수출이 위협받고 있는 실정이다.
김상봉 한성대학교 경제학과 교수는 "우리나라 수출은 반도체를 비롯해 자동차에 의존하고 있는 구조"라면서 "결국 반도체 시장이 죽으면 역성장할 수밖에 없다"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수출산업 구조를 바꾸지 않으면 장기 침체 또는 저성장을 벗어나기 어렵다"면서 "새로운 산업 육성도 과제이지만, 기존의 산업에 합쳐 우리가 발전시켜야 될 산업에 대해 점검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