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학기 2천 학교 시범운영 뒤 2학기 전국 6천여 학교 전면 시행전교조 충남지부 "아직 인력 뽑는 계획도 없어… 교사에 전가말라"교육부 "기간제 교원 배치해 기존 교원 늘봄학교 업무에서 배제"이르면 이번 주 늘봄학교 기본계획 발표… 인력·예산 등 제시할 듯
  • ▲ 초등학교에서 아침·저녁돌봄과 방과 후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늘봄학교'가 시범운영을 시작한 지난해 3월2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연수초등학교에서 1학년 신입생들이 늘봄학교의 세부 프로그램인 '초1 에듀케어'에 참여하고 있다. ⓒ연합뉴스
    ▲ 초등학교에서 아침·저녁돌봄과 방과 후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늘봄학교'가 시범운영을 시작한 지난해 3월2일 오후 인천시 연수구 연수초등학교에서 1학년 신입생들이 늘봄학교의 세부 프로그램인 '초1 에듀케어'에 참여하고 있다. ⓒ연합뉴스
    올해 늘봄학교 전면 도입을 앞두고 교육계 안팎에서 갈등이 심화하고 있다.

    23일 교육부에 따르면 초등학생의 돌봄과 교육을 함께 책임지기 위해 마련된 늘봄학교는 오는 3월 전국 2000여 개 학교에서 시범운영을 거친 뒤 2학기부터 전국 6000여 학교에서 전면 시행될 예정이다.

    교육부는 이르면 이번 주 내로 늘봄학교 관련 기본계획을 발표할 방침이다. 기본계획에는 올해 늘봄학교 전면 시행에 대한 정부 차원의 구체적인 인력·예산 등 지원 대책이 담길 것으로 보인다.

    늘봄학교는 초등학교에서 학부모가 원하는 시간과 프로그램을 희망대로 참여할 수 있는 돌봄·교육 서비스를 표방한다. 윤석열 정부의 교육 분야 국정과제다. 기존 학교 내에서만 이뤄지던 방과 후 돌봄과 달리 학교 밖 지방자치단체나 대학, 기업 등과 연계·협력해 운영한다.

    늘봄학교는 애초 내년에 전면 시행할 예정이었으나, 정부는 1년 앞당겨 올해 2학기부터 늘봄학교를 전면 시행할 방침을 세웠다.

    지난해 시범운영을 거친 늘봄학교는 운영을 둘러싼 학교 현장의 갈등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특히 전용 공간 부족과 교사 업무 가중 문제가 핵심 쟁점으로 꼽힌다. 교사들은 개학이 한 달쯤 앞으로 다가온 상황에서 교육부가 늘봄학교 관련 인력과 재정 등에 대한 구체적인 방안을 내놓지 않자 우려한다.

    지난 22일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 충남지부는 충남교육청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부 장관은 늘봄학교 정책으로 기존 교원에게 부담을 주지 않겠다고 약속했지만, 실제로는 반대 방향으로 가고 있다"며 "늘봄학교 업무를 교사에게 전가하지 말라"고 지적했다.

    윤미숙 초등교사노조 정책실장은 "교육부는 교원을 늘봄 업무에서 배제한다고 했지만, 아직 인력 충원 계획은 물론 뽑아 놓은 인력도 없다"며 "충원 계획을 세우고 선발하는 일은 결국 기존 교사의 몫"이라고 했다.

    이에 교육 당국은 "늘봄학교 업무가 기존 교원의 업무와 분리되도록 준비하고 있다"고 했다. 교육부는 "기간제 교원을 학교에 배치해 늘봄학교로 인해 발생하는 새로운 업무에서 기존 교원을 배제하겠다"며 "단계적으로 기간제 교원을 포함한 모든 교원에게서 늘봄학교 업무를 분리할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김천홍 교육부 교육복지돌봄지원국장은 "학교를 중심으로 하는 늘봄학교는 학부모가 희망하는 정책"이라며 "초등학교 학부모 8만9000여 명이 참여한 범부처 온종일돌봄 수요조사에서 초등돌봄을 희망하는 응답은 49.5%였고, 이 중 81.4%가 학교 돌봄을 희망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교육부는 늘봄학교에 따른 교사들의 업무 부담을 줄이기 위해 앞으로 교원과 분리된 늘봄학교 운영체제를 구축해 나갈 것"이라며 "구체적인 운영 원칙과 방안을 만들어 학교현장·교원단체 등과 협의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