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영업익 784억원·순이익 670억원… 15년만의 최대신재생 에너지 관련 투자로 전력망 교체 수요 급증그룹 편입 후 유상증자·송종민 부회장 신임 대표로
  • ▲ 대한전선 당진공장 전경.ⓒ대한전선
    ▲ 대한전선 당진공장 전경.ⓒ대한전선
    호반그룹 편입 3년 차를 맞은 대한전선이 가파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유상증자를 통한 재무건전성 확립 등 안정적 경영환경 조성과 투자 확대, 신규 시장 개척이 빛을 보고 있다는 평가다.

    24일 대한전선은 지난해 연결기준 매출액 2조8456억원, 영업이익 784억원으로 잠정집계됐다고 밝혔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매출액은 16%, 영업이익은 63% 증가한 수준이다. 순이익은 670억원으로, 무려 전년 동기 대비 207%나 확대됐다. 지난해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2008년 이후 15년 만에 최대 실적이다. 매출액도 2011년 이후 12년 만에 최대다. 

    지난해 미국과 유럽, 중동 등 글로벌 주요 시장에서 신재생 에너지 관련 투자가 확대되고 노후 전력망 교체 수요가 증가한 점이 호실적의 배경으로 지목된다. 실제 작년 3분기 말 기준 대한전선의 수주잔고는 1조6288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0.5% 늘었다.

    호반그룹에 인수된 후 3년간 성장세를 꾸준히 나타내며 정상궤도에 올랐다는 평가다. 실제 호반에 인수되기 전 대한전선의 매출액은 평균 1조5000~1조6000억원 사이를 오갔다. 그러나 인수 직후인 2021년부터 급격히 매출이 늘었다. 영업이익 역시 2021년 이후 꾸준히 증가하며 확실한 체질 개선 효과를 보여줬다. 특히 순이익은 2020년 26억원에서 지난해 670억원까지 늘며 인수 직전 년도 대비 약 26배나 성장했다.  

    호반그룹의 적극적 지원과 육성 의지 덕분으로 해석된다. 앞서 지난 2021년 3월 호반그룹은 대한전선 지분 40% 2518억원에 인수한 바 있다. 인수 당시 호반그룹은 사업 다각화를 통한 신성장 동력 확보를 위한 인수라고 밝혔다. 

    이후 본격적인 체질 개선을 단행했다. 2021년 인수 완료 후 호반그룹 인사로 대한전선 경영진을 채우고 이듬해 3월 유상 증자로 약 5000억원을 조달했다. 차입금 상환 및 국내외 생산기지 시설 투자 자금 확보를 위한 것으로, 대주주인 호반산업이 보유지분 전량에 대해 유상증자에 참여했다. 당시 유상증자를 통해 차입금을 상환한 대한전선의 부채비율은 2021년 말 기준 266%에서 2022년 말 기준 84%까지 떨어졌다. 차입금 의존도도 99%에서 20%대로 대폭 낮아졌다.

    노력에 힘입어 대한전선은 2022년 신용평가사들의 기업신용등급(ICR) 평가에서 A등급을 받기도 했다. 대한전선의 기업신용등급이 A등급까지 올라간 것은 2008년 이후 14년 만이다. 신평사들은 ▲우수한 사업안정성 ▲양호한 이익창출력 ▲재무구조 개선 등을 등급 상향의 이유로 꼽았다.

    지난해 5월에는 송종민 호반산업 대표이사 부회장을 대한전선의 신임 대표이사에 앉혔다. 그는 2000년 호반건설에 입사한 후 그룹의 재무회계·경영 부문을 거친 재무 및 관리 분야의 전문 경영인이다. 2018년 호반건설의 대표이사로 선임돼 호반건설의 성장과 사업 다각화에 기여했으며, 2022년에는 호반산업 대표이사 부회장으로 승진해 대한전선의 인수 후 통합과정을 주도한 것으로 전해진다. 

    이외에도 호반그룹 경영진은 끊임없이 대한전선 주식을 매입하며 육성 의지를 비추고 있다. 지난해 12월 송종민 부회장이 자사주 1만주를 매입한데 이어 전날 김선규 호반그룹 회장도 대한전선 주식 1만주(약 9500만원 규모)를 매입했다. 주요 경영진이 잇달아 자사주 매입을 통해 유상증자에 참여하며, 회사의 성장을 위한 투자 재원 마련에 최대주주와 주요 경영진이 동참했다는 평가다. 

    대한전선 관계자는 “해외 법인과 지사를 적극 확용한 현지 밀착 경영으로 신규 수주를 확대하고 매출을 촉진함으로써, 올해도 견고한 실적 상승세를 유지해 나가겠다”면서 “해저케이블 공장 건설 및 글로벌 생산 거점 확보 등의 신규 투자와 초고압직류송전(HVDC) 케이블 등 전략 제품의 수주 확대를 통해 지속 성장의 기틀을 마련하고 기업 가치를 지속적으로 높이겠다”고 전했다.